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권의 경제를 자랑하는 한국의 2019년 기업법무 시장은 어땠을까? 리걸타임즈가 M&A와 금융, 조세, IP와 IT 등 모두 16개 업무분야로 나눠 기업법무가 활발한 주요 로펌의 업무실적을 분석했다. IPO와 건설경기가 위축되고 M&A 거래가 감소하고 있으나 해외투자 등 아웃바운드 M&A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TMT 분야에서도 방송통신사업자들 사이에 대형 M&A가 성사되는 등 시장의 변화가 거듭되고 있다.
경쟁의 핵심요소는 전문성
법률회사들의 리그테이블에선, 대형 로펌들이 시장을 리드하는 가운데 부티크펌들이 활발하게 사건을 맡아 수행하며 입지를 넓히는 고무적인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업무분야에 따라 기동성과 경제성을 앞세운 부티크와 대형 로펌들이 의뢰인의 선택을 쫓아 경쟁하는 이중적인 구조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의 핵심 요소는 전문성.
리걸타임즈가 16개 업무분야의 주요 케이스와 시장동향을 추적하며 주요 로펌들의 경쟁력을 분석했다. 리걸타임즈가 창간 12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사내변호사 상대 설문조사 결과와 로펌별 업무실적, 리걸타임즈가 자체 확보한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이나 취재의 한계 등으로 리그테이블에 미처 반영되지 못한 로펌들도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M&A 및 회사법
Mergermarket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한국시장에서 약 262건, 거래금액 총 259억 달러의 M&A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같은 기간의 290건, 328억 달러 규모에 비해, 금액 기준 21% 가량 감소한 것으로, 시장에선 M&A 시장이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IMM Private Equity의 린데코리아 인수, SKC의 KCFT 인수, S&I Corporation의 서브원 매각, 사우디 아람코의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 MBK 파트너스의 롯데카드 인수,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거래금액이 5000억원 이상을 상회하는 다수의 메가딜이 성사되는 등 2019년 M&A 시장에선 대형 M&A 거래가 오히려 활발하게 이루어진 측면도 함께 존재한다.
아웃바운드 M&A 11.1% 증가
광장 M&A팀의 한 변호사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딛고 글로벌 시장에서 교두보를 만들기 위한 아웃바운드 M&A, 즉 해외 기업 인수가 크게 눈에 띄었다"며 "Mergermarket 집계에서도 3분기까지의 한국 아웃바운드 M&A가 52억 달러(32건)로, 전년 같은 기간의 47억 달러(31건)보다 11.1%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분쟁으로 인해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전체 M&A 중 인바운드 M&A의 비중도 전년 같은 기간의 12.4%에서 4% 이상 늘어난 16.7%를 차지했다. 2019년 3분기 누적 한국시장에서의 전체 M&A 중 크로스보더 거래를 제외한 국내 M&A 거래의 비중은 83.3%다.
김앤장 M&A팀의 한 변호사는 또 "2019년 M&A 시장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국내 주요 그룹의 경영진이 젊어짐에 따라 보수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비핵심사업은 과감하게 매각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국내외에서 기술력있는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신속한 기술확보 및 위험 분산을 위해 과거 경쟁관계에 있던 기업과도 과감하게 합작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생성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시장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미국 대선 등 각국의 빅 이벤트와 미중 무역전쟁의 지속 가능성,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중국 등 아태지역의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자국기술의 보호 등을 위한 CFIUS(미 외국인투자심의위) 등 보호장벽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내 경기를 이끌던 반도체, 자동차 등의 성장침체와 임금인상 등의 영향 등도 M&A 시장에선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빅 5' 시장점유율 76% 넘어
블룸버그 등의 M&A 리그테이블을 보면, 거래금액, 거래건수 모두 1위의 실적을 자랑하는 김앤장을 비롯해 거래금액 기준으로 법무법인 태평양, 율촌, 세종, 광장의 순서로 많은 M&A 거래에 자문하며 이들 5대 로펌이 리그테이블의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거래금액 기준으로 5대 로펌의 시장점유율이 76%를 넘는다.
이어 화우, 케이씨엘, 양헌, 지평 등과 함께 스타트업 전문인 세움, 이성훈 변호사가 이끄는 KL 파트너스, 최영익 변호사가 지휘하는 넥서스, 김영주, 김광복 변호사 등이 포진한 LAB 파트너스, 인수 · 합병 자문과 함께 경영권 분쟁 등에서 활약하는 법무법인 기현, 법무법인 린, 법무법인 리앤파트너스, 중소기업 법무에 특화한 로펌 고우, 위어드바이즈, 디라이트 등 M&A와 스타트업 부티크들의 자문이 돋보이는 것이 한국 M&A 시장에서의 특징 중 하나로, M&A 전문 부티크들의 활동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안식, 김희제 변호사 등이 포진한 한결도 M&A와 회사법 자문이 활발한 중견로펌 중 한 곳이다.
