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송 전문가인 법무법인 우성의 이인재 변호사가 의료분쟁 사건의 중요한 쟁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처치 의사의 설명의무에 대해 법적 근거부터 입증책임, 대상이 되는 의료행위, 설명의무 위반과 손해배상책임 등 관련 논점을 상세히 분석, 설명한 "설명의무의 모든 것"을 리걸타임즈 독자들을 위해 제공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 민사17부에서 오랫동안 의료전담재판을 담당한 김민기 부장판사가 2017. 11. 11.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연수원이 주최한 제226기 의료보건법 특별연수에서 '의료과실의 의미와 판단기준'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자료를 토대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1. 설명의무의 법적 근거
가. 헌법
환자는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 의하여, 생명과 신체의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의료행위를 선택할 권리를 보유한다. 따라서 환자는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의료진이 권유하는 진료를 동의 또는 거절할 권리가 있지만 의학지식이 미비한 상태에서는 실질적인 자기결정을 하기 어려우므로,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 진료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성과 함께 진료를 받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위험성 등 합리적인 사람이 진료의 동의 또는 거절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다95714 판결 등 참조).
나. 보건의료기본법
모든 국민은 보건의료인(보건의료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자격 · 면허 등을 취득하거나 보건의료서비스에 종사하는 것이 허용된 자, 의료인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로 한정되지만, 보건의료인은 그보다 범위가 넓은 개념으로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으로부터 자신의 질병에 대한 치료 방법, 의학적 연구 대상 여부, 장기이식(臟器移植) 여부 등에 관하여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이에 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보건의료법기본법 제11조 보건의료서비스에 관한 자기결정권 참조)
다. 의료법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는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이하 '수술 등'이라 함)를 하는 경우 환자(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환자의 법정대리인)에게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한 증상의 진단명, 수술 등의 필요성(수술적응증이 되는지 여부), 방법(복강경으로 하는지 개복으로 하는지) 및 내용(절제 범위가 불완전하게 하는지 완전 절제인지 등), 설명하는 의사 및 수술 등에 참여하는 의사의 성명, 수술 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후유증 또는 부작용, 수술 등 전후 환자가 준수하여야 하는 사항을 설명하고,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설명 및 동의 절차로 인해 수술 등이 지체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하여지거나 심신상의 중대한 장애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의료법 제24조의 2 의료행위에 관한 설명 참조)
2. 설명의무의 법적 성질
설명의무는 치료 또는 진료상 주의의무와는 독립된 의사의 주의의무이다.(1996. 4. 12. 선고 95다56095 판결 참조) 따라서 설명의무 위반의 경우에도 위자료 뿐만 아니라 전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채 수술 등을 하여 환자에게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환자측에서 선택의 기회를 잃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데 대하여 위자료만이 아닌 전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는 그 설명의무의 위반이 구체적 치료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의 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러한 위반행위와 환자의 사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함이 입증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1996. 4.12. 선고 95다56095 판결 참조)
자궁암검사는 세포진검사(자궁경부의 암 발생 부위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들을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와 질확대경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고, 자궁 내의 조직의 일부를 떼어내어 검사하는 조직검사는 자궁암이 의심되거나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을 시작하기 직전에 확진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 시행하는 사실, 위 소외 1은 서울 소재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세포진검사에 의한 자궁암검사를 받아 오다가 정기검사 시기에 맞추어 위 병원에 자궁암검사를 의뢰하기 위하여 처음 찾아온 원고에게 세포진검사와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질확대경검사를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조직검사까지 실시한 사실, 위 소외 1은 위 조직검사 후에 원고에게 '출혈이 있더라도 놀라지 말라'고만 이야기 하였을 뿐 위 조직검사로 인하여 발생할지도 모르는 후유증에 대하여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아 볼 수 있다.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는 그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치료에 앞서 실시하는 검사가 특히 신체의 손상을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검사를 실시하지 아니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원심으로서는 우선 자궁암검사의 일반적인 방법과 순서 등에 관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좀더 심리하여 봄과 아울러 위 세포진검사와 질확대경검사 결과에서 원고에게 이상이 발견되었는지의 여부 및 나아가 조직검사의 필요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밝힌 다음 원고의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03.27. 선고 97다56761 판결 손해배상(기)) 따라서, 정기검사 시기에 맞추어 자궁암검사를 의뢰하기 위하여 처음 찾아온 의뢰인에게 세포진검사와 질확대경검사를 실시하였을 뿐 아니라 조직검사로 인하여 발생할지도 모르는 후유증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도 없이 조직검사까지 실시한 의사의 행위가 과잉진료 내지 설명의무 위반의 불법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시각이상 등 그 복용 과정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약품을 투여함에 있어서 그러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그 경우 증상의 악화를 막거나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데에 필요한 조치사항에 관하여 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약품의 투여에 따른 치료상의 위험을 예방하고 치료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하여 환자에게 안전을 위한 주의로서의 행동지침의 준수를 고지하는 진료상의 설명의무로서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5.04.29. 선고 2004다64067 판결 손해배상(의))
3. 설명의무의 주체
설명의무의 주체는 원칙적으로 당해 처치 의사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치 의사가 아닌 주치의 또는 다른 의사를 통한 설명도 충분하다. 그러나, 의사가 아닌 간호사에 의한 설명은 의료행위의 전문성, 질병의 원인의 불확실성, 부작용 등에 비추어 부적절하다.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는 것이지만, 의사에게 당해 의료행위로 인하여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부담하게 할 수는 없으며, 설명의무의 주체는 원칙적으로 당해 처치의사라 할 것이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치의사가 아닌 주치의 또는 다른 의사를 통한 설명으로도 충분하다.( 대법원 1999.09.03. 선고 99다10479 판결)
원심은 피고 병원 안과의사가 이 사건 수술 전날인 1994. 7. 21. 위 원고에게 이 사건 수술의 필요성, 방법, 합병증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그로부터 수술요청서를 작성받았고, 위 원고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안검하수 증상이 있었는데 이 사건 수술 전후에 걸쳐 피고 병원 의사들은 원고의 기왕병력인 신경섬유종의 변화 유무를 관찰하였으나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더욱이 이 사건 수술은 시신경과는 무관한 안검 부위에 대한 것이어서 시신경염 또는 허혈성 시신경증 등으로 인한 시력상실은 위 수술에서 통상적으로 예견되어지는 후유증이 아니고, 위 원고의 시력상실은 이 사건 수술 전후에 걸쳐 갑자기 나타난 시신경염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피고 병원 의사들로서도 사전에 이를 미리 예측할 수 없었음을 들어 피고 병원 의사들이 당시 의학의 발전 정도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거나 예견할 수 없었던 시신경염 등을 세세히 설명하지 아니한 사정만으로는 설명의무의 전제가 되는 위 원고의 이 사건 수술에 있어서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하여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대법원 판례에 위반하였거나 의사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대법원 1999.09.03. 선고 99다10479 판결 손해배상(의)
4. 설명의무의 상대방 및 승낙의 주체
설명의무의 상대방은 환자이고, 승낙 또한 환자 자신이 하여야 한다. 환자를 제외한 다른 친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질병 및 의료처치에 대해 설명하고 그들로부터 동의를 받는 것은 효력이 없다. 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법정대리인이 설명의무의 상대방이 되고 승낙을 하는 주체가 된다.
