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경제관련 부처에서 퇴직한 공직자 중 대형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에 가장 많이 취업한 곳은 금융감독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퇴직 공직자들이 로펌과 회계법인에 취업한 이후 연봉이 수직으로 상승, 관료 출신 공직자가 지나친 전관예우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기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5개 경제 관련 기관에서 김앤장 등 6개 로펌과 삼정을 비롯한 4대 회계법인 등 총 11개 법무법인, 회계법인, 세무법인으로 이직한 퇴직 공직자는 총 336명에 이른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10년 동안 가장 많은 75명이 합류했으며, 그다음으로는 삼일회계법인이 40명, 안진회계법인이 38명 순이었다.
이직한 기관별로는 금융감독원이 13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행 104명, 국세청 51명, 기획재정부 27명, 금융위원회 24명 순이었다. 금융감독원 출신의 경우는 130명 중 115명이 로펌으로 이직했다. 반면 한국은행 출신은 92명이 회계법인으로 이직해 기관별 차이를 보였다.
이들 경제 관련 기관에서 퇴직자들이 대형 로펌과 대형 회계법인으로 이직한 후 평균 연봉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국세청에서 김앤장으로 옮긴 공직자들의 경우 4억 6,206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에서 퇴직하고 법무법인 화우로 옮긴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퇴직 전과 비교해 4억 3,569만원이 올랐다. 기획재정부에서 퇴직하고 김앤장으로 옮긴 공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3억 7,600만원이 올랐다.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 국세청 출신들의 연봉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기상 의원은 "경제부처는 기업을 조사하고 규제하는 등의 권한을 가졌다는 점에서 경제부처 퇴직자들이 로펌과 회계법인 등에서 공직 경력을 활용해 기업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취업의 자유 이전에 공직 윤리를 바로 세우기 위한 각종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