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이길범 판사는 2월 26일 화재 현장에서 107~108dB(데시벨)의 소음이 발생하는 이동식 엔진송풍기를 약 80분간 직접 작동한 후 난청이 생긴 소방관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2018구단54692)에서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 중 '양쪽 귀의 감각신경성 난청 및 이명'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라"고 공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2004년 1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소방서에서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15년 5월 21일 오후 11시 20분쯤 대전 동구에 있는 아파트 화재 현장에 출동하여 화재를 진압한 후 건물의 농염을 배출하기 위하여 약 80분간 이동식 엔진송풍기를 손으로 붙잡고 배연(연기를 배출 제거하는 것)을 실시한 후, 한 달쯤 지나 이비인후과에서 '돌발성 특발성 난청(우측)' 상병의 진단을 받았다. 이에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상 요양 승인을 신청하였으나, 돌발성 특발성 난청(우측) 상병과 공무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되자 소송을 냈고, 법원에서 청구가 기각되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A씨는 2017년 7월 이번에는 돌발성 난청(우측)에 양쪽 귀의 감각신경성 난청 및 이명을 추가해 공무상 요양 승인을 다시 신청했다. 그러나 신청 상병들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다시 거부되자 두 번째로 이번 소송을 냈다.

A씨는 이에 앞서 2015년 12월 양쪽 귀에 감각신경성 난청 진단을 받았고, 2016년 8월 '이명'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원고가 측정한 이동식 엔진송풍기의 소음 강도는 약 107~108dB에 이르고, 종전 소송에서의 직장 동료 증언에 의하더라도 위 엔진송풍기의 소음이 너무 커서 훈련을 받을 때에도 잠시 작동을 하고 끌 정도였으며, 실제 화재 진압현장에서도 사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소음이 105dB 이상인 경우 소음허용한계는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있으나, 원고는 이 사고로 8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위 엔진송풍기를 직접 작동하며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소음에 노출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는 이 사고 이전에는 청력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사고 이후부터 비로소 원고에게 귀의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이전에는 같은 증상으로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은 내역이 없다"며 "사고와 (원고의 신청 상병들 중 돌발성 난청을 제외한 양쪽 귀의 감각신경성 난청 및 이명) 상병의 발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국 사고와 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에도, 그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돌발성 난청을 제외한 양쪽 귀의 감각신경성 난청 및 이명 상병은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