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건물 소유주 반대 이유 쪽방 전입신고 거부 위법"
[행정] "건물 소유주 반대 이유 쪽방 전입신고 거부 위법"
  • 기사출고 2024.07.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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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주민등록 질의 · 회신 사례집은 내부지침 불과"

A씨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지역의 쪽방 건물 호실에 대해 월 차임 32만원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동자동을 관할하는 남영동장에게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했으나, 남영동장은 '해당 건물의 소유자가 전입신고를 받지 말라고 요청했다'는 이유로 A씨의 전입신고 수리를 거부했다. 남영동장은 그 근거로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1 주민등록 질의 · 회신 사례집'을 들었다. 사례집에는 '회사 기숙사나 방별 임대 등의 형태로 동거인과 같이 가족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자와 동일 거주지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도 별도 세대구성이 가능하지만, 임대차계역으로 거주하는 경우 건물 소유주 및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 보장을 위해 동일 주소지 내 세대분가에 대한 소유주 및 임대인의 동의 ·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A씨는 "주민등록법 6조에 규정된 주민등록 요건을 구비하고 있음에도, 남영동장은 단지 내부처리기준에 불과한 '2021 주민등록 질의 · 회신 사례집'에서 정한 소유주 동의 요건을 결여했다는 이유로 전입신고 수리 거부처분을 한바, 관계 법령에 반하는 전입신고 수리 거부처분은 위법하다"며 남영동장을 상대로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2024구합52472)을 냈다. 주민등록법 6조는 "시장 · 군수 또는 구청장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그 관할 구역에 주소나 거소를 가진 다음 각 호의 사람을 이 법의 규정에 따라 등록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송각엽 부장판사)는 6월 13일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전입신고 수리 거부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헌법 14조, 37조 2항 등 헌법 규정들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비록 주민들의 거주지 이동에 따른 주민등록 전입신고에 대하여 행정청이 이를 심사하여 그 수리를 거부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는 자칫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거주 · 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시장 등의 주민등록 전입신고 수리 여부에 대한 심사는 주민등록법의 입법 목적의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한편 주민등록법은 시(특별시 · 광역시는 제외한다) · 군 또는 구(자치구를 말한다)의 주민을 등록하게 함으로써 주민의 거주관계 등 인구의 동태를 상시로 명확히 파악하여 주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행정사무의 적정한 처리를 도모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고(제1조), 시장 등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그 관할 구역에 주소나 거소(이하 '거주지'라 한다)를 가진 자를 등록하여야 한다(제6조)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보면, 전입신고를 받은 시장 등의 심사 대상은 전입신고자가 30일 이상 생활의 근거로서 거주할 목적으로 거주지를 옮기는지 만으로 제한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전입신고자가 거주의 목적 이외에 다른 이해관계에 관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무허가건축물의 관리, 전입신고를 수리함으로써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미치는 영향 등과 같은 사유는 주민등록법이 아닌 다른 법률에 의하여 규율되어야 하고, 주민등록 전입신고의 수리 여부를 심사하는 단계에서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09. 6. 18. 선고 2008두1099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고 전제하고, "주민등록법상 요건과는 무관한 처리기준만을 근거로 원고의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이 사건 호실에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전세권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현재 거주하고 있고, 피고가 전입신고 수리 거부처분 당시 원고의 거주요건을 심사하여 처분에 이르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2021 주민등록 질의 · 회신 사례집은 행정조직 내부에서 행정편의상 일응의 사무처리 기준으로서의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는 내부지침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과 재단법인 동천의 변호사들이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무료로 A씨를 대리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