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주식병합 뒤 법원 허가 없이 소액주주 단주 취득 · 소각 위법"
[상사] "주식병합 뒤 법원 허가 없이 소액주주 단주 취득 · 소각 위법"
  • 기사출고 2024.06.1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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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생고뱅코리아홀딩스, 소액주주에 손해배상하라"

회사가 주식을 병합한 뒤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고 소액주주가 보유한 단주(端株 · 1주 미만의 주식)를 취득 · 소각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대주주가 소액주주를 몰아내는 이른바 '스퀴즈아웃(Squeeze Out)' 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이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vs 광장

서울고법 민사18-1부(재판장 왕정옥 부장판사)는 5월 3일 생고뱅코리아홀딩스(옛 한국유리공업)의 소액주주 15명이 "단주를 위법하게 취득했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2023나2049630)에서 이같이 판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1심을 깨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모두 2억 1,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이 원고들을 대리했다. 생고뱅코리아홀딩스는 법무법인 광장이 대리했다.

2018년 11월 자진상장폐지를 신청해 같은 해 12월 상장폐지된 생고뱅코리아홀딩스(생고뱅)는 당시 소액주주에 대한 보호방안으로서 정리매매기간과 상장폐지일 후 6개월 동안 소액주주가 보유한 생고뱅 주식을 보통주식 1주당 54,300원, 우선주식 1주당 41,925원에 매수했다. 이에 따라 자기주식과 계열사가 보유한 생고뱅 주식을 제외한 소액주주의 주식 비율이 1.37%가 되었다.

생고뱅은 이어 두 차례에 걸친 유상감자를 한 후 주식 수 간소화와 경영효율성 제고를 이유로 2021년 3월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를 거쳐 액면가 5,000원이었던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 100주당 액면가 50만원의 1주로 병합했다. 이와 같은 주식병합으로 단주로 된 생고뱅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원고들에게 생고뱅이 A회계법인이 작성한 주식가치 평가보고서를 토대로 2021년 5월 12일 1주당 대금 4,575,903원을 지급하고 원고들의 단주를 자기주식으로 취득한 뒤 이를 소각하자 원고들이 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회사가 원고들의 단주를 자기주식으로 취득하려면 상법 443조 1항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고 원고들의 단주를 위법하게 취득했다"며 "이로 인해 원고들은 피고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원고들의 단주를 취득했다면 그 대가로 지급했을 적정한 단주 대금과 피고가 원고들의 단주를 1주당 4,575,903원으로 임의로 계산해 지급한 단주 대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상법 443조 1항은 주식병합으로 발생한 단주에 대해 원칙적으로 단주에 해당하는 주주의 주식에 대해 발행한 병합 후의 신주를 경매하여 그 대금을 종전의 주주에게 지급하되, 예외적으로 거래소의 시세 있는 주식은 거래소를 통하여 매각하고, 거래소의 시세 없는 주식은 법원의 허가를 얻어 경매 외의 방법으로 매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먼저 "상법 제341조의2는 회사가 단주의 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문언 해석상 회사가 특정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사유를 열거하고 있는 위 규정이 단주를 처리할 경우에 거쳐야 하는 절차에 관한 규정인 상법 제443조 제1항을 배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만약 회사가 단주를 자기주식 취득으로 처리할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을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면 회사는 실체적 · 절차적 제한 없이 단주의 가격을 결정할 수 있게 되는바, 이는 매매가액의 적정성을 확보함으로써 단주를 보유한 주주와 단주를 보유하지 않은 주주 사이의 공평을 유지하기 위한 상법 제443조 제1항의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회사는 단주의 처리를 위해 자기주식으로 취득할 경우에도 상법 제443조 제1항에 따른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는 단주에 대하여 경매를 하거나 거래소의 시세 있는 주식으로서 거래소를 통하여 매각하는 방법이 아니므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전제하고, "피고는 비상장법인으로서 그 주식은 비상장주식에 해당하고, 피고가 원고들의 단주를 자기주식으로 취득하기 위해서는 원고들에게 상법 제443조 제1항에 따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적정하게 산정된 단주 대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는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고 원고들에게 A회계법인을 통하여 작성한 주식가치 평가보고서에 따라 2020. 12. 31. 기준 피고의 순자산가치인 472,150,867,286원을 발행주식 총수인 103,182주로 나눈 1주당 4,575,903원(원 미만 버림)으로 산정한 단주 대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는 상법 제443조 제1항을 위반한 위법한 단주의 처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원고들에게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

재판부는 "A회계법인이 실시한 주식가치 평가는 피고가 제공한 2018, 2019, 2020년도 재무제표를 기초로 하고 있는데, 위 각 재무제표에 의하면 피고가 2020. 12. 31.을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22,113주는 자산으로 인식된 것이 아니라 자본의 감소로 회계처리가 되었으므로, A회계법인의 주식가치 평가에 따라 산정된 피고의 순자산가치에는 피고가 보유한 위 자기주식의 가치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와 같이 산정된 피고의 순자산가치를 기초로 하면서 피고가 당시 실행한 바와 같이 이를 자기주식을 포함한 발행주식 총수 그대로 나누어서 1주당 주식 가치를 산출하게 되면, 단주를 보유한 주주와 단주를 보유하지 않은 주주 사이에 실질적인 공평을 도모하기 어렵고 소액주주의 보호이념에도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부당하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은 적정한 수준보다 저가로 산정된 단주 대금을 지급받는 현실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의 단주 처리에 관한 피고의 위와 같은 잘못은 피고가 상법 제443조에 따른 법원의 허가를 신청하였더라면 충분히 시정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와 관련, "2021. 5. 12. 당시 피고 주식의 적정한 1주당 주식가치는, 피고의 순자산가치인 472,150,867,286원을 발행주식 총수인 103,182주에서 자기주식의 수인 22,113주를 공제한 81,069주(=103,182주-22,113주)로 나눈 5,824,062원(= 472,150,867,286원÷81,069주, 원 미만 반올림)으로 산정함이 타당하다"며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1주당 4,575,903원을 기준으로 산정된 단주 대금을 지급받았으므로, 단주 1주당 1,248,159원(=5,824,062원-4,575,903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손해액을 위 1,248,159원에 원고들이 각자 보유하던 단주의 수를 곱한 금액으로 정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