수술 전날에 환자의 시숙이 '수술을 함에 있어 의사의 병내용설명을 숙지하고 자유의사로 승낙하며 수술 중 및 수술 후 경과에 대하여 의사와 병원 당국에 하등 민 · 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아니하기로 하고 수술시행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부동문자로 인쇄된 수술승인서 용지에 서명날인한 사실만으로는, 환자에 대한 수술 및 그 준비로서의 마취를 함에 있어서 병원의 의료팀이나 마취담당 의사가 환자나 그 가족에게 '가'항의 수술, 특히 전신마취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이나 부작용에 대하여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환자가 성인으로서의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인척에 불과한 시숙의 승낙으로써 환자의 승낙에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환자에 대한 치료행위로서 마취담당 의사의 마취는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함과 아울러 환자의 승낙권을 침해하여 이루어진 위법한 행위이다.(대법원 1994.11.25. 선고 94다35671 판결 손해배상(자))
의사의 의료행위는 진료계약에 터잡아 행하여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의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적절한 의료행위를 행하는 한 그 내용에 관하여는 상당히 광범위하게 의사의 재량에 맡겨진 측면이 존재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한편으로 의사의 진단 또는 치료를 위한 의료행위가 환자의 신체나 그 기능에 대한 침해행위의 측면도 가지고 있는 이상 환자도 자기의 생명과 신체의 기능을 어떻게 유지하는가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하는 권능을 가지는 것이라 할 것이니, 비록 의사의 적절한 판단에 의한 의료행위라 하여도 환자의 승낙이 있었을 때 비로소 그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이라 할 것인데, 일반적으로 진료계약의 체결에 의하여 당연히 환자의 신체나 그 기능에 대한 침해행위에 대하여 환자의 승낙이 있었던 것이라고 간주할 수는 없으므로 진료계약으로부터 당연히 예측되는 위험성이 경미한 침해행위를 제외하고는 긴급한 사태로서 환자의 승낙을 받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거나 설명에 의하여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치거나 의료상 악영향을 가져오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담당의사로서는 원칙적으로 환자의 병상(병상), 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의료행위와 그 내용, 그것에 의하여 생길 것으로 기대되는 결과 및 그것에 수반하는 위험성, 당해 의료행위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에 생길 것으로 예견되는 결과와 대체가능한 다른 치료 방법 등에 관하여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환자의 개별적인 승낙을 받을 의무가 있고 환자의 신체에 대한 침해행위에 대하여 환자의 승낙이 없었던 경우에 있어서는 의사의 행위가 치료목적으로서 성공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앞서 본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는 평가를 면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위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심장질환으로 본태성고혈압(동맥경화성)과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 좌측주관상동맥협착증 등이 병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그에 대한 근치수술로서 시행된 위에서 본바와 같은 개심수술이 이 사건 진료계약으로부터 당연히 예측되는 위험성이 적은 경미한 침해라고는 볼 수 없고, 원고의 심장질환에 대한 자각증상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며 의사의 진료소견에 미루어 보아도 위와 같은 시점에서 긴급하게 개심수술을 요하는 경우도 아니므로 원고의 승낙을 받는 것이 가능하였다 할 것이므로 의사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개심술을 실시함에 있어 원고의 승낙을 요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니 원고가 성인으로서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친족인 원고의 오빠의 승낙으로써 원고의 승낙에 갈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의사는 이 사건 수술의 집도의사로서 수술환자인 원고에게 그 수술 전에 위와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을 하고 원고로부터 위와 같은 합병증을 무릅쓰고서라도 수술을 받겠다는 승낙을 받은 다음에 이 사건 심장수술을 시행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하여 사전에 수술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로부터 승낙을 받지도 않고서 이 사건 심장수술을 실시한 것은 수술이 필요하였다고 하더라도 의사의 이 사건 개심수술은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함과 아울러 원고의 승낙권을 침해하여 이루어진 위법한 수술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7.07.22. 선고 96다37862 판결 손해배상(의))
성년인 원고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의사의 설명을 듣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않았다거나 의사로부터 설명을 전해들은 자식들로부터 다시 의사의 설명내용을 충실히 전해 듣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는 이상, 자식들에게 위와 같은 설명을 한 것만으로는 원고에 대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16781, 167987 판결 참조)
5. 설명의무 위반의 입증책임
설명의무는 침습적인 의료행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상 조치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측에 설명의무를 이행한 데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2020. 8. 13. 선고 2017다248919 판결 각 참조)
6.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의료행위의 종류
의사의 설명의무는 수술이나 수혈, 마취에만 국한하지 않고, 검사, 진단, 치료, 투약 등 진료의 모든 단계에서 각각 발생하는 것이다.
가. 투약행위도 설명의무의 대상이다.
의사는 반드시 병을 완치시켜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최선의 주의로써 병을 치료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다할 의무가 있고, 환자에 대한 수술은 물론,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투여도 신체에 대한 침습(침습)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의사는 긴급한 경우 기타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침습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에 대하여 질환의 증상, 치료방법 및 내용, 그 필요성, 예후 및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성과 부작용 등, 환자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사전에 설명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수술이나 투약에 응할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설명을 아니한 채 승낙없이 침습한 경우에는, 설령 의사에게 치료상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환자의 승낙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가 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4.04.15. 선고 92다25885 판결)
시각이상 등 그 복용 과정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약품을 투여함에 있어서 그러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그 경우 증상의 악화를 막거나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데에 필요한 조치사항에 관하여 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약품의 투여에 따른 치료상의 위험을 예방하고 치료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하여 환자에게 안전을 위한 주의로서의 행동지침의 준수를 고지하는 진료상의 설명의무로서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때 요구되는 설명의 내용 및 정도는, 비록 그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일단 발생하면 그로 인한 중대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의 교육정도, 연령, 심신상태 등의 사정에 맞추어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함께 이를 설명, 지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04.29. 선고 2004다64067 판결 손해배상(의))
이 사건 에탐부톨의 복용 이후 원고에게 발생한 시력약화 및 시신경염과 같은 증상은 에탐부톨 복용에 따른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의료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일 뿐만 아니라 보건소의 보건의료업무에 관한 지침상으로도 결핵환자에 대한 투약 및 관리에 있어 유의하여야 할 항목의 하나로 명문화되어 있고, 그 부작용의 내용 및 발생 빈도에 비추어 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경미하다거나 희소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에 대한 위 투약업무를 담당한 보건진료원인 위 소외 1 등으로서는 그 투약에 즈음하여 위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구체적 증상과 대처방안을 설명하여 줄 의료상의 주의의무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나아가 이러한 설명을 함에 있어서는 원고가 위 부작용의 증세를 자각하는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보건소에 나와 상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지 그와 달리 원심의 인정 사실처럼 막연히 "이상증세가 있으면 보건소에 나와 상담, 검진하라."라고 이야기하거나 혹은 피고들의 항변처럼 위 약품에 첨부된 제약회사의 약품설명서에 그 부작용에 관한 일반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필요한 설명을 다하였다고 할 수 없고, 이는 원고가 그 시력이 1/2 정도로 약화된 시점에서 보건소가 아닌 일반 병원의 안과에 진료차 들렀다고 하는 사실이 바로 위와 같은 주의사항의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반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추상적인 주의사항의 고지 및 위 결핵약 복용과정에서 나타난 원고의 불성실한 태도와 보건소 진료업무의 특수성만을 강조하여 위 소외 1 등이 보건소 의료진으로서 주어진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속단한 채 더 나아가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의 점과 원고에게 나타난 시력장애의 점 사이의 구체적인 인과관계 유무 규명 등을 위하여 필요한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부작용의 우려 있는 약품의 투약과정에 있어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5.04.29. 선고 2004다64067 판결 손해배상(의))
나. 진단, 검사라도 그것이 침습을 가하는 의료행위이면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
정기검사 시기에 맞추어 자궁암검사를 의뢰하기 위하여 처음 찾아온 의뢰인에게 세포진검사와 질확대경검사를 실시하였을 뿐 아니라 조직검사로 인하여 발생할지도 모르는 후유증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도 없이 조직검사까지 실시한 의사의 행위가 과잉진료 내지 설명의무 위반의 불법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대법원 1998.03.27. 선고 97다56761 판결 손해배상(기))
다. 성형수술행위도 설명의무 대상이 된다.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 검안 · 처방 ·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할 것이고(대법원 1974. 11. 26. 선고 74도1114 전원합의체 판결, 1992. 5. 22. 선고 91도3219 판결, 2002. 6. 20. 선고 2002도80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성형수술행위도 질병의 치료행위의 범주에 속하는 의료행위임이 분명하므로(대법원 1974. 11. 26. 선고 74도111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성형수술 과정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침습을 가하는 경우에 대하여도 위와 같은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10.25. 선고 2002다48443 판결 손해배상(의))
라. 이상증세 발견시 설명의무 대상이 된다.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질환이 의심되는 증세가 있는지를 자세히 살피어 그러한 증세를 발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질환의 발생 여부 및 정도 등을 밝히기 위한 조치나 검사를 받도록 환자에게 설명, 권유할 주의의무가 있는바(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13208, 1321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일단 악성종양일 가능성을 인식하였다면 위 원고에게 악성종양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확진을 위한 추가적인 검사방법으로 조직검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함과 아울러 위 원고로 하여금 향후 유방암의 존부에 관하여 지속적인 관심과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유방암의 발병 및 전이속도, 치료방법, 요양방법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러한 사항에 대하여 설명하지 아니한 채 더 이상의 검사로 나아가지 아니한 결과 유방암의 진단 및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대법원 2009.01.15. 선고 2008다60162 판결 손해배상(의))
마. 수혈 행위도 설명의무 대상이다.
