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계인 일명 '사발이'는 도로교통법이 정한 '자동차'에 해당하지 않아 면허 없이 운전했더라도 무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2015년 9월 11일 오전 9시 20분쯤 사천시 서포면에 있는 도로에서 1,007㏄ 무등록 이륜자동차(일명 사발이)를 운전하고, 2016년 3월 24일 오후 1시 50분쯤 자택에서 인근 아파트 주차장 앞 도로까지 사발이를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로 기소됐다. A씨는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운행한 차량이 도로교통법과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 자동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위 차량은 '농업기계'로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자동차에 해당하지 않으나,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호 소정의 자동차에는 해당한다"며 무면허운전 혐의는 유죄로 보아 벌금 300만원의 선고유예를 선고하자 A씨가 상고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9월 30일 다시 판단을 뒤집어 원심을 깨고, 무면허운전 혐의도 무죄라는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2017도13182).
대법원은 종전의 대법원 판결(92도3126)을 인용, "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 제43조의 무면허운전 처벌규정의 적용대상인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호에서 정한 자동차는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자동차로서 같은 법 제3조에서 정한 각종 자동차에 해당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농업용 동력운반차인 이 차량은 농업기계화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농업기계로서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자동차나 이를 전제로 하는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서 정한 각종 자동차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무면허운전 처벌규정의 적용대상인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호에 정한 자동차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