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석준협 판사는 11월 5일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을 혼자 두어 건물 3층에서 뛰어내려 다치게 한 요양원 운영자 A(여 · 54)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상 유죄를 인정,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2020고정961).
치매 증상으로 A씨가 운영하는 인천 서구에 있는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B(당시 80세)씨는 2019년 9월 30일 오후 3시 30분쯤 딸과 면회를 마친 뒤 감시 · 보호하는 인원 없이 3층 요양실 침대에 혼자 누워 있다가 창문을 스스로 열고 밖으로 뛰어내려 1층에 주차되어 있던 스타렉스 차량 위로 떨어져 오른쪽 대퇴골이 부러지는 전치 약 14주의 상해를 입었다.
석 판사는 "피고인은 요양원 입소자들이 주로 치매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인 점을 감안하여 평소 입소자들의 현황과 건강상태 및 직원들의 근무실태와 인력배치 및 시설 등에 관해 관리 · 감독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더욱이 피고인은 치매 증상으로 요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B가 2019. 8.경부터 딸과 면회를 마친 후 심리적으로 불안한 증상을 보이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위와 같은 주의의무에 따라 피해자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려 하는 등 돌발적인 행동에 신속히 대처하고, 창문 시정 등 관리를 철저히 하여 위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며, 감시 또는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근무 인원을 늘리는 등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사건 당시 B를 보호한 요양보호사에게 'B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점을 알리지 않았고, 요양보호사는 B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던 사실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