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업무 관리방법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며 위탁업체로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경비반장을 해고했던 서울 강남의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부당해고로 판정한 중앙노동위원회와의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어 정당하고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5월 30일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반장 A씨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판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노위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20두47908)에서 중노위 위원장과 피고보조참가한 A씨의 상고를 기각, "재심판정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고는 원고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에 따른 경비업무 관리 운영상의 어려움, 원고의 전문성 부족과 관리능력 결여, 최저임금 인상과 퇴직금 부담 증가 등 비용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아파트의 경비업무에 대한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함에 따른 것으로서 객관적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는 아파트 경비업무의 위탁관리 용역계약 체결을 제한경쟁입찰, 최저가낙찰 방식으로 입찰에 부치면서 경비원 등의 연령은 70세 미만으로 함을 원칙으로 하되 현재 근무자를 고용할 때에는 연령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하였고, 기존 근무 중인 경비원에 대한 고용은 전원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여 원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B사는 위 조건을 그대로 수용하였다"고 지적하고, "원고는 참가인(A)에 대한 해고를 피하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는 아파트의 경비업무 전체를 B사에 위탁하면서 경비원 전부를 해고하고, 이들 전부의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제시하였으므로, 해고의 기준에 차별이 없어 합리적이고 공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해고와 관련하여)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경비반장 A씨에 대한 해고는 정리해고의 제반 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는 것이 항소심의 판단.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를 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대법원도 "입주자대표회의인 원고가 아파트의 관리업무 중 경비업무를 자치관리 방식에서 위탁관리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한 후 수탁업체로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피고보조참가인을 해고한 것이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어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에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신지가 항소심부터 원고를 대리했다.
◇사실관계=아파트 관리사무소 산하에 관리팀, 안전팀, 기계팀, 전기팀, 건축팀을 두고 약 140명의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아파트를 관리하던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17년 10월 아파트 경비업무를 기존의 자치관리 방식에서 위탁관리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의결하고, 이를 압구정현대아파트 경비원 등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에 알렸다. 입주자대표회의는 2018년 2월 B사와 아파트 경비업무의 위탁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또 개정 공동주택관리법 65조 6항의 '근로자에게 업무 이외의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명령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에 따른 경비업무 관리 운영상의 어려움, 입주자대표회의의 전문성 부족과 관리능력 결여, 최저임금 인상과 퇴직금 부담 증가 등 비용 상의 문제 등의 사유로 A씨를 포함한 소속 경비원들에게 해고를 통지했으나, B사로의 고용승계를 거부한 A씨는 부당해고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노위는 'A씨에 대한 해고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입주자대표회의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했으며, 근로자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정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했으나, 중노위가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구제신청을 인용, 압구정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소송을 냈다.
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 경비업무의 위탁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한 B사는 용역계약을 체결한 2018년 2월 아파트 경비원 중 관리방식의 변경에 동의하여 사직하거나,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방식 변경 과정에서 해고한 경비원 근로자들과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입주자대표회의에게 아파트 경비용역을 제공하고 있으며,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이후로도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전팀을 제외한 관리팀, 기계팀, 전기팀, 건축팀 소속 약 40명의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 경비업무를 제외한 관리업무를 여전히 직접 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