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커버스토리] '대형 로펌 출신' 모이는 로엘 PF팀
[리걸타임즈 커버스토리] '대형 로펌 출신' 모이는 로엘 PF팀
  • 기사출고 2022.10.07 09: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윈윈 전략으로 부동산 PF 위기 타개하자"

지난 5월 29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개발사업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거래규모가 3,750억원에 이르는, 최근의 위축된 부동산시장 분위기에 비춰 보면 상당한 규모의 주목할 딜이다. 부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5성급 이상 최상급 별장형 리조트와 편의시설 등을 공급하는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으로, 개관 예정 시기는 2025년 상반기. 이렇게 큰 규모의 부동산 PF에 자문해 성사시킨 법률회사가 어디일까? 대형 로펌의 이름이 얼른 떠오를지 모르지만,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로엘 법무법인 PF팀이 주인공이다. 로엘의 강종범, 김민준 변호사 등이 나서 공동주관사인 하이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을 포함한 금융기관에 PF 대출 및 사업 관련 법률자문을 제공, 딜을 성사시켰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PF 자문

이번엔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프로젝트보다 두 달가량 앞서 마무리된 서울 온수 역세권 활성화사업. 추정분양수입금이 2조원 이상으로 예상될 만큼 사업규모가 큰 사업장이고, 국토계획법뿐만 아니라 서울시 역세권활성화사업운영조례와 같은 특수한 법규도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간단치 않은 사안이었으나, 정태근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로엘 PF팀이 투입되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강종범(좌) · 정태근 변호사
◇강종범(좌) · 정태근 변호사

전국을 무대로 대형 PF 대출 등 굵직한 부동산 개발사업을 잇따라 성사시키는 로엘은 어떤 로펌일까. 또 부동산경기 하강에도 불구하고 대형 딜을 따내는 로엘의 강점은 무엇일까. 기자는 전화를 돌려 로엘 취재에 나섰고, 로엘 PF팀의 투톱이라고 할 수 있는 정태근, 강종범 두 변호사를 인터뷰하면서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2014년에 설립된 로엘 법무법인은 서초동 본사를 중심으로 전국에 모두 16개 사무소를 두고 있는 전국 네트워크의 로펌으로, 매년 두 배씩 규모가 커졌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성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22년 9월 현재 전체 변호사는 100명이 조금 넘는 규모. 한국 로펌 중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민, 형사, 행정소송 등 다양한 사건을 수행하는 가운데 특히 부동산 PF 자문과 관련 분쟁의 해결이 로엘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주력 분야 중 하나로 소개된다. 또 서초동에 본사를 둔 로펌으로서 다양한 소송사건을 많이 취급하는 가운데 PF 등 자문 분야를 추가, 발전시키고 있어 이 점에서도 로펌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로펌 중 14위

정태근 대표변호사와 강종범 파트너 변호사에 대한 인터뷰는 9월 하순 서초동 법원 청사와 검찰청이 바라보이는 로엘의 서초동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최근의 부동산시장 위축에 따른 PF 대출의 현황 진단과 대응책을 화두로 정, 강 두 변호사가 순서에 관계없이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제시했는데, 개개의 질문마다 답변자를 따로 명시하지는 않는다.

-먼저 요즈음 부동산 PF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부터 말해달라.

"원론적인 얘기지만, 부동산시장 상승기에는 부동산거래와 신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더 저렴한 이자로 갈아타기 위한 리파이낸싱도 활발하다. 반면 부동산시장 하강기에는 거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신규 개발도 시작되기 어려우며, 분쟁이 늘어나게 된다. 최근의 시장 모습은 후자에 해당한다. 신규 PF가 줄어들고, 기존에 대출이 실행된 PF 사업장에서도 부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리걸타임즈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의 부동산 PF 시장 동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로엘 법무법인의 정태근 대표변호사
◇리걸타임즈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의 부동산 PF 시장 동향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로엘 법무법인의 정태근 대표변호사

-이처럼 부동산 PF 시장이 침체된 배경은 무엇인가?

