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수재 변호사 되기 어려워"
"가난한 수재 변호사 되기 어려워"
  • 기사출고 2009.03.0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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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의원]
다음은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이 2월 12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변호사시험법안에 대해 반대토론한 내용이다.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변호사시험법안은 기존의 로스쿨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서 그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변호사가 될 수 있는지 그 시험에 대해서 규정하고 있다.

◇강용석 의원
결론부터 얘기하면, 지금 나와 있는 시험법안은 굉장히 졸속적으로 만들어진 법안이라고 할 것이다.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전공을 반영한 변호사들을 사회에 진출시켜서 사회가 원하는 다양한 수요의 법률 수요를 충족시키자 하는 취지에서 로스쿨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법시험보다 과목 수 적어

그런데 시험과목을 보면, 현행 사법시험보다도 과목 수가 더 적고, 그리고 현행 사법시험보다도 훨씬 내용이 없는 그런 시험으로 3년간 교육한 로스쿨 학생들을 시험보게 해서 변호사로 바로 나오게 하는 그런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5년 동안 세 번만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서 로스쿨을 나와서 시험 세 번 떨어지면 7년간 돈을 들여 공부한 것이 물거품이 되게 만드는, 그리고 원칙적으로 로스쿨을 나오지 않으면 시험 자체를 보지 못하게 하는, 진입 자체를 제한하는 장벽을 만들고 있는 법이다.

더군다나 로스쿨이 기존의 법대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그대로 유지시키는 방식이 돼서는 곤란하다. 현재의 시험제도로 하면 그런 방식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왜 그러냐면 현재 법대 학부의 문제점 중에 가장 큰 것은 수업은 안 듣고 사법시험 준비만 하는 것이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시험을 보게 되면 로스쿨 3년 동안 수업 하나도 안 듣고 학원가서 시험공부만 하게 되는 그런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굉장히 높다.

이렇게 하면 현재의 상황과 똑같아지는 결과가 된다. 결국 그냥 법대에 가서 공부 4년을 하면 될 걸 학부 4년 동안은 법학을 하나도 공부를 못하게 하다가 갑자기 대학원 가서 3년만 공부를 하는데 그 3년도 기존의 법대하고 동일한 방법으로 공부하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4년 해도 충분할 걸 7년으로 늘리는 그런 불합리한 결과가 된다.

4년 공부 7년으로 늘려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되었지만, 처음에는 로스쿨을 만들 때 1년 학비 800만원에서 10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거의 모든 로스쿨이 최소한 1년에 1600만원의 학비가 없으면 유지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아마 올해가 지나고 나면 내년에는, 내가 만나고 있는 모든 로스쿨 교수들은 등록금으로 최소 2500만원을 받아야 되겠다. 왜냐하면 학생 12인당 교수 1인으로 로스쿨 제도를 만들고 있다. 그러면 그 학생들한테 받은 돈이 결국 교수 월급으로 다 나가고 만다.

과거 사법시험이 50년 동안 유지되면서 가난한 천재들을 신분상승의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로스쿨이 유지되면 저 같은 사람은 도저히 변호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배고픈 사자보다 무서운 게 배고픈 변호사라는 말이 있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 로스쿨이 계속되고 그리고 지금 이 안과 같은 변호사시험이 유지된다면 윤리의식도 없고 전문지식도 없고 오로지 들인 시간과 돈을 만회하려는 변호사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시험과목, 방법 논의해야

로스쿨이 올해 이제 시작하면 앞으로 3년이 남아 있다. 3년 동안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과목도 논의하고, 그리고 시험방법도 논의해야 된다. 과거 사법시험이 1차, 2차 이렇게 나눠져 있었는데 이걸 합치면서 과목 수를 공법, 민법, 형사법…과목도 불분명하다. 공법, 민법, 형사법 세 가지 법만 가지고 시험을 봐 가지고 그것도 5년간 세 차례만 보게 하는 그런 방식의 시험제도로는 도저히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다양한 법률수요를 충족하는 변호사를 만들어 낼 수도 없거니와 결국 로스쿨을 위한 시험만이 될 뿐이다.

우리가 로스쿨 제도를 시행한 이유는 국민을 위한 변호사를 만들기 위해서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로스쿨 교수들, 로스쿨을 위한 시험이 되어 가지고는 도저히 우리가 원하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equity@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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