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이유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이유
  • 기사출고 2024.06.0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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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위 지시 불복 등 징계사유 인정되면 징계 받아"

국내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도 법무법인에 대한 종속관계가 인정될 경우 근로자로 볼 수 있어 변론 중 쓰러져 숨진 사고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서울행정법원 판결 보도에 독자들의 조회가 쏟아지고 있다.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보통 일정 경력을 갖추어 선정되는 파트너(Partner) 변호사와 그 전 단계의 어소시에이트(Associate) 변호사로 구분되는데, 파트너 변호사도 사용자인 법무법인과의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여 왔다는 실질적으로 근로자라는 게 이 판결의 핵심 판시사항이다.

재판부는 우선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를 인용,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민법상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 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판결문엔 또 국내 굴지의 로펌인 이 로펌 변호사들의 근무형태를 알 수 있는 여러 대목이 나온다.

'OFC MANUAL for professionals' 준수하며 업무 수행

재판부에 따르면, 이 로펌은 변호사들의 업무수행에 관한 각종 유의사항 내지 가이드라인을 담은 내부규정인 '송무변호사 Manual', 'OFC MANUAL for professionals'를 마련하여 변호사들로 하여금 준수하도록 하였다. 특히 'OFC MANUAL for professionals' 규정은 업무 관련 유의사항 외에도 근무시간, 타임시트(Time Sheet) 기재, 휴가 · 병가 · 휴직 및 출장 등 각종 복무에 관한 유의사항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데, 광주고법 재판에서 변론 중 쓰러져 숨진 이 로펌 소속 A 파트너 변호사 역시 위 각 규정의 적용을 받았고, 이를 준수하며 업무를 수행했다.

이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에게 출근 및 퇴근 시간이 별도로 정해져 있진 않았다. 그러나 숨진 A 파트너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사들은 협업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대부분 일정한 출근시간을 지켰고, 휴가와 출장에 있어서도 사전에 운영위원회에 보고했다. 근무 장소 역시 법무법인이 지정한 사무실로 고정되어 있었다.

A 변호사는 다른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빌러블 아우어(Billable hour, 회의, 서면 작성, 재판 출석 등 수임 사건과 관련하여 일한 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의뢰인에게 청구할 수임료의 산정기준이 됨)와 오피스 아우어(Office hour, 수임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행정업무, 교육, 기타 업무 등과 관련하여 일한 시간)를 기재한 타임시트를 매일 작성하여 통합프로그램에 입력했다. 해당 법무법인은 타임시트를 관리하면서 이를 변호사들의 근무상황 파악 자료, 급여산정의 고려 요소로 활용하였다.

법인 차원에서 수임한 사건들은 운영위원회의 결정으로 파트너 변호사들에게 배당되었는데, A 변호사가 수행한 업무의 대부분은 위와 같이 운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배당한 것들이었다. A 변호사는 법인에서 마련한 '전문가의 포상과 징계에 관한 규정'을 적용받았으며, 이에 따르면 파트너 변호사의 경우에도 법인의 제 규정을 위반하거 나 정당한 사유 없이 운영위원회의 업무상 지시 · 지휘 · 감독에 불복하는 등 징계사유가 인정되면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의 징계를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들어 파트너 변호사인 A 변호사가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는 근로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