"경기가 안 좋기 때문이다. 금리는 올라가고 원자재 값이 폭등하고 있다. 언론에도 보도되었지만, 서울의 한 재건축조합 아파트 공사에서 시공사가 원자재 값이 너무 올라 당초 계약한 금액으론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공사를 중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전형적인 분쟁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금리가 올라가고 돈줄이 막히면 분양이 어려워지고, 공정률도 떨어지게 된다. 분양률 저하는 곧바로 일파만파의 연쇄 파급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기대했던 것만큼 충분히 분양대금이 들어오지 않게 되면 사업에 돈을 댄 PF 대주는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다. 시행사 입장에서도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할 수 없어 공사 진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경기 위축에 분양률 · 공정률 저하

공정률이 떨어져 준공이 늦어지면 그만큼 엑시트(exit) 시점이 늦춰지거나 엑시트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 담보를 확보한 선순위 대주는 그래도 나은 편인데, 후순위 대출자나 에쿼티 투자를 한 증권사 등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솔직히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로엘의 상담창구에도 변화가 없지 않을 것 같다.

"신규 PF 대출과 분쟁 두 분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신규 사업 참여와 관련해선 역시 돈이 제일 똑똑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스마트 머니'라고도 부르는 현실이다. 경기가 좋을 땐 사업지나 시행자가 개발하려고 하는 대상 종목만 보고 부지 위에 저당권 하나 설정하고 곧바로 투자에 나섰다면, 경기 하강기엔 더 철저하게 분석하고 검토하고 들어가야 하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차주 상대 신용 보강 요구

부동산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또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원자재 값이 올라 공사가 공전된다거나 분양이 저조할 경우 엑시트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한층 차주를 상대로 신용 보강을 요구하게 된다. 추가 담보에 대한 조건이 더 세분화되고, 들어갈 수 있는 신용 보강 수단은 다 들어가야 거래성사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그런 시기가 됐다.

사업부지에 근저당 하나 걸고 아니면 신탁 하나 걸고 연대보증 하나 걸고, 복잡한 거 필요 없이 그냥 빨리 가는 게 중요했던 그런 시절은 옛날이야기가 되고 있다."

-반대로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른 PF 대출금 회수, 분쟁 등에 관련된 상담이 많을 것 같다.

"좀 심하게 말하면 폭탄 터지기 직전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지금처럼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속출하고 분양률 저조, 잔금 지급 연기 등 악재가 계속되면 내년 상반기엔 정말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부동산 PF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고, 증권사의 PF 대출 누적 잔액이 4조원을 넘겼다는 얘기도 들었다. 지금처럼 저조한 경기 흐름이 계속된다면 부동산 PF 시장에선 대출금의 회수를 위한 경매 · 공매가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로엘에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상담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번엔 부동산 PF 전문 로펌으로서의 로엘의 강점에 대해 소개해달라.

'부동산 PF' 종합 로펌 지향

"무엇보다도 PF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다. 사업과 금융구조에 대한 히스토리를 두루 알고 있으면서, 민, 형사 소송과 경공매에 대한 대응까지 모두 가능한 원스톱 토털 서비스가 로엘 PF팀의 최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PF 시장은 수요가 충분히 많은데 법률 쪽만 보면 시장에서 다 소화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약정서만 찍어내는 수준의 법률사무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로엘은 유동화와 소송 대응은 물론 그 이후의 금융감독원 대응이라든지 회생 · 파산에 대한 대응까지 부동산 PF에 관한 종합 로펌을 지향하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에 위치한 모두 16개에 이르는 본사무소 · 분사무소를 연결하는 전국 네트워크도 로엘의 강점으로 이해된다.

"전국에 있는 16개 분사무소를 통해 전국 사건을 유기적으로 커버하는 로펌이 로엘 법무법인이다. 이와 관련해 한가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지방에 부동산 개발 수요가 굉장히 많다는 점이다. 재개발 · 재건축을 포함해 부동산 개발, PF 사업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방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는데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찾아오는 분들이 꽤 많다. 이걸 매트릭스로 연결해 서울 본사를 중심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로엘이다."

◇로엘 PF팀의 주요 변호사들. 왼쪽부터 정태근, 도현정, 강종범, 최우준, 김민준 변호사.
◇로엘 PF팀의 주요 변호사들. 왼쪽부터 정태근, 도현정, 강종범, 최우준, 김민준 변호사.

