한국형 원자로인 APR 1400의 해외수출과 관련해 불거진 미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 한국전력과의 국제분쟁에서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의 국제분쟁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피터앤김을 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이에 따라 미 콜럼비아특구 연방지방법원에서의 소송과 대한상사중재원(KCAB) 국제중재의 투 트랙으로 진행되는 한미간 원전 분쟁은 웨스팅하우스를 대리하는 미국 로펌 K&L Gates와 법무법인 피터앤김, 한수원과 한전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광장, 미국 로펌 Steptoe & Johnson으로 양측 로펌의 진용이 짜여진 가운데 치열한 대리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분쟁은 폴란드의 원전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자 선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10월 21일 미 콜럼비아특구 연방지법에 한수원과 한전을 상대로 "APR 1400이 웨스팅하우스 기술 기반이기 때문에 수출 과정에서 미 에너지부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해 미 수출입통제법에 따라 수출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으며, 한수원과 한전에선 법무법인 광장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미 연방지법 피소 4일 만인 지난 10월 25일 KCAB에 웨스팅하우스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의 국제중재를 신청, 한미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대형 국제분쟁으로 비화됐다.
한수원과 한전은 APR 1400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어 APR 1400의 해외수출에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웨스팅하우스가 개입할 하등의 권리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웨스팅하우스는 1997년 한전과 원전 기술 이전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해외수출과 관련해선 별도로 통제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맺은 라이선스 계약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와 한전(한수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KCAB 중재로 해결한다는 분쟁해결 조항이 들어 있어 관할 문제가 가장 먼저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KCAB 중재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한수원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미 연방법원에서의 소송은 중단되게 되며, KCAB 중재가 메인 분쟁해결 절차로 진행되게 된다.
김갑유 변호사가 이끄는, 국제중재와 국제소송 전문인 피터앤김과 한국의 메이저 로펌 중 한 곳인 법무법인 광장이 서로 상대방을 대리하게 됨에 따라 두 로펌간 치열한 공방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피터앤김과 광장은 지난 2월 제기된 어피니티 컨소시엄 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사이의 신청인 측 주장 2조원대의 풋옵션 관련 ICC 중재에서도 순서대로 어피니티 측과 신 회장을 맡아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