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세수가 감소하고 예산 편성이 증대함에 따라 세수확보를 위한 국세청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은 과거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과세와 징수를 행하고 있고, 특히 공정사회에 반하는 탈세 등 적폐청산이라는 기치 아래 역외탈세, 연예인 · 인기유튜버 등 고소득 탈세혐의자, 전국 주요 유흥업소 등에 대한 기획조사도 실시했다. 국세청이 최근 지능적 역외탈세와 다국적 기업 조세회피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그 일환으로 국외로 소득을 이전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거나, 국내 고정사업장의 지위를 회피하는 등 다국적기업의 공격적인 조세회피에 강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사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과거에는 누락된 세금을 추징하는 것으로 세무조사를 종결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세무조사의 경향은 범칙조사로 전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조세포탈이나 끼워넣기 거래와 같은 가공세금계산서 수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세금계산서 관련 고발건의 경우 추징금액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고 있어 납세자 입장에서는 고발에 대한 검찰 대응과 조세형사소송에서의 대응이 갈수록 중요하게 되었고, 이는 조세전문변호사들의 활동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조세심판 청구 증가
조세심판 청구 건수 역시 다소 증가했다. 태평양의 한 변호사는 "조세심판 청구건수의 증가는 그간 소홀했던 경정청구라는 틈새시장의 확대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세무법인, 회계법인과 로펌 등이 한정된 사건을 가지고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때로는 협력을 통해 상생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수부진으로 인해 일선 과세관청의 적극적인 과세와 징수, 세무조사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법인 광장의 한 변호사는 또 "산업 발달에 따른 부가가치의 창출, 소비 패턴 및 거래 방식이 다양해짐에 따라 부가가치세 소송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4차 산업혁명은 조세분야에도 다양한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빅 6' 로펌이 전문인력을 늘리며 기업법무의 핵심 중 하나인 조세분야의 경쟁력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리걸타임즈가 실시한 사내변호사 상대 설문조사에서도 율촌, 김앤장이 앞선 가운데 대형 로펌들이 주로 선택을 받았으며, 중소 로펌 중에선 '조세 부티크' 가온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온은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 파트너로 근무하다가 독립한 강남규 변호사가 설립한 조세 전문 로펌으로, 강 변호사는 미 재무분석가(CFA)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조세전문가로 이름이 높은 우창록 변호사가 설립해 소순무 변호사를 거쳐 강석훈 대표변호사와 조세부문 부문장인 김동수 변호사로 이어지는 율촌 조세팀은 조정철, 조윤희, 전영준, 신기선, 이강민, 이종혁, 김근재, 박세훈, 최용환 변호사 등의 맹장들이 포진하고 있다. 대기업 사주로부터 회사 주식을 명의신탁 받은 명의수탁자들을 대리하여 약 2418억원의 증여세 부과 취소소송에서 전부 승소하고, 프로축구 선수를 대리해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수많은 승소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율촌 관계자는 "자체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앤장, 회계사팀과 원스톱 서비스 강점
김앤장은 이화여대와 한양대 로스쿨 교수를 거쳐 2018년에 다시 합류한 한만수 변호사와 정병문, 이지수, 백제흠, 조성권, 하상혁, 하태흥, 양승종, 정광진, 이상우, 김해마중, 박재찬 변호사 등 조세 전문가들이 두텁게 포진하고 있다. 특히 백우현, 여동준, 최임정, 김동소, 이종광 회계사 등 회계사팀과의 원스톱 서비스가 강점이며, 조세전문인력 150명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조세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조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증여세, 조세형사사건 등 세목별로 수많은 승소 결과가 보고되는 가운데 항공사,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업체들을 대리한, 마일리지(포인트) 사용액이 부가가치세법상 에누리로서 과세표준에서 제외된다는 판결이 김앤장의 변호사들이 활약한 대표적인 판결로 소개된다. 김앤장은 여러 업체의 포인트 사용액에 대한 부가가치세 경정청구 업무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김앤장은 또 국세기본법상 중복조사 금지에 관하여도 재조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인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 대해 과세관청이 2차 세무조사 실시 전에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를 입수하였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중복조사가 금지된다는 판결을 이끌어내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기여하고, 증여세 쪽에선 해외 SPC 이용이 명의신탁 증여세 과세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광장은 글로벌 카드회사인 M사를 대리하여 국내에서 M사에게 지급된 분담금이 사용료로서 원천징수 대상이라고 본 과세처분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내 1, 2심 모두 승소판결을 받아냈으며, 재건축조합이 국가로부터 취득한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에 대한 취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지난 4월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재건축조합 소송은 서울시가 여러 재건축조합들을 상대로 기획조사를 실시한 후 일괄적으로 과세한 사건 중에서 가장 먼저 소송이 진행된 리딩케이스로, 용도폐지 정비기반시설을 국가로부터 취득하면서고액의 취득세를 납부할 수밖에 없었던 다수의 재건축 조합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의미 있는 판결이다.
