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개정 형사소송법 적용
절도범이 검찰의 약식기소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벌금이 2배로 늘었다. 2017년 12월 약식명령 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새 형사소송법이 적용된 사례다.수원지법 고상교 판사는 2월 19일 절도 혐의로 기소된 이 모(66)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2017고정3447)
2017년 10월 16일 오후 4시 45분쯤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마트에서 3만 7000원짜리 LED 램프를 훔친 혐의로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되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은 것이다.
고 판사는 "피고인은 2017년 4월경 타인의 건조물에 침입하여 물건을 절취한 범행으로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포장지 안의 내용물을 바꿔치기하는 방법으로 또다시 절도 범행을 반복하였다"고 밝혔다.
고 판사는 이어 "피고인은 특별히 신체에 장애가 있거나 고령의 나이도 아니고, 집과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등 생계형 범행이라고도 볼 수 없는 바, 이와 같이 대범하고 교묘한 범행을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선처한다면 절도의 습벽이 개선될 수 없다고 보인다"고 지적하고, "약식명령의 벌금액은 너무 가볍다고 보인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개정 이전의 형사소송법 457조의2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개정법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 같은 종류의 형 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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