한결, 판교 분사무소 운영
유력 PEF들을 의뢰인으로 두고 있는 한결은 "한일오닉스, 네오바자르, 창원에너텍, 앤에치앤고도, 직방, 아이로보 등의 인수 업무를 자문했다"고 소개했다. 또 유니콘으로 도약을 앞두고 있는 게임회사 블루홀-펍지, 인도 무선결제앱 시장을 선도하는 밸런스히어로, 국내의 대표적인 AI 비즈니스 기업인 마인즈랩의 시리즈C 전환상환우선주(RCPS) 신주투자유치 자문, 카카오페이지의 콘텐츠 관련 기업인 다온크리에이티브와 네오바자르 인수 자문 등 스타트업 자문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한결은 2014년부터 판교에 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양헌은 최경준, 제강호 변호사와 함께 크로스보더 거래를 많이 수행하는 임석진 미국변호사 등이 활동하는 전통의 M&A 자문 강자 중 한 곳이며, 김앤장 출신의 임진석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린은 얼마 전 미국 Cognex사가 국내 인공지능기술 회사인 수아랩을 약 2300억원에 인수한 거래에서 Cognex사의 법률자문사로 활약하며 주목을 받는 등 설립 2년을 넘기며 의미 있는 자문사례가 속속 추가되고 있다.
리앤파트너스, 외국계 법인 상대 자문 인기
또 세종 출신의 이승재 변호사가 이끄는 리앤파트너스도 회사법 및 M&A 분야가 핵심 자문분야 중 하나로, 같은 세종 출신의 황백림 변호사가 나가 있는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와 연계해 유럽지역에 설립된 해외법인 인수 거래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해외 대기업의 국내 자회사 영업양도와 유명 엔터테인먼트사에 대한 투자 자문 등 꾸준히 실적이 축적되고 있으며,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법인을 상대로 한 법률자문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주주총회 소집통지부터 반드시 필요한 등기의 변경, 회사의 영업에 필요한 회사법상의 절차에 대한 자문 등 외국계 법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윤기 변호사가 이끄는 로펌 고우는 올해 주요 업무사례로, 중견 식품기업인 송학식품의 기업회생을 통한 재기와 함께 적대적 M&A를 방어하여 경영권을 안정시켰다고 소개했다. 고우는 또 최대 헤드헌터 업체 중 한 곳인 HR맨파워그룹의 경영 안정화에 대한 컨설팅을 수행하고, 제조업체인 미즈라인의 합병 및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자문했다. 단행본 《중소기업 CEO가 꼭 알아야할 법률이야기》를 펴낸 고우의 변호사들은 온라인 강의 론칭과 함께 국민연금공단, 롯데 로지스틱스, 동아제약 등 공사기업을 상대로 한 법률강의도 활발하게 제공하고 있다.
국제중재와 함께 M&A 부티크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KL파트너스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거래에 매각 측 자문사로서 참여하고 있으며, LK투자파트너스와 A2파트너스가 진행하였던 삼양옵틱스 바이아웃 거래, JKL파트너스의 여기어때 Exit 거래 등에도 자문했다. 또 삼보저축은행 매각 거래 등 금융기관 인수 · 합병 거래로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Elliott을 대리하여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주주행동주의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등 헷지펀드 관련 자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민, 정철 변호사 등이 포진한 지평은 동부제철과 채권단을 대리하여 KG스틸과 켁터스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거래에 자문하고,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를 대리한 게임제작사인 슈퍼크리에이티브 주주들로부터의 주식 매수 자문 등 다양한 거래에서 활약하고 있다. 베트남과 우크라이나 등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자문이 많은 편이며, SK계열사에 자문을 많이 수행했다.
지평, 해외시장 투자 자문 많아
이경윤, 정명재, 안보용, 정재훈, 김진오, 박종현, 권형수, 권윤구, 임신권, 조현덕, 이영민, 이수경, 최희준, 정연박, 김완석, 권창섭, 강은주, 최병민, 김태오, 김준영, 박상택, 안수빈, 안희성 변호사 등이 포진한 김앤장 M&A팀은 올해 M&A 분야의 주요 업무실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Aptiv Technologies와의 합작회사 설립 및 투자 자문(2조 4000억원), MBK 파트너스의 오렌지라이프 매각 자문(2조 3000억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문(2조원), MBK 파트너스의 코웨이 매각 자문(1조 6800억원), 롯데지주의 롯데카드 매각 자문(1조 3800억원), 한온시스템의 Magna 그룹 유압제어(Fluid Pressure & Controls)사업부 인수 자문(1조 3800억원) 등의 거래를 소개했다.