기자가 방문한 로엘의 회의실엔 대형 TV가 벽면에 설치되어 있었다. 정태근 변호사는 "전국의 분사무소와 모두 연결되어 있다"며 "분사무소의 변호사, 지방에 계신 고객과 화상으로 연결해 직접 상담하며 지방의 부동산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또 "PF 업무는 회계나 조세 이슈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로엘 회계법인과 함께 입체적인 자문을 제공, 원스톱으로 커버하고 있다"며 "로엘을 한 번 찾은 고객들이 재방문하는 비율이 높은 것도 이러한 원스톱 토털 서비스 때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태근, 강종범 변호사가 지휘하는 로엘 PF팀은 변호사만 30명에 이르는 탄탄한 진용을 자랑한다.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한 정태근 변호사는 경영, 경제에 관한 해박한 이해를 토대로 일찌감치 PF 자문에 특화한 전문가로, 특히 개개의 사안에 적합한 커스터마이징 된 고객 중심의 서비스가 강점이다. 금융기관은 물론 시행사, 시공사, PM사(부동산 자산관리회사) 등 PF 대출에 관련된 다양한 의뢰인으로부터 선택을 받고 있다. 대주와 시행사, 시공사 사이에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타협하여 성공적인 딜 클로징을 도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수년간 인연을 이어올 정도로 고객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또 서울대 법대를 나온 강종범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오랫동안 PF 등 부동산과 금융 업무를 수행한 베테랑 변호사로, 지난해 7월 로엘에 합류했다.

강종범 변호사 외에도 로엘 PF팀엔 법무법인 화우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역임한 임상우 변호사,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거쳐 합류한 이종식, 최정필 변호사, 법무법인 현 시절부터 수많은 재개발 · 재건축 사업, 아파트나 주상복합, 호텔, 영화관 신축, 유통단지 개발,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에 자문해온 도현정 변호사 등 대형 로펌, 중견 로펌에서 경험을 쌓은 중견 변호사들이 두텁게 포진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우리은행 등에 자문한,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김현우 변호사도 2018년 4월 합류했다.

김앤장 등 대형 로펌 출신 여럿

정태근 대표는 대형 로펌 출신의 잇따른 합류와 관련, "그만큼 로엘에 PF 관련 사건이 많이 의뢰되기 때문"이라며 "로엘은 오로지 실력으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맨파워를 갖춘 로엘 PF팀은 2021년만 해도 한해 동안 1,000건에 가까운 부동산금융 관련 자문 실적을 남길 정도로 가장 많은 딜을 자문하고, 일 잘하는 로펌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12월에 자문한 총 추정사업비가 4,900억원이 넘는 제주시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PF 대출도 로엘이 성공적으로 자문한 사례 중 하나이며, 로엘은 미국의 주택 관련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에 대한 자문이나 도쿄의 오피스 투자에 대한 법률실사와 같은 해외 딜에 대한 자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자는 정태근, 강종범 변호사에게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라 여러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는 부동산 PF 대출 관계자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정태근 변호사는 "시행사, 시공사, 대주단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답변"이라며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함께 벼랑 끝에 서 있는 거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지금 시기의 미션은 버티고 생존하는 게 되어야 한다"며 "금융기관들이 나라도 살아야겠다며 이익을 조금 더 챙기려 든다면 정말 다 죽게 된다"고 거듭 윈윈 접근을 주문했다.

윈윈 접근 필요

"일단 살아남는 게 미션입니다. 이 시기를 잘 넘겨야죠. 소송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소송을 하게 되면 제로 베이스가 되고, 다 마이너스 되고, 수분양자도 죽고 대주단, 시행사, 시공사 누구도 없어지게 됩니다."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로엘을 방문했을 때도 로엘의 변호사들과 대책회의를 하기 위해 로엘을 찾은 부동산 PF 관계자들을 여러 명 볼 수 있었다. 부동산 PF 시장의 고민스런 모습은 직접 현장을 찾지 않아도, 로엘의 상담창구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로엘은 법과 자유를 의미하는 'Law & Liberty'에서 따온 법인명으로, 로엘은 홈페이지에서 '법을 통한 고객의 자유로운 삶의 실현'을 경영철학으로 제시하고 있다.

로엘을 찾은 부동산 PF 관련 의뢰인들이 솔루션을 찾아 자유를 되찾길 바라는 희망을 떠올리며 서초동의 로엘 법무법인 본사를 나섰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