수술 후 수술중의 출혈로 인하여 수혈하는 경우에는 수혈로 인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당해 수술과는 별개의 수혈 그 자체에 특유한 위험으로서 당해 수술 자체로 인한 위험 못지 아니하게 중대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의사는 환자에게 그 수술에 대한 설명, 동의와는 별개로 수혈로 인한 위험 등을 설명하여야 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8.02.13. 선고 96다7854 판결 손해배상(의))
7. 설명의무의 정도
의사는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에게 수술 등 인체에 위험을 가하는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그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에 대하여 사전에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후 및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과 부작용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수술이나 투약에 응할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고, 이와 같은 의사의 설명의무는 그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과 부작용 등의 발생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는 면제될 수 없으며, 위험과 부작용 등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경우에는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하고(당원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 1996. 4. 12. 선고 95다5609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설명을 하지 아니한 채 환자의 승낙 없이 의료행위를 한 경우에는 설령 의사에게 치료상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그 의료행위는 환자의 승낙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가 된다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수혈에 의한 에이즈 바이러스의 감염은 수혈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고, 그로 인하여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 현대의학으로는 치료 방법이 없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서 그 피해는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데다가 의학적으로 문외한인 환자로서는 예상할 수 없는 의외의 것이므로, 위험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피고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소속 의사들의 설명의무가 면제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수술 후 수술중의 출혈로 인하여 수혈하는 경우에는 수혈로 인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당해 수술과는 별개의 수혈 그 자체에 특유한 위험으로서 당해 수술 자체로 인한 위험 못지 아니하게 중대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의사는 환자에게 그 수술에 대한 설명, 동의와는 별개로 수혈로 인한 위험 등을 설명하여야 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8.02.13. 선고 96다7854 판결 손해배상(의))
의사는 반드시 병을 완치시켜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최선의 주의로써 병을 치료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다할 의무가 있고, 환자에 대한 수술은 물론,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투여도 신체에 대한 침습(침습)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의사는 긴급한 경우 기타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침습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에 대하여 질환의 증상, 치료방법 및 내용, 그 필요성, 예후 및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성과 부작용 등, 환자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사전에 설명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수술이나 투약에 응할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설명을 아니한 채 승낙없이 침습한 경우에는, 설령 의사에게 치료상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환자의 승낙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가 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4.04.15. 선고 92다25885 판결 손해배상(기))
원심은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법인이 경영하는 병원의 의사인 소외 1은 원고에게 그가 유아시 입은 화상으로 인하여 생긴 두부모발결핍부분에 대한 성형수술을 위하여 두피이동술, 모발이식술, 식피술(피부이식술)의 처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하여 이에 대한 수술 및 처치동의를 받은 후 동 병원 성형외과의사 소외 2의 집도하에 원고에 대한 두피이동술과 함께 결손된 부위를 메우기 위하여 원고의 양대퇴부의 피부를 이식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원고의 왼쪽 대퇴부에 약 18×10센티미터, 오른쪽 대퇴부에 약 26×10센티미터 정도의 상처가 발생하여 수술후 상당기간 통증을 겪음과 동시에 장래 호전되기 어려운 색소이상 및 피부반흔등의 후유증이 남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의사인 소외 1이나 2로서는 성형수술이 그 성질상 긴급을 요하지 아니하고, 성형수술을 한다 하더라도 외관상 다소간의 호전이 기대될 뿐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피부이식수술로 인한 피부제공처에 상당한 상처로 인한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하여 수술 전에 충분한 검사를 거쳐 환자인 원고에게 수술중 피부이식에 필요하거나 필요하게 될 피부의 부위 및 정도와 그 후유증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명을 하여준 연후에 그의 사전동의를 받아 수술에 임하였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막연한 두피이동술 및 식피술등의 수술에 관한 동의만 받았을 뿐 양대퇴부의 피부이식에 대한 내용 및 그 후유증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주지 아니하고 수술에 이른 이상 원고의 위 상해는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1987.04.28. 선고 86다카1136 판결 손해배상)
"이상증세가 있으면 보건소에 나와 상담, 검진하라."라고 이야기하거나 혹은 피고들의 항변처럼 위 약품에 첨부된 제약회사의 약품설명서에 그 부작용에 관한 일반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필요한 설명을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04.29. 선고 2004다64067 판결 손해배상(의))
이 경우 의사가 시술 전 환자의 상태 및 시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의 정도와 예방가능성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설명을 하여 주지 아니하였다면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12. 21. 선고 98다29261 판결, 대법원 2004.10.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손해배상(의))
8. 설명의무의 면제 또는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면책
가. 위험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
의사의 설명의무는 그 의료행위에 따르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등의 위험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다는 사정만으로 면제될 수 없으며,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발생가능성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설명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이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48443 판결, 2004. 10. 28.선고 2002다45185 판결,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 등 참조)
나. 긴급의료나 응급의료시 설명의무가 면제된다.
