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소셜미디어(SNS)에 '토익 고득점이 가능하니 문의해달라'는 취지의 광고를 내고 수험생을 모은 뒤 23회에 걸쳐 의뢰인들에게 몰래 답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그 대가로 의뢰인들로부터 각각 500만~150만원을 받았다. 이중 일부를 사촌동생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은 A씨에겐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적용되었다.

A씨는 의뢰인과 함께 토익 시험에 응시한 후 시험을 보던 중 자신이 작성한 시험 답안을 미리 준비해 둔 쪽지에 옮겨 적은 다음, 시험 감독관의 허락을 받아 화장실에 가 그곳에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를 이용해 위 답안이 적힌 쪽지를 사진으로 촬영해 응시자들의 휴대폰으로 전송했다. 의뢰인들 역시 시험 감독관의 허락을 받아 화장실에 가 그곳에 미리 숨겨둔 휴대전화를 이용해 A씨가 전송한 답안을 미리 준비한 쪽지에 옮겨 적은 다음 다시 시험을 보던 장소로 돌아와 위 쪽지를 보고 A씨가 알려준 답안을 자신의 OMR 답안지에 옮겨 적은 후 이를 감독관에게 제출했다.

A씨는 같은 층의 시험장에서 시험을 친 의뢰인에겐 본인이 작성한 답안 쪽지를 화장실에 숨겨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의뢰인과 사전에 약속한 위치에 숨겨놓으면 의뢰인이 화장실에 가 숨겨둔 쪽지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A씨는 2021. 7. 11. 시행된 438회 토익부터 2022. 10. 15. 시행된 472회 토익까지 여러 회차의 토익시험 등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김 판사는 "A는 토익 시험 등에서 고득점을 얻게 해주겠다고 광고하여 응시자들을 모집함으로써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하였고, 중간에 화장실을 이용한다고 하면서 답안지를 가지고 나가 미리 숨겨놓은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촬영, 전송하는 등 범행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여 범행수법도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하고, "범행수익이 확인된 것만 8,000만원을 넘고, 범행의 동기도 도박자금을 얻기 위한 것으로서 비난가능성이 높으며, A는 응시자들과 공모하여 범행한 것을 약점 삼아 응시자들로부터 도박자금을 차용하기까지 하였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A씨에게 돈을 주고 답안을 건네받은 응시생들에게도 "취업, 이직, 졸업, 편입 등을 위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토익시험 등에서 고득점을 얻고자 부정행위를 하여 범행동기가 비난할 만하고, 시험의 공정성과 신뢰를 해치고 선량한 응시자들에게 박탈감을 안겨 그 피해도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