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내가 겪은 북한' 강연
변호사들이 북한 배우기에 나섰다.대한변협 통일문제연구위원회(위원장 한기찬 변호사)는 10월 5일 국민대 북한법제연구센터(소장 장명봉 교수)와 공동으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현 이화여대 석좌교수)을 초청해 조찬 포럼을 열었다.
'내가 겪은 북한 :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정 전 장관은 특히 북한의 변화 되어가는 모습을 전문가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분석, 변호사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그는 북한의 변화 과정을 ▲추상적 변화 ▲의미있는 변화 ▲근본적 변화의 3단계로 나누고, 북한은 현재 변화의 범위가 확대되고 변화의 방향성이 나타나는 '의미있는 변화'의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중국, 베트남 등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그만큼 빠르고 적극적인 변화의 시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대한변협 박재승 회장과 국민대 북한법제연구센터소장 장명봉 교수를 비롯해 많은 변호사들이 참석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최기철 기자(lawch@legaltimes.co.kr)
정 전 장관은 그러나 '전략적 변화 아니면 전술적 변화'라는 양단논법에 입각한 종래의 북한 변화에 대한 판단기준은 과정단계에 있는 변화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무시하게 되는 오류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최소한 3단계로 개념화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과정으로서의 북한의 변화를 제대로 분석 · 평가 하기 위해서는 부분적, 제한적 변화를 시도하는 단계인 '추상적 변화'와 개방 · 개혁의 제도화 · 전면화 단계인 '근본적 변화'로 나누어 살펴야 하고, 현재의 북한은 위 과정중 '의미있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경직되어 있는 남북관계와 향후 전망에 대해 정 전 장관은 판문점 연락채널 유지, 이산가족 상봉, 임남댐 방류계획 통보 등은 북한이 남북관계의 완전단절을 바라지 않는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며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입장 완화와 대선결과에 대한 대처, 개방에 수반되는 문제점을 정리 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대선 후 북한이 대미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남북대화부터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고 북한의 중국, 베트남 등의 성공사례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남북관계 변화에 가속도가 붙으면 앞으로 5~6년 후에는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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