응급입원 당시 및 의식회복 후 발생한 신경마비증세에 대한 치료가 급박하여 치료방법 및 약제사용에 관한 사전설명이 사실상 불가능하였고, 달리 대체할 치료방법이 없었으므로, 위 원고가 사전에 치료방법, 약제의 선택 및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해도 투약에 동의할 것으로 추정되며, 위 부작용은 지극히 비전형적인 사례이고, 그 발생가능성 또한 희박한 것이므로, 두부손상이 완치된 후 부작용의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아니한 상황에서 그 가능성을 원고들에게 알리지 아니한 것에 잘못이 없고, 설령 이를 원고들에게 예고하였다손 치더라도 그 발병을 사전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대법원 1994.04.15. 선고 92다25885 판결 손해배상(기))
원심은 피고 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인 소외 1은 1983.6.29. 교통사고로 뇌부분에 심한 상처를 입은 직후 응급입원한 원고 1(당시 20세 2개월 남짓한 나이였다)이 당시 두부손상으로 가면상태에서 의식이 없고, 우측 측두부의 급성뇌막하혈종과 뇌부종으로 뇌압이 상승하고 있었으며, 뇌막파열로 뇌척수액과 혈액이 뇌표면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등 생명이 매우 위중한 상황에 있음을 확인하고서 일단 산소공급과 급성 뇌압강하제인 만니톨을 주사하는 등의 응급조치를 취한 뒤 뇌압하강과 뇌기능보호를 위한 중증 쇼크치료제로 쓰이는 부신피질호르몬제제인 솔루메드롤(Solumedrol)을 투약하기로 결정하고, 입원 당일 250mg, 익일인 같은 해 6.30.부터 7.1.까지 매일 500mg씩을, 7.2.부터 4.까지 3일간 매일 250mg씩을 주사함으로써 의식이 정상회복하는 등, 위급한 고비를 넘겨서 투약을 중단하였다가, 그 후 위 두부 외상부의 조직부종으로 인하여 속발된 우측안면신경 중증도 마비를 치료하기 위하여 7.15.부터 같은 달 17.까지 3일간은 매일 250mg씩, 그 다음날부터 7.20.까지 3일간은 매일 125mg씩 주사하였는데, 그 각 투여 당시에 위 원고나 가족의 승낙이나 동의없이 독자적 판단으로 솔루메드롤을 투여한 사실, 그 결과 위 원고의 중증 뇌부종 및 안면신경마비증세를 성공적으로 치료하여 위 원고를 같은 해 9.7. 퇴원시켰으나, 그 1년 5개월 이후에 위 약품투여에 의한 부작용으로 위 원고에게 대퇴골두골저 무혈성괴사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 사실, 이는 대퇴골두에 영양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의 순환장애로 발생하는 것으로서 대퇴골 골두의 변형과 함께 고관절의 2차적 변화 및 운동장애가 수반되는 불치의 병으로 대퇴골 및 고관절이 체중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여 보행에 지장을 주는 형태로 증상이 고착되는 사실을 각 인정한 후,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의사 소외 1에게는 위와 같은 투약에 의한 치료상의 과실은 없다고 판단하고서, 그와 아울러 소외 1이 그러한 부작용의 가능성을 사전에 위 원고나 가족들에게 설명하지 아니한 채 그 승낙없이 위 투약을 계속하였으므로 피고 법인은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이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의료행위에 대한 동의 내지 선택권은 환자인 위 원고에게만 있고, 나머지 원고들은 설명의무의 상대방 내지는 동의, 승낙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응급입원 당시 및 의식회복 후 발생한 신경마비증세에 대한 치료가 급박하여 치료방법 및 약제사용에 관한 사전설명이 사실상 불가능하였고, 달리 대체할 치료방법이 없었으므로, 위 원고가 사전에 치료방법, 약제의 선택 및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해도 투약에 동의할 것으로 추정되며, 위 부작용은 지극히 비전형적인 사례이고, 그 발생가능성 또한 희박한 것이므로, 두부손상이 완치된 후 부작용의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아니한 상황에서 그 가능성을 원고들에게 알리지 아니한 것에 잘못이 없고, 설령 이를 원고들에게 예고하였다손 치더라도 그 발병을 사전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 역시 배척하여 결국 원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먼저, 위 원고가 생명이 위독한 상태하에서 의식이 회복되기 전까지의 투약에 관한 한, 사전의 설명이 불가능하여 긴급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그 때까지 소외 1의 설명의무를 부인한 원심판단은 옳다고 수긍된다. 그러나, 위 원고가 의식을 회복한 후에도 치료의 경과와 부작용의 가능성에 관한 설명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래와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①원심 판시에 의하여도 설명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정도로 긴급한 사태가 존재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다.
②위 의약품 투여에 따른 부작용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그 투약시 이 사건에서와 같은 부작용이 이미 의학계에 보고되어 있는 형편에서 그 제조판매자인 피고 주식회사도 이를 경고하고 있었음은 원심도 인정한 바이고, 위 원고와 같은 입원환자는 통상 의사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의약품에 관한 설명을 들을 수밖에 없는 점, 위에서 본 부작용은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위 원고에게는 의외의 것이라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부작용이 비전형적인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그 발생가능성의 희소성 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도 할 수 없으며, 위 원고의 두부손상 치료후에 그 부작용이나, 합병증의 징후가 없었다 하더라도 그 후의 투약을 위하여는 여전히 그에 의한 부작용 등의 가능성에 관한 사전의 설명이 필요하고, 원심 판시와 같이 그에 관한 사전검사나 예방방법이 구체적으로 의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그 알려진 부작용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더욱 그 설명의 필요성이 있다 할 것이며, 의사가 그 의약품의 용법과 용량에 따른 투약을 할 경우에도 그 부작용의 가능성을 미리 설명하여 환자의 승낙을 받아야 할 것이다.
③환자가 의사로부터 올바른 설명을 들었더라도 위 투약에 동의하였을 것이라는 이른바 가정적(가정적) 승낙에 의한 의사의 면책은 의사측의 항변사항으로서 환자의 승낙이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 법인의 이에 관한 주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심 판시와 같이 의사입장에서 달리 대체할 치료방법이 없었다는 사유만으로 환자인 원고 1이 위 부작용을 고려하여 여러가지로 대처할 선택의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고 그 투약을 승낙했을 것이 명백하다고 추정하여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4.04.15. 선고 92다25885 판결 손해배상(기))
의사가 요추천자를 실시함에 있어 최악의 경우 뇌탈출에 의한 사망의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고열, 두통, 경련증세, 강직증세, 의식혼미 등 뇌병증의 임상증상이 보이고, 특히 목에 강직 증세가 나타나는 등 뇌막염이나 뇌염일 가능성이 커 그 원인 규명을 위하여 요추천자에 의한 뇌척수액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응급상황아래에서는 그에 따른 후유증에 관하여 설명을 하거나 동의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2002. 10. 11. 선고 2002다9301 판결 참조)
다. 침습행위가 아니거나,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않는 경우 설명의무는 면제된다.
의사의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가 소론과 같이 수술시에만 한하지 않고, 검사, 진단, 치료 등 진료의 모든 단계에서 각각 발생한다 하더라도 위 설명의무위반에 대하여 의사에게 위자료등의 지급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의사가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아니한 채 수술 등을 시행하여 환자에게 예기치 못한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의사가 그 행위에 앞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나 진단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성 등을 설명하여 주었더라면 환자가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함으로써 중대한 결과의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위 설명을 하지 아니하여 그 기회를 상실하게 된 데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의미에서의 의사의 설명은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등 침습(침습)을 과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등과 같이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따라서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또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한 것은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는 없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다.(대법원 1995.04.25. 선고 94다27151 판결 손해배상(기))
피고가 원고를 초진할 당시 세포 암일 가능성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수술할때까지 그 확진을 위한 유일한 검사인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아니하였고 또한 수차에 걸친 전원 권유시에 위 가능성에 관하여 원고에게 설명하지 아니함으로 말미암아 그 질병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원고로 하여금 전원권유에 응하지 아니하도록 한 잘못이 있으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절제술을 시행받은 1996. 3. 14. 경에 세포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 이미 원고의 병소는 국소마취로 절제할 수 없을 정도로 심부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침범한 상태로서 무릎 아래 절단술은 피할수 없었다고 인정하고, 원고에게 발생한 무릎 아래 절단이라는 경과와 피고의 위와 같은 잘못 또는 피고가 시행한 치료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여, 비록 의사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81313 판결 참조)
의사는 긴급한 경우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약품을 투여하기 전에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과 필요성, 예상되는 생명 · 신체에 대한 위험성과 부작용 등 환자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중요한 사항을 설명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투약에 응할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하지만(대법원 1994. 4. 15. 선고 92다25885 판결 참조),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투약으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또는 환자 스스로의 결정이 관련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한 것일 때에는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다27151 판결 참조). 원심이 이러한 법리에 따라, 위 원고의 윌슨씨병에 따른 신경증상이 악화된 것은 디-페니실라민의 부작용 때문이 아니고, 위 원고가 의사의 처방을 무시하고 약을 복용하지 아니하고 지정된 날짜에 진료를 받지 아니하여 증세를 악화시키는 등 효과적으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아니함으로써 윌슨씨병의 증세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므로,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윌슨씨병의 치료과정과 디-페니실라민의 투약에 관하여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아니한 것을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의사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대법원 2002.05.28. 선고 2000다46511 판결 손해배상(의))
라. 설명을 하는 것이 역기능으로 작용할 경우 설명의무는 면제된다.
