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당사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어서 당사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게 해주어 좋았음. 사법불신의 시대에 등불 같았음."
"예단과 선입견을 드러내고 예의 없는 언행으로 망신, 면박을 줌."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박종우)가 11월 25일 발표한 2020년 법관 평가결과에 따르면, 많은 판사들이 피고인과 변호인의 진술을 경청하고, 공정한 재판 진행으로 당사자와 변호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고압적인 언행과 편파적인 진행에 이유 없는 재판 지연을 일삼는 문제 판사들도 없지 않다. 서울변호사회 변호사 중 1,440명이 참여한 올 법관평가에서 5명 이상의 회원으로부터 유효 평가된 법관 754명의 평균점수는 80.96점. 수우미양가로 환산해 보면 '우'쯤에 해당하는 평가결과다. 5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평가를 받은 법관 중 최고 · 최저점수는 최고 100점, 최저 50.5점이다. 서울변호사회는 평가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5명 이상의 회원으로부터 평가받은 법관의 데이터만을 집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변호사회는 평균 100점 만점을 받은 김소망 수원지법 안산지원 판사와 유영근 서울중앙지법원 부장판사 등 평균점수 95점 이상을 받은 모두 22명의 법관을 우수법관으로 선정하고, 반면 적절하지 못한 재판진행으로 점수가 낮은 5명을 평가 하위법관으로 선정, 소속 법원장과 해당 법관에게 개별적으로 우편 통지하기로 했다.
서울변호사회에서는 하위법관의 선정 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하여 10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평가를 받은 법관만을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10명 이상의 변호사로부터 평가받은 법관 중 평균 점수 최하위를 기록한 A법관은 고압적인 태도로 윽박지르며 수시로 인격적인 모욕을 하였다는 사례와 불필요하게 소송절차를 지연하였다는 사례 등이 제출되었다. 또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B법관은 성의 없고 불성실한 재판진행은 물론 판결문에 주장하지도 않은 내용을 일방적으로 기재하는 등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사례가 제출되었다. 무려 49명의 변호사로부터 평가를 받고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C법관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법관의 언행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압적이고 모욕적인 언행을 하였다는 사례, 반말투로 말하거나 언사의 내용이 모욕적이었다는 사례, 재판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전혀 없다는 사례, 사실관계 파악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례 등이 제출되었다.
서울변호사회는 "이상 하위법관에 대해 제출된 사례 외에도,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조정 강권, 예단과 선입견, 이유 없는 소송절차 지연, 일방에 대한 불공평한 진행, 변론기회와 입증기회의 차단, 고압적 언행, 당사자나 대리인에게 모욕을 주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문제사례로 지적되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우수법관으로 선정된 22명에 대해 제출된 사례를 보면 충실한 심리, 일방에 치우치거나 예단을 드러내지 않는 재판진행, 충분한 입증기회 제공, 합리적이고 상세한 설명, 경청과 충분한 배려, 높은 사건 이해도 등이 우수법관의 요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 평가는 11월 6일 기준 서울변호사회 개업회원인 18,143명을 상대로 2020년 1월 1일부터 11월 6일까지 접수를 받았으며, 평가대상은 전국의 모든 법관인 11월 1일 기준 3,038명이다. 1,440명이 평가에 참여해 10,516건이 접수되었으며, 서울변호사회는 이중 5명 이상으로부터 평가를 받은 법관에 대한 데이터만을 집계해 분석했다.
다음은 우수법관 명단.
▲김문관 부장판사(부산고법) ▲김소망 판사(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김유진 판사(광주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 ▲김은구 부장판사(대구지법) ▲김형진 판사(서울고법) ▲노한동 판사(수원지법) ▲명선아 판사(서울중앙지법) ▲성창호 부장판사(서울동부지법) ▲손철우 판사(부산고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직무대리) ▲오권철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유영근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유창훈 부장판사(서울서부지법) ▲이준철 부장판사(서울북부지법) ▲이태수 법원장(광주가정법원) ▲인진섭 판사(서울중앙지법) ▲정완 부장판사(서울북부지법) ▲차호성 판사(대전지법) ▲최규현 부장판사(부산지법) ▲하세용 판사(서울동부지법) ▲한규현 부장판사(서울고법) ▲한성수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허선아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