이경윤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역량은 법률실사, M&A 계약서 작성 등의 좁은 의미의 M&A 법률자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래를 위한 사전검토 단계에서부터 최종적인 성사 및 인수 이후 원활한 기업 통합, 운영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고객에게 다각적 ·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또한 투자대상의 해당 산업과 관련된 법규, 규제뿐만 아니라 주요 이슈, 동향, 향후 전망 등 실무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대상회사의 소재국가에 따른 각기 다른 준거법과 국가별 제도, 인허가, 문화적 차이까지 커버해야 하는 크로스보더M&A와 국내 대기업 그룹 간의 지배구조 개편에 있어서도 다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기업 구조개편에 관련된 최근 업무사례로 우리은행의 포괄적 주식이전 및 우리금융지주 설립, 현대산업개발의 분할 및 HDC현대산업개발 지주회사 전환, 롯데제과 등 4개사의 분할 합병, 현대중공업 분할 건 등을 제시했다.
세종 M&A팀, 성공적 세대교체 평가
세종 M&A팀은 100여명의 전문가 풀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어가고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임재우, 송창현, 김병태, 이동건, 장재영, 정준혁 변호사와 류명현 선임외국변호사 등이 활발하게 자문에 나서는 주요 변호사들이다.
한국기업의 해외 인수 · 합병 거래 중 3번째로 큰 거래(약 3조 5000억원 규모)로 평가받는 SJL파트너스, KCC, 원익 컨소시엄의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모멘티브(Momentive) 인수가 세종이 올해 수행해 종결한 대표적인 거래로 소개되며, CJ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컴퍼니(Schwan's Company) 인수(약 2조 5000억원),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약 1조 5000억원),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롯데카드 인수(약 1조 3800억원)도 세종이 수행한 거래 중 먼저 소개되는 딜들이다. 세종은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서도 자문하고 있다.
광장은 IMM Private Equity의 린데코리아 인수, MBK 파트너스의 롯데카드 주식 인수 등 PE가 참여한 대규모 바이아웃 거래를 M&A팀에서 수행한 주요 실적으로 소개했다. IMM PE와 MBK 파트너스에 법률자문을 제공했다.
특히 린데코리아 인수와 관련, 주식매매거래에 대한 자문 외에도 IMM PE의 매수자금 조달을 위한 인수금융에 대한 자문, W&I 보험 가입에 대한 자문, 매매대금을 미화로 지급함에 있어 환위험을 헷지하기 위한 통화선도계약 체결에 대한 자문, PEF 및 투자목적회사 설립에 관한 자문 등 IMM PE가 본건 거래를 함에 있어서 필요한 모든 영역에 대한 법률자문을 전반적 · 입체적으로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150여명의 전문 변호사가 각 거래마다 팀을 이루어 자문하는 가운데 김현태, 이규화, 김상곤, 이형근, 문호준, 민세동, 운용준 변호사와 넬슨 안, 에드워드 김, 전상민, 강기욱, 여장혁, 김치관 외국변호사 등이 먼저 소개된다.
태평양도 기업, PEF, 금융, 아웃바운드, 남아시아, 중국 등의 분야로 나눠 150명 이상의 전담팀을 가동하고 있다. 서동우, 한이봉, 양시경, 이준기, 이병기, 윤성조, 강한, 노미은, 김목홍, 조성민 변호사 등이 이 분야의 전문가로 소개되며, 태평양은 국내 5대 로펌 중 가장 많은 8개소의 해외사무소와 서울사무소와의 유기적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평양, 대우조선해양 매각 자문
채권단 관리 하에 있던 금호타이어가 중국의 타이어 그룹인 더블스타 그룹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경영권까지 이전한 거래에서 매수인인 더블스타를 대리했으며, 올 2월 1일 종결된,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의 지분 59.15%와 경영권을 인수하는 거래에서도 인수자 측 자문사로서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또 Affinity Equity Partners의 서브원 인수에서 AEP에 자문하고, 현재 진행 중인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의 매각과 관련해서도 자문하고 있다.
율촌은 윤희웅, 손도일, 신영수, 은성욱, 김기영, 이진국, 박재현, 신현화, 황규상, 김건, 김준형, 이수연, 김선희 변호사와 이태혁, 최충인, 이형기, 강명석, 김현경 미국변호사 등이 M&A팀의 전문가로 소개된다. 율촌은 금융, ICT, 의료제약 등 산업별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율촌의 해외사무소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가별 라인업을 바탕으로 수많은 대형 아웃바운드 M&A딜을 성공시켰다고 강조했다.
롯데손해보험 매각과 미래에셋생명을 대리한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미래에셋모바일 흡수합병 거래 자문이 율촌이 수행한 대표적인 M&A 거래로 소개된다.
김성진, 강영호, 김상만, 윤영균 변호사 등이 포진한 화우에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가 합작해 설립한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설립 과정에 참여해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의 법률자문사로서 합작법인의 정관 및 주주간협약 작성, 투자자들과의 조건 협상 등 전반적인 자문을 제공했다. 대만 퉁이그룹의 웅진식품 인수 거래에선 퉁이그룹에 자문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