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나노힐 전동킥보드를 모는 것도 음주운전에 해당할까.
서울중앙지법 장원정 판사는 최근 만취 상태로 나노힐 전동킥보드를 몰다가 사람을 치어 다치게 한 A씨에게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 벌금 500만원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2019고정2250). 나노힐 전동킥보드도 특가법이나 도로교통법의 적용 대상인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는 취지이나 장 판사는 양형에서 이 부분을 고려했다.
A씨는 2019년 4월 11일 오전 7시 30분쯤 혈중알코올농도 0.209%의 상태로 서울 동작구의 한 도로에서 인도 앞까지 약 100m를 나노힐 전동킥보드를 타고 진행하다가 인도를 따라 마주보고 걸어오던 B(여 · 75)씨를 들이받아 팔꿈치와 정강이에 전치 약 하루의 타박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장 판사는 "피고인의 음주수치가 만취에 가까울 정도로 중하고 사고로까지 이어진 점 등은 인정되나, 전동킥보드가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는 것에 대하여는 아직 법인식이나 구체적 운용이 정착되지 아니한 부분이 있어 피고인의 범의가 중하다고 볼 수 없고,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경미하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도로교통법 2조 19호에 따르면, '원동기장치자전거'는 배기량 125cc 이하의 이륜자동차 또는 배기량 50cc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를 의미한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