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월 13일 사법연수원 26기의 이노공 전 성남지청장을 법무부차관에 임명했다. 이 신임 차관은 법무부 역사상 첫 여성 차관으로, 서울중앙지검 첫 여성 차장검사에 이어 다시 한 번 '유리 천장'을 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인 2018년 7월 여성 · 아동범죄와 과학기술범죄 수사 등을 지휘하는 4차장검사에 임명되었으며, 당시 3차장검사는 이 차관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한 기수 아래인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였다. 중앙지검 4차장에 이어 성남지청장으로 발령된 이 차관은 차기 여성 검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었으나 2020년 1월 좌천성 자리로 여겨지는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되자 사표를 내고 법무법인 세종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고검장 자리인 법무부차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 셈이다.
이 차관은 13일 열린 취임식에서 "개인적으로는 공직을 떠났다가 한 때 열정적으로 근무했던 법무부에서 이렇게 차관으로 여러분과 다시 만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중심을 잡고 국민만을 바라보며 '국민의 인권옹호'와 '법질서 확립'라는 법무부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는 켄 블랜차드라의 말을 인용하며 "혼자서 고민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단결하면 어떠한 난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법무행정의 참 모습이 구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함께 이루어진 법제처장 인사엔 윤 대통령의 서울법대 79학번 동기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완규 변호사가 임명됐다. 이완규 신임 법제처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직무배제를 당하고 징계처분을 받았을 때 소송대리인을 맡았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법령 유권해석기관인 법제처를 맡아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신임 법제처장은 13일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은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을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국정과제의 이행을 위한 입법지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국정 목표의 첫 번째로 제시된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법치주의의 확립이 필요하다며 "법제처는 법제업무와 입법지원을 함에 있어 항상 헌법을 먼저 생각하고, 새 정부에서 이와 같은 실질적 법치주의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당부했다.
인천 동산중, 송도고, 서울법대를 졸업한 이 처장은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나, 1년 늦게 사법연수원을 다녀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1996년 검사로 임관, 대검 검찰연구관, 제천지청장, 대검 형사1과장, 서산지청장, 서울북부지검 차장, 부천지청장 등을 역임한 후 2017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대통령실은 5월 13일 국가보훈처장엔 검사 출신의 재선 의원 출신인 박민식 전 의원을 임명했다.
이에 앞서 임명된 박진 외교부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권영세 통일부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모두 같은 서울대 법대 동문 사이로,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구성에 서울법대, 율사 출신이 많이 진출하고 있다. 이상민, 권영세, 원희룡 장관은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법대 재학 중 제11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박진 외교부장관은 뉴욕주 변호사자격을 갖추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