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회생절차로 온실가스 배출량 줄었어도 기준기간 제외 안돼"
[ESG] "회생절차로 온실가스 배출량 줄었어도 기준기간 제외 안돼"
  • 기사출고 2023.04.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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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HSG성동조선에 배출권 할당량 축소 적법 판결

환경부는 2018. 7.경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배출권거래법)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2차 계획기간(2018년 ~ 2020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수립 · 발표하고, 2018. 8. 29. HSG성동조선으로부터 이 기간 내 총 배출권 할당량 524,008.651톤을 신청받았으며, 2018. 10. 31. HSG성동조선에게 2차 계획기간 내 총 배출권 할당량을 493,629톤(2018년~2020년 각 이행년도별 무상할당량 164,543톤×3년)으로 하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2019. 5. 31. 회생절차 진행 중이던 HSG성동조선이 시설 가동을 정지하였다는 이유로 2018년도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 164,543톤 중 159,644톤에 대한 배출권 할당을 취소하고, 2020. 7. 8. 1차 취소처분과 같은 이유로 2019년도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 164,543톤 중 159,532톤에 대한 배출권 할당도 취소했다. 기업 입장에선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이 많을수록 좋다. 

이어 환경부가 2020년 12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3차 계획기간인 2021∼2025년 5년간 HSG성동조선의 온실가스 배출권 연간 할당량을 32,572톤으로 축소하는 할당 처분을 하자 HSG성동조선이 환경부장관을 상대로 3차 계획기간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2021구합89350)을 냈다. 환경부는 계획기간 시작 4년 전부터 3년간 사업장에서 배출한 온실가스 규모를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할당하는데, HSG성동조선이 회생절차 진행으로 기준기간인 2017년~2019년 3년간 사업장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데 따라 년간 무상할당량을 줄인 것이다. HSG성동조선은 2018년 4월 20일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아 약 2년 뒤인 2020년 5월 11일 회생절차 종결결정을 받았다. 

HSG성동조선은 재판에서 "원고가 회생절차 진행 중이던 2018년, 2019년을 제외한 2017년의 온실가스 배출량만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했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그러나 1월 13일 "회생절차 진행으로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경우는 불가항력의 사유로 생산활동이 중단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HSG성동조선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HSG성동조선을 대리했다.

환경부고시인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취소에 관한 지침」 10조 1항 가목은 기준기간 지속가동 사업장의 이행연도별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의 산정기준을 '해당 사업장의 기준기간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정하면서 "자연재해, 화재, 시설 노후화에 따른 교체 등이 발생하여 해당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연도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해당 연도를 제외한 기준기간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예외적으로 기준기간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의 기준이 되는 해당 연도에서 제외하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그러나 "고시 제10조 제1항 가목에서 정한 '자연재해, 화재, 시설 노후화에 따른 교체 등'과 같은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기준의 예외적인 사유는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할 것"이라며 '회생절차 진행으로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경우'는 위 '자연재해, 화재, 시설 노후화에 따른 교체 등'과 동일하게 객관적인 불가항력의 사유로 생산활동이 중단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정부는 다양한 제품생산에 따른 적정 배출수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과거 배출수준을 고려하여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기로 하고 대부분의 업종, 업체에 대하여 '과거배출량 기반 할당방식'(Grandfathering 방식)을 일률적으로 채택하였는데 이러한 방식은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보이는 점,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기준은 업체들 간의 형평을 고려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는데, 원고의 주장처럼 계획기간 경기호황에 따라 가동률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에게 위 고시에 따라 산출되는 배출량 이상으로 배출권을 할당한다면 오히려 업종 내 다른 배출권 할당대상업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새로이 발생할 수 있는 점, 할당대상업체가 해당 계획기간 중 시설을 신설 · 증설한 경우 고시는 일정한 요건 하에 온실가스 배출권 추가할당을 신청할 수 있는 규정(제15조 제1항 제1호)을 별도로 마련해 놓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고시에서 정한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기준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원고는 회생절차 진행으로 인하여 조직이 개편되는 과정에서 위 고시에 따른 배출권 할당 신청 및 3차 계획기간에 대한 기준기간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하게 감소한 연도가 있다는 사정에 관한 증빙자료 제출의 기회를 상실하였음에도 피고가 배출권 할당 신청을 독촉하지 않은 채 직권으로 할당 처분을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원고가 회생절차 진행 중 조직개편으로 인하여 담당자가 변경되는 등의 사정으로 사전할당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은 원고의 내부적 사정에 불과한 것으로, 그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스스로의 책임으로 위 고시 등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할당신청서를 작성하고 증빙자료를 제출하여 배출권 할당을 신청하였어야 하며, 피고가 원고의 내부적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별도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