의사의 설명이 환자로 하여금 의학지식 및 기술상 합리적인 진료행위를 비합리적인 근거로 거부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의사의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또 기록상 의사의 후유증 위험에 대한 설명이 원고를 직접적으로 위태롭게 하는 신체적, 정신적 반응 또는 치료목적을 좌절시키는 반응을 일으킬 염려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염려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여 이른바 의사의 치료특권의 차원에서 설명의무가 면제되어야 한다는 소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95.01.20. 선고 94다3421 판결 손해배상(의)) 위 대법원 판례 취지상, 설명이 환자를 직접적으로 위태롭게 하는 신체적, 정신적 반응 또는 치료목적을 좌절시키는 반응을 일으킬 염려가 있었던 경우 설명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
마. 추정적 승낙의 경우 설명의무가 면제된다.
환자가 의사로부터 올바른 설명을 들었더라도 수술에 동의하였을 것이라는 이른바 가정적 승낙에 의한 의사의 면책은 의사측의 항변사항으로서 환자의 승낙이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할 것인데(당원 1994.4.15. 선고 92다25885 판결 참조), 원심 판시와 같이 원고의 심장질환에 대한 근원적인 치료를 위하여는 가까운 장래에 대동맥판막치환, 상행대동맥확장 및 좌측주관상동맥입구확장 등의 개심수술을 시행할 수밖에 없고 또 원고가 그와 같은 개심수술을 받을 생각으로 위 의료원에 입원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원고가 위 개심수술에 수반될 지도 모르는 부작용까지 고려하여 여러 가지로 대처할 선택의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고 그 수술을 승낙했을 것이 명백하다고 추정하여 환자의 자기결정권의 침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5.01.20. 선고 94다3421 판결 손해배상(의))
바. 예상되는 위험이 의료행위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 설명의무는 면제된다.
원심은 피고 병원 안과의사가 이 사건 수술 전날인 1994. 7. 21. 위 원고에게 이 사건 수술의 필요성, 방법, 합병증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그로부터 수술요청서를 작성받았고, 위 원고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안검하수 증상이 있었는데 이 사건 수술 전후에 걸쳐 피고 병원 의사들은 원고의 기왕병력인 신경섬유종의 변화 유무를 관찰하였으나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더욱이 이 사건 수술은 시신경과는 무관한 안검 부위에 대한 것이어서 시신경염 또는 허혈성 시신경증 등으로 인한 시력상실은 위 수술에서 통상적으로 예견되어지는 후유증이 아니고, 위 원고의 시력상실은 이 사건 수술 전후에 걸쳐 갑자기 나타난 시신경염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피고 병원 의사들로서도 사전에 이를 미리 예측할 수 없었음을 들어 피고 병원 의사들이 당시 의학의 발전 정도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거나 예견할 수 없었던 시신경염 등을 세세히 설명하지 아니한 사정만으로는 설명의무의 전제가 되는 위 원고의 이 사건 수술에 있어서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하여 피고가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대법원 판례에 위반하였거나 의사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도 받아들일 수 없다.(대법원 1999.09.03. 선고 99다10479 판결 손해배상(의))
사. 산부인과에서 질식분만을 실시할 경우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질식분만을 하게 되면 산모 또는 태아의 생명 · 신체 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있어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의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산모로 하여금 제왕절개수술을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 질식분만을 실시할 경우 예상되는 위험, 대체적인 분만방법으로 제왕절개수술이 있다는 점 및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할 경우 예상되는 위험 등을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나, 위와 같이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할 상황이 아니라면 질식분만이 가장 자연스럽고 원칙적인 분만방법이므로 의사가 산모에게 질식분만을 실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여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산모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0.06.24. 선고 2007다62505 판결 손해배상(의))
아. 환자가 이미 알고 있거나 상식적인 내용은 설명의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의료진의 설명은 의학지식의 미비 등을 보완하여 실질적인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환자가 이미 알고 있거나 상식적인 내용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고, 환자가 위험성을 알면서도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진료를 거부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설명을 하지 아니한 데 대하여 의료진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리고 이 경우 환자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지 여부는, 해당 의학지식의 전문성, 환자의 기존 경험, 환자의 교육수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1.11.24. 선고 2009다70906 판결 손해배상(의))
자. 진단과실 없이 진단하지 못한 질환에 대한 설명의무는 면제된다.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에 따른 진료를 하였음에도 환자의 질환을 진단하지 못한 결과 그 질환의 발생 가능성에 대하여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까지 그 질환을 밝히기 위한 조치나 검사를 받도록 설명, 권유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다71404 판결 참조)
9. 설명의무 위반과 손해배상의 범위
가. 정신적 손해와 재산적 손해를 모두 인정한 사례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채 수술 등을 하여 환자에게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환자측에서 선택의 기회를 잃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데 대하여 위자료만이 아닌 전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는 그 설명의무의 위반이 구체적 치료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의 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러한 위반행위와 환자의 사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함이 입증되어야 한다(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소외 망인은 대학입학시험을 준비중인 고교 3년생으로서 판시 미골통 이외에는 다른 병이 없이 건강하여 이 사건 수술을 받으러 가면서도 스스로 걸어서 갈 정도의 상태이었고, 위 미골통은 그 자체로는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질환이 아니며, 위 유은영의 이모인 소외 망인이 피고들로부터 할로테인 마취제를 사용하여 판시와 같은 수술을 받은 후 고열 등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직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은 망인이나 그 부모들에게 위 미골절제술이 불가피한 수술이었는지 여부를 설명하여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할로테인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하여 주지 아니하였는바, 이러한 경우 위 망인이 원고들로서는 피고들로부터 위와 같은 설명을 들었더라면 위 수술을 받지 않았거나 위 마취방법에 동의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므로, 피고들이 위와 같은 설명을 다하지 아니한 과실과 위 망인의 사망과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손해배상의 범위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대법원 1996.04.12. 선고 95다56095 판결 손해배상(의)) 이 판결에 대해서는 피고측의 의료상 과실을 인정하고 그것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한 후 전체 손해배상을 명한 것이므로, 엄격하게 설명의무위반만을 이유로 전체 손해배상을 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김민기 부장판사의 평석 참조)
나. 설명의무 위반과 재산상 손해 사이 인과관계를 부정한 예
피고 1이 위 환자의 다발성 관상동맥협착증을 치료함에 있어 그 치료방법의 선택과 그 수술시기가 적정하였고, 이 사건 관상동맥우회술의 시술과정에서도 의료상의 과실이 없으며, 위 설명의무를 다하였다 하더라도 위 환자로서는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불안정성 협심증을 앓으면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기다리는 외에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점에 비추어 위 설명의무의 위반과 그 수술후에 일어난 심장마비 및 그로 인한 뇌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과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1의 위 설명의무위반과 위 뇌손상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하여 위 설명의무위반에 따라 예기치 못한 후유증을 앓게 된 데 대한 위자료 외에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소극적 손해 및 적극적 손해까지 배상을 명한 원심의 조치에는 의사의 설명의무와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원심판결 중 소극적 손해 및 적극적 손해의 각 인용부분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들의 논지는 위 범위내에서 이유 있다.(대법원 1994.04.15. 선고 93다60953 판결 손해배상(기))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채 수술을 시행하여 환자에게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결과로 인한 모든 손해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 중대한 결과와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 내지 승낙취득 과정에서의 잘못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하며, 그 때의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 내지 치료행위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점에 비추어 환자의 생명, 신체에 대한 구체적 치료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는바(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4844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더라도 중증 뇌경색으로 입원하여 정확한 치료방법을 찾기 위하여 뇌혈관조영술을 받게 된 망인에게 있어서 설명의무 위반과 중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사정은 엿보이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자료를 넘어서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망인 및 원고들의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주장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역시 이유 있다.(대법원 2004.10.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손해배상(의))