조세그룹 공동대표인 김명섭 변호사, 심재진 미국변호사와 함께 손병준, 마옥현, 김경태, 박영욱, 박영기 변호사 등이 포진하고 있다. 광장은 올 들어 대법원 조세조 총괄재판연구관 출신의 김성환 변호사 등 조세그룹에 합류한 인원이 10명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화우, 세무 · 관세법인과 협업 강점
화우는 임승순, 전오영 대표변호사와 박정수, 정재웅, 전완규, 이경진, 김용택, 정종화, 강찬, 채혜미 변호사 등으로 조세팀이 이어지고 있다. 세무법인 화우, 관세법인 화우와의 유기적인 협업체계가 화우가 조세사건을 처리하는 강점 중 하나이며, 개별 사건마다 가장 적합한 구성원들로 전담팀을 구성하여 유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회장인 아버지가 보유하던 차명주식을 증여받은 자녀들이 증여세신고를 하면서 주식 명의인(명의수탁자)을 증여자로 신고한 것에 대해, 과세관청이 실제 증여자가 아닌 주식 명의인을 증여자로 기재한 것은 증여세 신고의 효력이 없고 조세회피를 위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고 보아 약 109억원의 부당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한 사건을 맡아 "명의신탁 된 주식을 증여받은 경우 증여자를 실제와 다르게 기재하여 신고하였더라도 증여세 신고의 효력은 인정되고, 그러한 신고를 부정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가산세를 취소하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낸 것이 올해 화우가 수행한 대표적인 사건으로 소개된다. 또 한국토지신탁이 위탁자로부터 신탁받은 토지 지상에 건물을 신축하여 분양하기 위한 토지개발신탁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탁자가 이 신탁사업에 관한 부가가치세를 체납하자, 과세관청이 수탁자인 한토신 명의의 신탁재산을 압류한 사건에서 "위탁자에게 부과한 부가가치세를 징수하기 위해 제3자인 수탁자에게 징수처분을 하는 것은 법리상 무효라는 점"을 적극 주장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신탁재산에 대한 과세관청 압류처분의 위법 여부를 다룬 최초의 케이스다.
태평양, 전자담배 출시 자문
태평양은 송우철, 조일영, 유철형, 강석규, 김승호, 심규찬 변호사 등이 조세팀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주성준, 조무연, 장성두, 박재영 변호사와 양성현, 조학래 회계사, 황재훈, 박영성, 김용수 세무사 등 40대 초중반의 영 시니어(young senior) 전문가들을 전면에 내세워 국제조세, 조세자문, 관세 · 통상, 회계감리, 세무조사 등과 관련해 고객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버 배달앱 서비스의 한국 진출, 필립모리스 코리아의 전자담배 출시, 가상화폐 관련 외환 이슈에 대한 자문이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된다.
현대모비스, 셀트리온제약 등의 합병영업권 법인세 사건도 태평양이 맡아 이긴 대표적인 송무 사례로, 태평양 조세그룹은 한미메디케어, SM C&C, 삼성전자 등의 합병영업권 소송에서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 또는 취소결정을 이끌어냈다.
세종은 변희찬 변호사가 그룹장을 맡은 가운데 김현진 변호사가 팀장을 맡고 있는 조세자문 · 조사팀과 조춘 변호사가 팀장인 조세쟁송팀, 우도훈 변호사가 간사를 맡고 있는 관세팀으로 팀을 나눠 택스그룹을 가동하고 있다. 이주형, 김현진, 이민현, 우도훈, 박기범, 안병규, 홍현주, 황태상, 이학철, 조서연, 정인배, 문종열, 강건 변호사 등이 포진하고 있으며, 김용담 전 대법관도 후배들을 거들고 있다.
세종은 한국남부발전이 수입 · 통관 전 우드펠릿에 관한 B/L(선하증권)을 우드펠릿 공급업체로부터 양수받은 후 직접 우드펠릿을 수입 · 통관하는 DDU 조건(관세미지급인도조건)으로 수입하여 수입부가가치세를 매입세액으로 공제받은 것과 관련, 조세범처벌법 위반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한국남부발전을 변호해 1심 및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고, 검찰의 상고 포기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세종 관계자는 "국제무역조건인 DDU에 따라 수입 · 통관 전 재화를 양수한 후 수입통관시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매입 부가가치세로 공제받은 것을 조세포탈로 본다면, 공기업이 선의로 절세가 되는 거래방식을 선택하는 행위조차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세포탈의 범위' 결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세종은 한국남부발전이 수정신고하여 납부한 부가가치세 본세 및 일반 과소신고가산세를 돌려받기 위한 경정청구를 진행하고 있고, 과세관청의 가산세 부과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도 수행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