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포괄임금 항목에 연차수당 불포함…미사용 연차수당 지급 안 한 요양원 대표 유죄
[노동] 포괄임금 항목에 연차수당 불포함…미사용 연차수당 지급 안 한 요양원 대표 유죄
  • 기사출고 2024.05.2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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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근로자 이의 한 적 없다고 합의 성립 아니야"

상시 1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서울 성북구에 있는 요양원을 운영하는 A씨는 2021년 10월 18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약 1년 3개월간 위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고 퇴직한 B씨의 2022년 미사용 연차수당 146,560원과 2023년 미사용 연차수당 846,560원 등 총 합계 993,120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북부지법 조미옥 판사는 3월 14일 근로기준법 위반 유죄를 인정,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2023고정1340). 조 판사는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포괄임금의 항목에 연차수당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피고인과 근로자대표 사이에 연차휴가를 휴무로 대체하기로 하는 서면합의가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또 B가 그동안 연차수당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한 적이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연차수당에 관한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A와 변호인은 재판에서 "요양원의 근로형태가 주 6일을 기준으로 주간근무 2일, 야간 근무 2일, 휴무 2일의 사이클이 반복되는 구조이므로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규정인 근로기준법 60조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고, 미사용 연차수당의 미지급에 관한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 판사는 그러나 "연차 유급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62조). 위 규정에 의하면 연차 유급휴가를 휴무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근로자대표자와의 서면합의'가 필요하고, 사용자의 일방적인 지시나 권고만으로는 유급휴가의 적법한 대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임금 항목 제9항에는 『9. 연차수당: 연차유급휴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여하되, '을'(B를 지칭함, 이하 같다.)은 앞으로 발생될 연차휴가일에 대하여 미리 수당으로 대체하여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에 동의한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을'은 연차휴가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되지 않는다』라고 기재하였으나, 임금 항목 제1항에는 월급액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명시하면서 제2항 임금의 구성항목에 『상기 월급액은 포괄임금제의 형태로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구성된다』라고 규정하고 기본급, 야간수당, 연장수당, 기타수당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위 기본급과 수당들을 합하면 월급액에 이르는 점, 반면 연차수당은 위 임금의 구성항목에 산입되지 아니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제9항에서 연차유급 휴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여하는 것으로 규정한 점, 피고인과 근로자대표 사이에 연차휴가를 휴무로 대체하기로 하는 서면합의가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B가 그동안 연차수당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당연히 피고인과 B 사이에 연차수당에 관한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추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B 사이에 연차수당의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그 밖에 피고인이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며, 피고인에게는 위와 같은 연차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2016도1060)에 따르면,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 ·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 · 야간 · 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