한편, 설명의무를 위반한 채 수술이나 투약을 하여 환자에게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환자측에서 선택의 기회를 잃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데 대하여 위자료만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설명결여 내지 부족으로 선택의 기회를 상실하였다는 사실만을 입증함으로써 족하나, 위자료만이 아닌 전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는 그 설명의무의 위반이 구체적 치료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의 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러한 위반행위와 환자의 사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함이 입증되어야 한다(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 1996. 4. 12. 선고 95다5609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위 감기약을 조제함에 있어 그 용법이나 용량을 지키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는 없고, 소외 1로서는 다른 약국에서 조제한 감기약이 잘 듣지 아니하였으며 다음날이 대학면접시험일이라 감기약을 복용하여야 할 필요성은 있었다고 인정되는 데다가,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은 특이체질자에게만 발생하는 것인데 그러한 특이체질자인지 여부를 사전에 검사하는 방법이 없고 그 발생빈도가 극히 낮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설명의무 위반이 구체적 치료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의 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라거나, 설명의무 위반행위와 소외 1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자료 외에 재산상 손해의 배상까지 명한 원심의 조치에는 약사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원심판결 중 재산상손해의 인용부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01.11. 선고 2001다27449 판결 손해배상(의))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채 수술 등을 하여 환자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히는 등의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있어서, 그 결과로 인한 모든 손해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 중대한 결과와 의사의 설명의무위반 내지 승낙취득 과정에서의 잘못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하여야 하며, 그 경우 의사의 설명의무위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 내지 치료행위에 대한 선택의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점에 비추어 환자의 생명 · 신체에 대한 의료적 침습과정에서 요구되는 의사의 주의의무위반과 동일시할 정도의 것이어야 할 것이지만, 환자 측에서 선택의 기회를 잃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데 대한 위자료만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의사의 설명 결여 내지 부족으로 선택의 기회를 상실하였다는 사실만을 입증함으로써 족하고, 설명을 받았더라면 사망 등의 결과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까지 입증할 필요는 없다(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4844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가 2004. 2. 16. 위 원고에게 악성종양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확진을 위한 추가적인 검사방법으로 조직검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유방암의 발병 및 전이속도, 치료방법, 요양방법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그로부터 4개월 이후인 2004. 6. 29.에 이르러서야 유방암을 확진하게 된 사실, 2004. 6. 29. 당시 위 원고의 병기는 유방암 3기에 해당하나 2004. 2. 16. 당시의 추정가능한 위 원고의 최상의 병기는 2기에 해당하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의 위 설명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위 원고가 유방암을 좀 더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유방암의 병기가 2기에서 3기로 진행한 결과 잔존여명이 감소함에 따른 일실수입 및 잔존여명까지의 노동능력상실률에 해당하는 일실수입으로 합계 18,328,468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재산상 손해 등을 참작하여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원고 1에 대해 1,500만 원, 원고 2에 대해 3백만 원으로 정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조치는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2004. 2. 16. 당시 원고 1은 맘모그램 및 초음파 영상에 나타난 종괴의 크기는 2.1~5cm로서 2단계이나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않아 림프절 전이 및 타장기 전이 여부를 알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사실, 2004. 6. 29. 시행한 재검사에서 위 원고의 종괴의 크기는 2단계에 해당하나 조직검사 결과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어 유방암 3기로 진단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2004. 2. 16. 당시 림프절 전이 및 타장기 전이가 없었다면 유방암 2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나, 그 때에도 림프절 전이가 이루어져 이미 3기 이상으로 병기가 진행하였을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위 원고가 2004. 2. 16. 당시 유방암 2기에 머물러 있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으며, 나아가 위 원고의 2004. 2. 16. 당시의 병기가 2기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위 설명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유방암의 병기가 2기에서 3기로 진행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4. 2. 16. 당시의 위 원고의 추정 가능한 최상의 병기가 2기라는 이유만으로 위와 같이 위 원고의 재산상 손해를 인정하고, 나아가 이를 참작하여 위자료 액수를 정한 원심의 조치에는 손해의 발생 및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대법원 2009.01.15. 선고 2008다60162 판결 손해배상(의) )
10. 지도설명의무
지도설명의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행사의 전제로 필요한 (조언)설명의무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것이다. 지도설명의무는 의사가 환자에 대한 진료채무의 내용으로 요양방법 등의 지시, 지도를 설명할 의무로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무관하게 건강권의 보호를 위하여 요구되는 것으로 주된 급부의무의 완전한 이행을 위한 종속적 부수의무이다. 지도설명은 설명의무의 주체나 상대방 등 기본적인 사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둔 면에서 조언설명이나 고지설명과 다르며,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같이 포기되거나 면제된 성질이 아니다.(김천수 교수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제148면, 1994년)
의사가 진찰 · 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 · 신체 ·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환자에 대한 수술 등 침습행위가 종료함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진료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환자가 의사의 업무범위 이외의 영역에서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예견되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도록 환자에 대한 요양의 방법 기타 건강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지도설명하는 데까지도 미친다 할 것이므로(의료법 제24조 참조), 의사는 수술 등의 당해 의료행위의 결과로 후유 질환이 발생하거나 아니면 그 후의 요양과정에서 후유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 비록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를 억제하기 위한 요양의 방법이나 일단 발생한 후유 질환으로 인해 중대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 · 대처할 수 있도록, 그와 같은 요양방법, 후유 질환의 증상과 그 악화 방지나 치료를 위한 대처방법 등을 환자의 연령, 교육 정도, 심신상태 등의 사정에 맞추어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함께 설명 · 지도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다64067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지도설명의무는 그 목적 및 내용상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이므로, 지도설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면 그로 인한 생명·신체상의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①피고 1은 망인이 퇴원할 무렵 망인에게 "수술 후 몇 개월 동안 상처가 아플 수 있는데, 그 통증은 3개월 정도 지속될 수 있다. 처음에 많이 아프다가 좀 좋아지다가 또 아플 수도 있다"는 설명만 하였을 뿐, 수술 부위의 통증과 심장의 통증을 구분하여 주의사항을 말하여 주지 않았고, 피고 2 역시 위와 같은 사항을 말하여 주지 않은 사실, ②피고들이 망인에게 교부한 안내서에는 항응고제의 부작용, 위험성, 항응고제의 약효에 영향을 미치는 음식, 복용시 유의사항, 즉시 의사를 찾아야 하는 경우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망인에게 구두로 그 내용을 설명해 준 적은 없는 사실, ③망인은 2004. 6. 12. 19:00경 호흡 곤란 등의 통증을 느꼈음에도 피고 1이 수술 후 가슴통증이 올 수 있다고 했다면서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하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즉시 피고 병원을 찾아가지 않았던 사실, ④망인은 같은 날 21:30경 호흡 곤란이 심해지고 전기가 튀듯 두근거린다고 하며 비로소 원고 1에게 119 구급대를 불러 달라고 하였는데 위 구급대를 기다리던 중 의식을 잃었고, 그 후 119 구급대의 도움으로 다른 병원 응급실로 갔으나 이미 소생이 불가능하게 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를 이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망인에게 항응고제의 효과, INR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 항응고제 부작용 및 그 위험성 등을 명확하게 설명해 줌으로써 망인으로 하여금 가슴 통증 등 안내서에 기재된 일정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그 위험성 및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즉시 응급실에 내원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함께 이를 지도 · 설명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지도 · 설명의무는 단순하게 안내서의 교부만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데, 피고들은 위와 같은 설명 · 지도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망인이 가슴 통증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통증을 느끼고도 약 2시간 30분이나 지체한 관계로 적절한 응급처치 등을 받지 못하여 사망에 이르렀는바, 결국 피고들의 지도 · 설명의무 위반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지도 ·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및 채증법칙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대법원 2010.07.22. 선고 2007다70445 판결 손해배상(의))
