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척추 수술 뒤 간호조무사가 환자 피주머니관 고정…의료법 위반 유죄"
[의료] "척추 수술 뒤 간호조무사가 환자 피주머니관 고정…의료법 위반 유죄"
  • 기사출고 2024.06.1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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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피주머니관 고정, 진료보조행위 범위 넘어"

서울 강남구에 있는 병원의 신경외과 의사인 A(42)는 2019년 6월 11일 오후 4시쯤 환자의 척추 수술을 하고 난 뒤 위 환자의 피주머니관 고정작업을 간호조무사인 B(44)에게 지시, B가 혼자 의료용 바늘과 실로 위 환자의 피부와 피주머니관을 고정했다. A와 B는 공모하여 무면허의료행위를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됐다. 이 병원의 대표원장 C(53)도 양벌규정에 따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피고인들은 재판에서 "B가 한 시술은 피주머니관의 고정이 아니라 '재'고정 작업이고, 이는 진료보조행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그러나 의료법 위반 유죄를 인정, A에게 벌금 700만원, B에게 벌금 300만원, C에게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먼저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로서의 '진료보조업무'는 의사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진료행위에 관하여 간호사 등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이를 보조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의사가 구두로 지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 의료행위를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가 행하였다면 이는 진료보조행위라고 볼 수는 없고(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1337 판결 등 참조), 의사가 간호사에게 진료의 보조행위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위임할 수는 있으나,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진료행위 자체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위임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으므로,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나 위임을 받고 그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6도 2306 판결 참조)"고 밝혔다.

이어 "B가 한 시술(이 사건 시술)은 의학적 전문지식이 있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는 진료보조행위의 범위를 넘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간호조무사인 B가 A와 공모 하에 단독으로 이 사건 시술을 한 이상 이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시술은 신체에 바늘을 통과하여 매듭을 짓는 작업이다. 이는 침습적 의료행위로서, 설령 그 위험성이 구체화 되지 않아 상해 등으로 실현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추상적 위험이 존재하고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이 사건 시술 자체의 위험성 등에 비추어 보면, 피주머니관을 재고정하는 작업이라 하더라도, 이는 의사가 직접 하거나 적어도 옆에서 환자의 상태나 시술 상황을 살펴가며, 그 방법 등을 지시 내지 조절하여야 하는 의료행위로서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도 "①이 사건 시술이 의사에 의하여 고정되었던 피주머니를 재고정하는 작업이라 하더라도, 기존 봉합사를 제거한 이후부터는 고정과 동일한 방법으로 봉합사를 이용하여 신체에 바늘을 통과시켜 환자의 피부와 배액관을 고정하게 되는 점, ②기존에 고정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피부의 특성상 한 번 바늘이 통과한 위치와 동일하게 다시 바늘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시술은 새로운 침습적 행위가 되는 점, ③피고인들은 재고정행위를 테이프를 이용하여 하기도 하므로, 재고정행위로 인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생길 우려가 적다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 시술과 테이프를 이용한 재고정행위가 배액관 고정이라는 동일한 결과에 이른다 하더라도 이 사건은 결과가 아닌 그 과정에 대한 문제이므로, 테이프를 이용한 재고정행위에 위해발생의 가능성이 없다고 하여 이 사건 시술도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B가 이 사건 시술을 한 것은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달리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에 피고인들이 상고했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도 5월 17일 "원심의 판단에 의료법 위반죄에서의 간호조무사의 진료보조행위,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2024도637).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