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미수 고소 사건에서 피고소인에게 불기소처분이 내려졌더라도 고소인에게 사건관계인의 진술조서 등사를 허가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박현 부장판사)는 12월 16일 사기미수 혐의로 B씨를 고소한 A건설사가 "사건관계인 C씨의 진술조서 등사를 허가하라"며 광주고검장을 상대로 낸 소송(2021구합173)에서 "등사불허가처분 중 개인정보 등 비공개대상 정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A사는 B씨를 사기미수 혐의로 고소했으나, 광주지검 장흥지청은 2020년 12월 사건관계인인 다른 건설사 대표 C씨의 진술 등을 근거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고, A사가 이에 대해 항고했으나 광주고검은 2021년 3월 항고를 기각했다. A사는 관련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던 2021년 2월 5일 광주고검에 C씨의 진술조서 등에 대한 등사를 신청했으나 불허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진술조서에 나타난 C의 진술 내용의 주된 부분은 이미 관련 형사사건의 불기소이유통지서 및 항고기각이유서에 기재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나머지 부분도 대부분 관련 형사사건 등에서 이미 드러난 사항으로, 이를 공개하더라도 C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나 생명 · 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진술조서 중 일부 정보의 경우 개인(식별)정보이거나,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것으로 공개될 경우 악용되거나 사생활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은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는바, 이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에서 정한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등사불허가처분 중 비공개대상 정보를 제외한 부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법원이 행정기관의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위법 여부를 심리한 결과, 공개를 거부한 정보에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고,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을 때에는 청구취지의 변경이 없더라도 공개가 가능한 정보에 관한 부분만의 일부 취소를 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고 함은 이 두 부분이 물리적으로 분리 가능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당해 정보의 공개방법과 절차에 비추어 당해 정보에서 비공개 대상 정보에 관련된 기술 등을 제외 내지 삭제하고 그 나머지 정보만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고 나머지 부분의 정보만으로도 공개의 가치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안에서, 진술조서 중 비공개대상 정보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고, 위 나머지 부분만으로도 원고의 알 권리를 보장하거나 권리를 구제하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