시각이상 등 그 복용 과정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약품을 투여함에 있어서 그러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그 경우 증상의 악화를 막거나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데에 필요한 조치사항에 관하여 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약품의 투여에 따른 치료상의 위험을 예방하고 치료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하여 환자에게 안전을 위한 주의로서의 행동지침의 준수를 고지하는 진료상의 설명의무로서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때 요구되는 설명의 내용 및 정도는, 비록 그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일단 발생하면 그로 인한 중대한 결과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를 환자 스스로 판단,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의 교육정도, 연령, 심신상태 등의 사정에 맞추어 구체적인 정보의 제공과 함께 이를 설명, 지도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앞서 본 원심의 인정 사실 이외에도, 의료취약지역인 농어촌 보건소 관내에서 결핵환자에 대한 투약 및 관리업무는 농어촌등보건의료를위한특별조치법 및 그 시행령에 기하여 의사가 아님에도 경미한 보건의료를 담당하도록 임명된 보건진료원이 보건복지부나 국립보건원 제정의 결핵관리지침 혹은 결핵관리사업편람 등 소정의 지침에 따라 환자에 대한 요양지도 및 관리와 관련 약품 투여 등의 의료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실, 위 결핵관리지침 등에는 결핵환자에게 투약하는 4가지 약품의 각종 부작용을 열거하면서 이를 그 대처방안에 따라 '투약의 즉시 중단', '투약중단 후 증상 완화시에 재투약', '계속 투약'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사안이 중한 즉시 투약중단에 속하는 부작용 중 이 사건 에탐부톨과 관련된 것은 '급격한 시력감퇴'가 유일한 사실, 에탐부톨에 관한 약품설명서(을제4호증) 및 관련 내과학 문헌(갑제37호증)과 논문(갑제26호증) 등에 따르면, 에탐부톨은 시신경염이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서 그 외의 부작용은 드물고, 위 시각독성의 증상은 치료시작 몇 달 후에 생기는 것이 보통이지만 급속히 시작하는 경우도 있는데, 발생률은 투약량과 기간에 비례하며, 원고의 경우와 유사한 25㎎/㎏을 투약한 환자의 5%에서 발생하고, 그 증상으로는 시력저하, 중심암점, 시야협착, 색신이상 등이 있으므로 시력의 저하나 변화 등이 느껴지면 언제든지 검사해야 하며, 시력손실과 연관된 시신경염은 투약을 중단하면 대개 서서히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시각기능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기 전에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관계로 환자 본인이 가장 먼저 알 수 있으므로 환자에게 시력에 이상이 생기거나 색깔 인지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보고하도록 미리 교육시키게 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이 사건 최초 진료 당시 위 보건소에서 시력측정을 받은 것도 에탐부톨의 부작용과 관련된 보건소의 내부지침에 따른 것으로서 위 보건소에서도 이 점에 관하여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사실, 원고는 1999. 2. 24. 에탐부톨이 포함된 결핵약을 처음 복용할 당시 양안 모두 1.0이던 시력이 그 후 시력이상을 느껴 1999. 6. 26. 박민영 안과에 들렀을 때는 우안 0.5, 좌안 0.6으로 약 1/2 수준으로 현저히 약화된 사실 등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본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이 사건 에탐부톨의 복용 이후 원고에게 발생한 시력약화 및 시신경염과 같은 증상은 에탐부톨 복용에 따른 전형적이고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의료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일 뿐만 아니라 보건소의 보건의료업무에 관한 지침상으로도 결핵환자에 대한 투약 및 관리에 있어 유의하여야 할 항목의 하나로 명문화되어 있고, 그 부작용의 내용 및 발생 빈도에 비추어 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경미하다거나 희소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원고에 대한 위 투약업무를 담당한 보건진료원인 위 소외 1 등으로서는 그 투약에 즈음하여 위와 같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구체적 증상과 대처방안을 설명하여 줄 의료상의 주의의무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나아가 이러한 설명을 함에 있어서는 원고가 위 부작용의 증세를 자각하는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보건소에 나와 상담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지 그와 달리 원심의 인정 사실처럼 막연히 "이상증세가 있으면 보건소에 나와 상담, 검진하라."라고 이야기하거나 혹은 피고들의 항변처럼 위 약품에 첨부된 제약회사의 약품설명서에 그 부작용에 관한 일반적 주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는 필요한 설명을 다하였다고 할 수 없고, 이는 원고가 그 시력이 1/2 정도로 약화된 시점에서 보건소가 아닌 일반 병원의 안과에 진료차 들렀다고 하는 사실이 바로 위와 같은 주의사항의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반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와 같은 추상적인 주의사항의 고지 및 위 결핵약 복용과정에서 나타난 원고의 불성실한 태도와 보건소 진료업무의 특수성만을 강조하여 위 소외 1 등이 보건소 의료진으로서 주어진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속단한 채 더 나아가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의 점과 원고에게 나타난 시력장애의 점 사이의 구체적인 인과관계 유무 규명 등을 위하여 필요한 심리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부작용의 우려 있는 약품의 투약과정에 있어서 요구되는 의료상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5.04.29. 선고 2004다64067 판결 손해배상(의))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을 시행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료계약상의 의무로서 또는 수술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대법원 1994. 4. 15. 선고 93다60953 판결, 1995. 1. 20. 선고 94다3421 판결 등 참조), 그 진료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환자 또는 그 보호자에 대하여 요양의 방법 기타 건강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상세히 설명하여 후유증 등에 대비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의료행위로 인하여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여 환자가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경우에도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의료행위로 인한 것이어야 함은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다27151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 2가 이 사건 수술 전에 원고 1에게 이 사건 백내장 수술치료와 그 치료에 따른 후유증 및 수술치료를 받지 아니할 경우 초래될 결과를 설명하지 아니하였고, 또 위 수술 전후에 백내장 수술도 망막박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과 특히 이 사건에서는 수술 도중에 수정체 후낭이 파열되어 그 가능성이 더욱 커졌을 뿐 아니라 위 원고와 같은 중등도 이상의 근시인 사람이 사회적으로 심한 활동을 할 경우에도 망막박리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설명하여 위 원고로 하여금 이에 대비하도록 하여야 하는데도 이러한 설명을 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과 같은 피고 2의 설명의무 위반은 결과적으로 위 원고로 하여금 백내장 수술에 따른 후유증인 망막박리의 증상과 그 예방 방법 및 진단 방법, 치료 방법,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 초래될 결과 등에 대비할 기회를 상실하게 하였고 그로 인하여 망막박리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당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게 하였으며 그 가족인 나머지 원고들에게도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각자 원고들에게 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설명의무의 범위 내지 위자료 지급 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심이 한편으로는 위 원고에게 발생한 망막박리라는 결과가 이 사건 백내장 수술의 잘못이나 그 잘못된 수술의 후유증으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위와 같이 위 망막박리의 결과가 이 사건 백내장 수술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모순되는 관계라고 볼 수는 없어,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7.07.22. 선고 95다49608 판결 손해배상(의))
위 판결에 대하여 임한흠 변호사의 재판연구관 보고서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는 조언설명의무 뿐만 아니라 요양방법의 지시, 지도로서 설명의무도 문제가 된다고 보인다고 하였다.(김민기 부장판사의 최근의료판례의 동향과 해설 참조)
