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에서 LLM(법학석사)을 한 이병주 변호사는 2014년에 펴낸 단행본 "호모욕(辱)쿠스-욕해야 사는 인간"(아포리아)에서 '본전이론'을 주장하며 이미 로펌의 분화, 변호사들의 독립을 예견한 적이 있다.
그가 세상의 온갖 분쟁의 원인으로 주장하는 본전이론에 따르면, '노름판에서 본전이 안 맞는 것'처럼 분쟁은 모두 사람들의 본전이 맞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본전 계산을 잘못하고 서로 자기에게 유리하게만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로펌내 갈등 갈파
그는 "법률시장에서도 의뢰인은 항상 변호사에게 돈을 너무 많이 준다고 억울해하고, 변호사들은 자기 수고에 비해서 수임료를 적게 받는다고 억울해하고, 로펌의 경영과정에서도 파트너 변호사들은 파트너끼리 서로 내가 더 많이 벌어서 다른 사람들 준다고 억울해하고,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들은 내가 열심히 일해서 파트너들만 돈을 벌어간다고 억울해한다"고 갈파했다.
그러나 그는 "어소시에이트든 파트너든 변호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존재이고, 일반인이든 변호사이든, 같은 사무실의 변호사이든 다른 사무실의 변호사이든, 동료 변호사이든 선배 파트너이든 모두가 나의 소중한 의뢰인"이라며 "일을 해줘야 하는 채무자인 나로서는 (나에게 일을 준) 나의 클라이언트이자 채권자인 파트너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가급적 최대한 잘 서비스해주는 것이 법률회사 직장생활의 비결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이어 로펌 시장의 분화와 독립 현상에 대해, "고객과 변호사간, 법률회사 내에서 더 많은 사람이 자기의 본전을 손해 보았다고 억울해하지 않으면서 서로 납득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더 합리적이고 보다 효율적이며 더 인간적인 새로운 법률시장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