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푸빌딩 사건' 관련 2,600억 ISDS, 한국 정부 승소
'화푸빌딩 사건' 관련 2,600억 ISDS, 한국 정부 승소
  • 기사출고 2024.06.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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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SID, "위법한 투자는 ISDS에서 보호받지 못해"

중국 베이징 중심가에 위치한 3개동의 오피스 빌딩인 화푸빌딩 인수에 관련된 수천억원의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발생한 이른바 화푸빌딩 사건의 주역 중 한 명인 중국 국적의 Fengzhen Min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약 2,641억원의 금전배상을 청구한 투자자중재(ISDS)에서 한국 정부가 전부 승소했다.

이 사건을 심리해온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5월 31일 "청구인의 투자는 그 목적의 불법성이 인정되고, 청구인이 설립한 ㈜백익인베스트먼트(Pi Korea)는 청구인이 시가 1조 5,000억원의 화푸빌딩을 매수할 목적으로 우리은행으로부터 PF 대출을 받기 위해 설립한 회사여서 그 주식이 한-중 투자협정상 보호되는 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민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중재판정부는 또 청구인 측으로 하여금 한국 정부의 법률비용 및 중재비용 중 합계 약 49억 1,260만원과 지급시까지의 이자를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

이번 ISDS는 한국 정부가 승소한 세 번째 ISDS이자 본안 심리절차까지 진행하여 전부 승소한 첫 ISDS 사건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근 한국 정부가 승소한 Fengzhen Min이 제기한 청구액 2,641억원의 투자자중재에 대한 ICSID의 케이스 안내
◇최근 한국 정부가 승소한 Fengzhen Min이 제기한 청구액 2,641억원의 투자자중재에 대한 ICSID의 케이스 안내

민씨가 2020년 8월 ICSID에 ISDS에 제기할 당시의 청구액은 약 2조원. 최종 청구액은 2,641억원으로 줄었지만, 민씨는 금전배상 외에도 한국이 한-중 투자협정을 위반하였다는 확인을 구하고, 위자료와 함께 우리은행이 근질권을 실행하여 Pi Korea의 주식을 외국 회사에 매각한 것과 관련, 주식의 원상회복도 청구했다.

민씨는 ISDS에서 본인이 국내에 설립 · 보유한 Pi Korea에 대한 우리은행의 담보권 실행과 민사법원의 판결이 위법한 수용에 해당하며, 민 · 형사 소송에서의 법원의 판단과 수사기관의 수사 등이 투자협정상 사법거부 및 공정 · 공평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➀청구인이 주장하는 투자는 불법적 투자이므로 한-중 투자협정상 보호되는 투자에 해당하지 않고(투자의 불법성), ➁우리은행의 행위는 대한민국에 귀속되지 않으며, ➂법원의 판단과 수사기관의 수사 등은 적법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특히 투자의 불법성과 관련하여, 한-중 투자협정상 보호되는 투자는 투자유치국의 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투자로 제한되며, 민씨의 Pi Korea 설립 및 주식 취득은 민씨가 우리은행 임직원에게 금품 등 이익을 공여하고 3,800억원 상당의 부실대출을 받아 중국 내 화푸빌딩을 구매하기 위한 불법적 계획의 일부에 불과해 한국의 국내법을 위반한 불법적 투자로서 투자협정상 보호되는 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씨는 위 거액의 부실대출을 받기 위해 우리은행 임직원에게 대가를 공여했다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어 2017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KL 파트너스 · King & Spalding vs 율촌 · Allen & Overy

중재 제기부터 판정까지 약 4년이 소요된 이번 ISDS에서 민씨는 법무법인 KL 파트너스와 미국 로펌 King & Spalding, 중국의 Hui Zhong Law Firm이 대리했다.

한국 정부는 법무법인 율촌, 최근 Shearman & Sterling과 합병한 Allen & Overy가 대리했다.

한국 정부 측 변호사로서 이번 ISDS 승소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율촌의 우재형 변호사는 "한국 정부가 전부 승소함으로써 수천억원의 국부유출을 막기도 했지만, 위법한 투자를 한 자를 보호하는 것은, 정당하고 적법한 외국 투자자를 보호함으로써 국제투자 활성화 및 전세계 경제발전을 도모하려는 ISDS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바,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ISDS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한 의미 있는 중재 판정"이라고 4년간 치열한 공방을 펼친 소회를 전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