이 사건에서 문제로 된 한약재인 '초오'는 아코니틴이라는 독성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약초로서,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 규정(보건복지부 고시 제1999-9호)상 중독우려품목으로 분류되어 제조업소에서만 제조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특히 허약한 자, 임산부 등에 대하여는 금기로 되어 있는데, 아코니틴의 치사량은 약 3~4㎎이며 보통 그 독성을 완화하기 위하여 물을 약 2ℓ 이상 넣고 명태와 함께 충분히 달인 뒤 차게 해서 조금씩 음용해야 함에도, 초오의 독성과 치사량 등 위험성이나 복용방법은 일반에게 그리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원고 1가 피고로부터 구입한 초오 32g을 물에 넣어 1시간 정도 달인 물질에는 약 9.9㎎ 정도의 아코니틴계 알카로이드가 통상 함유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치사량을 훨씬 초과하고 있고 이를 한꺼번에 마시는 경우 사람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임이 명백히 예상되는 점, 만약 이 사건에서 피고가 '조금씩 복용하라.'라는 간단한 설명에 부연하여, "초오란 본래 독성이 강한 약초이기 때문에 이 약재를 다려 복용할 때에는 농축시켜 음용하면 바로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환기해 주면서 그 독성이 명태의 성분에 의하여 충분히 해독되는 데 필요한 달이는 시간과 1회 복용량 및 희석 정도에 관하여 최소한의 설명만이라도 해 주었더라면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원고가 부주의하게 다량을 달여 농축시킨 다음 그 농축액을 남편에게 먹여 사망에 이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고 예견되는 점, 피고가 원고측에게 그 정도의 방법으로 위험을 고지하는 데 있어서는 피고에게 커다란 비용과 시간, 노력이 추가적으로 초래될 일도 그리 없을 것이므로 비록 거래목적물의 가액이 상당한 소액에 불과하였다는 사정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그 거래 과정에서 피고에게 그와 같은 위험고지를 기대하고 요구하는 데 있어서 큰 무리도 없다고 보여지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초오의 위험성을 일반인보다는 더 잘 지득할 수 있는 전문가적 지위에 있었던 피고가 이를 일반인인 원고 1에게 판매함에 있어서 그 효능 내지 위험성과 안전한 용법을 설명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 1가 치사량 이상의 초오 농축액을 망 소외인에게 복용하게 하여 그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한약업사인 피고에게 주어진 설명의무를 다 하지 아니하여 위 망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볼 것이므로, 피고는 그로 인하여 위 망인 및 그의 가족들인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12.10. 선고 2001다56904 판결 손해배상(기))
위 사건에 대한 재판연구관 보고서에는 설명의무와 별도로 환자에 대하여 그의 상태, 치료방법, 기대되는 치료효과에 관하여 상당한 시기에 상당한 방법으로 고지하여 설명하여야 할 의무, 나쁜 결과를 회피하기 위하여 치료방법 등을 지시, 지도할 요양지도의무, 정보제공의무로서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소지가 크다고 언급되어 있다.(김민기 부장판사의 최근 의료판례의 동향과 해설 참조)
11. 약사의 설명의무
환자에 대한 수술은 물론, 치료를 위한 의약품의 투여도 신체에 대한 침습(침습)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의사는 긴급한 경우 기타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침습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환자에 대하여 질환의 증상, 치료방법 및 내용, 그 필요성, 예후 및 예상되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험성과 부작용 등, 환자의 의사결정을 위하여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사전에 설명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투약에 응할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가지도록 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설명을 아니한 채 승낙 없이 침습한 경우에는, 설령 의사에게 치료상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환자의 승낙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4. 4. 15. 선고 92다25885 판결 참조), 투약에 있어서 요구되는 의사의 이러한 설명의무는 약사가 의약품을 조제하여 판매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복용하도록 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소외 1을 문진의 방법으로 진단하여 감기약을 조제하여 줄 당시 그 조제약의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에 관한 설명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긴급한 사태가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그 조제약의 복용시 스티븐스-존슨 증후군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이미 의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으며, 그 부작용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반면 그에 관한 사전검사 방법이 알려져 있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므로 약사인 피고로서는 사용설명서에 부작용에 대한 경고가 표시되어 있는 의약품을 단순 판매하는 경우와는 달리 이 사건 감기약을 조제함에 있어 조제 전에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등 부작용의 발생가능성을 미리 설명하여 부작용의 존재를 알 길이 없던 환자인 소외 1측의 승낙을 받아야 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그 발생가능성이 극히 희소하다는 점만으로는 그와 같은 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6다7854 판결 참조). 피고는, 당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위와 같은 설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소외 1측에서 그 조제약의 복용에 동의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원심에 이르기까지 주장된바 없는 상고심에서의 새로운 주장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올바른 설명을 들었더라도 투약에 동의하였을 것이라는 이른바 가정적 승낙에 의한 면책은 피고의 항변사항으로서 환자의 승낙이 명백히 예상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할 것인바(대법원 1994. 4. 15. 선고 92다25885 판결 참조), 기록상 나타난 사정만으로 피고가 설명의무를 제대로 하였을 경우에도 소외 1이 그 부작용을 고려하여 여러 가지로 대처할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고, 피고가 제조한 위 감기약의 복용을 승낙하였을 것이 명백하다고 추정하여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여지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국, 원심이 피고에게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01.11. 선고 2001다27449 판결 손해배상(의))
12. 한약업사의 설명의무
환자가 한약업자로부터 부자가 포함된 가미대보탕을 지어 먹은 후 최종적인 병명이 모야모야병으로 밝혀진 사안에서, 환약업사가 환자에게 부자가 포함된 가미대보탕을 지어 복용하도록 하면서 위 한약은 중풍을 치료하기 위한 것인데, 그 안에는 독성성분을 가진 부자가 포함되어 있으니 반드시 차게 하여 며칠에 결처 여러번 나누어 복용하라고 주의를 주었으므로, 한약업사가 한약 안에 독약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고, 그에 따른 올바른 복용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안내를 한 이상 비록 더 나아가 부자의 독성 성분과 그 부작용에 관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36945 판결 참조)
13. 처치상 과오와 설명의무 위반이 모두 인정되는 경우
대학병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척추측만증 교정수술을 받은 환자가 2차 교정수술 후 수술 부위의 혈종으로 인한 신경근 압박에 의한 마비가 의심되어 혈종제거수술을 받았으나 그 후 영구적인 하반신 마비의 장애가 생긴 사안에서, 혈종제거수술의 수술기록지 등에 비추어 볼 때 혈종 형성의 원인이 된 척추분절동맥 출혈이 2차 교정수술 과정에서의 수술기구에 의한 동맥손상 등 병원 의료진의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한 사례.(대법원 2010.07.15. 선고 2006다28430 판결 손해배상(의))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선언하고 있는 자유심증주의는 형식적, 법률적인 증거규칙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할 뿐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용인한다는 것이 아니므로, 적법한 증거조사절차를 거친 증거능력 있는 적법한 증거에 의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제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대법원 1982. 8. 24. 선고 82다카317 판결,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4218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2차 수술 과정에서 척추분절동맥이 파열되고 그로 인하여 혈종이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인정 과정에서 채증법칙을 위반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피고들의 부대상고는 원고가 진료상 과실에 관한 주장이 배척될 경우에 예비적으로 구한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위자료에 관한 것이므로, 진료상 과실 여부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이 부분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07.15. 선고 2006다28430 판결 손해배상(의))
위 판결은 의료상 과실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설명의무 위반 여부에 대하여 별도 판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료과오에 의한 신체 침해와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자기결정권 침해는 별개의 법익 침해에 의한 별개의 손해를 발생시키는 것이므로 각각 위자료를 판단하는 판결도 있다.(서울고등법원 2003. 2. 18. 선고 2002나4766 판결, 서울 중앙지방법원 2004. 10. 20. 선고 2003가합549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11. 3. 선고 2003가합28052 판결 각 참조)
원심이 수술상 과실을 인정하고,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상 과실에 따른 위자료 배상명령을 한 사안에서 환자가 설명의무 위반에 관한 법리오해 위법을 이유로 상고를 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오해를 이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하여 사건을 파기하였다.(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7다248919 판결 참조) 파기환송심은 환자에게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위자료로 800만원을 인정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13. 선고 2020나 53578 판결 참조) 따라서, 현행 실무는 신체침해와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자기결정권 침해는 별개의 법익 침해로 각각 위자료를 별도로 인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14. 설명의무 위반과 가족들의 위자료 청구권
의사의 설명은 환자의 승낙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그 상대방은 환자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의 가족은 그 상대방이 될수 없다 할 것이므로, 망인이 아닌 원고를 비롯한 망인의 가족들에게 피고가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기에 가족들에게 위자료 청구권이 있음을 전제로 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서울고등법원 2011. 1. 13. 선고 2010나52326 판결 참조, 상고심리불속행 기각 2011다11078 참조)
이인재 변호사(yeoch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