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자금을 빌려주면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7년 동안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30억원 이상을 편취한 여성 보험모집인이 징역 5년 6월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자판사)는 5월 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모(여)씨에 대한 항소심(2015노2702, 2016노863)에서 징역 5년 6월을 선고했다.

남편이 대표로 있는 보험대리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보험모집 영업을 한 정씨는 2008년 12월부터 2015년 1월경까지 "여유 자금을 빌려주면 고율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10여명의 피해자들로부터 30억원 이상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금원 대여자들 명의로 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 대납으로 일부 이자 지급을 갈음하는 조건으로 금원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체로 몇 개월 동안은 보험료를 정상적으로 납입했지만 이후 보험료를 제대로 납입하지 않아 이와 같이 체결된 보험계약이 대부분 실효됐다. 이씨의 연소득은 2008년 약 6억원, 2009년은 약 9억원이다가 2010년경에는 약 5700만원으로 대폭 감소됐다. 보험모집액이 늘어 소득이 증가했다가 계약이 감소하며 소득이 즐어든 것.

재판부는 "피고인의 기망으로 인한 피해자의 금원 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 침해가 되어 바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해자에게 일부 수익금을 지급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정해진 원금 반환 시기보다 앞서 원금 반환을 요청하였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의) 범행은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는 피고인이 과다한 부채를 갖고 있음에도 이른바 '돌려막기' 식으로 금원 차용과 변제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피해자로부터 30억원 이상을 편취한 것으로 범행 방법, 기간, 횟수, 피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그 죄질과 범정이 무거운 점, 피해자들의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거듭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일부 피해자들에게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돈을 변제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등 범죄 후의 정황도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외에도 유사한 수법의 사기 범행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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