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혐의에 노출된 잠재적인 피의자, 피고인이 유죄가 선고될 경우의 형량을 미리 가늠해볼 수 없을까.
법률상담 플랫폼 '로톡(LawTalk)'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11월 4일 형사사건의 처벌 수위를 가늠해 주는 '로톡 형량예측' 서비스를 출시했다. 형량예측 서비스는 특히 인공지능(AI)에 의한 서비스로, '로톡 AI(인공지능)'가 가장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찾은 후 실제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확인하고, 유력한 형량 예측값과 아울러 형량 통계정보를 제시하는 무료서비스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사건별로 주어지는 평균 5개 내외의 질문에 답만 하면 된다. 주관식 답변도 단답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답변을 기초로 로톡 AI가 이용자와 가장 부합하는 사건을 추려내고, 그 사건들에 대한 선고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이용자에게 형량 예측값과 형량별 통계정보를 제공하는데, 예를 들어 상해죄의 경우 벌금 100만원(15%), 벌금 200만원(11%),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8.8%)과 같이 가장 빈번하게 선고된 형량을 보여준다. 그 아래에 다시 벌금, 집행유예, 징역 등과 같은 '형종'별로 구체적인 '형량' 분포 정보를 형량 그래프로 표시해주며, 물론 같은 범죄라도 이용자가 양형인자인 가중요소나 감경요소를 바꾸면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문제는 정확도. 로앤컴퍼니는 형량예측 서비스를 위해 2012년에서 2020년까지 선고된 1심 형사 판결문 중 40만건을 확보해 로톡 AI에 학습시켰다고 밝혔다. 민간기업이 확보한 판결문 수로는 유례 없이 많은 학습량이지만, 실제 형량은 다양한 양형조건을 법원이 참작하여 결정하므로 예측 결과는 어디까지나 참고자료로만 이용하라는 것이 로톡의 조언이다. 형량예측 서비스 개발을 이끈 로톡의 안기순 변호사는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에 가까운 정도의 정확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다만, 정확한 법률적인 판단을 위해서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형량예측은 1심 형사판결의 형량을 예측하는 것이라 항소하는 경우의 항소심 선고 결과까지 반영되어 있진 않다. 약식명령 사건도 반영되지 않았다.
로톡이 형량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범죄 유형은 폭행 ⋅ 사기 ⋅ 절도 ⋅ 명예훼손 ⋅ 교통 ⋅ 성범죄 ⋅ 기타(마약 ⋅ 도박 등) 7가지 유형으로 경찰청 정보통계에 따를 때 사건화되는 형사사건의 70~80% 정도를 포함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