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성이 40대 여성과 다투다 "애미도 없냐, 위아래 없는 이런"이라고 말했다면 다소 무례한 표현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환 판사는 4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A(65)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5고정4266)

A씨는 2015년 9월 서울 강남에 있는 아파트 관리실에서 관리소장, 경리직원, 환경미화원 등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B(여 · 46)씨에게 "너 애미, 애미도 없냐, 재수 없어, 에이 위아래도 없는 년"이라고 말해 공연히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 판사는 그러나 녹음파일 내용 등을 들어 "에이 위아래도 없는 년"이라고 말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에이 위아래도 없는 이런"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신 판사는 이어 "형법 311조의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표현이 다수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신 판사는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너 애미, 애미도 없냐, 재수 없어, 에이 위아래도 없는 이런'이라고 말하였을 뿐인데, 이러한 표현의 객관적 의미와 전체적인 맥락,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말하고 있었던 당시의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의 나이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한 말은 다소 무례한 표현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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