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담뱃값 오른 뒤 재고 판매한 한국필립모리스에 추가 부담금 부과 적법"
[행정] "담뱃값 오른 뒤 재고 판매한 한국필립모리스에 추가 부담금 부과 적법"
  • 기사출고 2024.05.2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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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개정법령 적용 대상"

2015년 1월 담뱃세 인상을 앞두고 재고를 쌓아두다가 이후 인상된 담뱃세를 반영한 가격으로 담배를 판매한 한국필립모리스에게 추가로 세금을 물린 것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에 이어 이번에는 부담금과 출연금을 추가로 부과한 것도 적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부(주심 이동원 대법관) 5월 23일 한국필립모리스가 "2015년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 517억여원과 폐기물부담금 17억여원, 연초생산안정화재단 출연금 5억 3,000여만원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보건복지부장관과 한국환경공단, 재단법인 연초생산안정화재단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2021두35834)에서 이같이 판시, "각 부과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정부가 2015년 1월부터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담뱃값을 인상하겠다는 정책안을 2014년경 발표하자 양산시에 있는 제조공장에서 제조한 담배를 임시창고로 옮기거나(제1담배), 미납세반출 대상 담배로 신고하고 양산 · 서울물류센터로 옮겨 보관 중이던 담배에 대해 마치 담배가 반출된 것처럼 전산입력(제2답배)을 하고 개정 전 세율에 따른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만 신고 · 납부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개정 지방세법과 개별소비세법이 2015년 1월 1일 시행된 후 담배에 대한 인상된 세금과 부담금 등을 반영한 가격으로 도매업자 등에게 담배를 배송 · 판매했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한국환경공단, 연초생산안정화재단이 당초 한국필립모리스의 신고 내용에 따라 각 부담금과 출연금을 부과했다가 담배가 2014년이 아니라 2015년에 제조장에서 반출된 것이라는 이유로 한국필립모리스에게 개정 후 국민건강증진법 등 각 개정법령을 적용해 국민건강증진부담금 517억여원과 폐기물부담금 17억여원, 연초생산안정화재단 출연금 5억 3,000여만원을 추가로 부과하자 한국필립모리스가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먼저 "폐기물부담금,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출연금(이 사건 각 부담금)의 성격, 이 사건 각 부칙규정을 비롯한 이 사건 각 개정법령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제조자가 담뱃세의 인상차액을 얻기 위하여 담뱃세가 인상되기 전에 통상적인 행위 또는 거래 형태에서 벗어나서 제조장에서 일시적인 방편으로 마련된 장소로 담배를 옮긴 것에 불과하다면, 이를 제조장에서 반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두51341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두52375 판결 참조)"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제1담배(제조공장에서 임시창고로 옮긴 부분)를 제조공장에서 임시창고로 옮긴 것은 담뱃세의 인상차액을 얻기 위하여 담뱃세가 인상되기 전에 통상적인 행위 또는 거래 형태에서 벗어나서 제조장에서 일시적인 방편으로 마련된 장소로 담배를 옮긴 것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원고가 제1담배를 제조공장에서 임시창고로 옮긴 때가 아니라, 이 사건 임시창고에서 이 사건 각 물류센터로 옮긴 때 비로소 제조장에서 반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제1담배 가운데 이 사건 각 개정법령이 시행된 2015. 1. 1.(다만 개정 후 자원재활용법 시행령의 경우에는 2015. 2. 3.) 이후에 임시창고에서 각 물류센터로 옮겨진 담배에 대하여는 각 개정법령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제2담배는 원고가 제조공장에서 미납세반출 대상 담배로 신고하고 각 물류센터로 옮겨 보관하던 중 이 사건 각 개정법령이 시행된 2015. 1. 1.(다만 개정 후 자원재활용법 시행령의 경우에는 2015. 2. 3.) 이후 반입장소에서 다시 반출하여 도매업자 등에게 배송하였으므로, 각 부칙규정에 따라 각 개정법령이 적용된다"며 "원고가 제2담배를 반입장소인 각 물류센터에서 다른 장소로 현실적으로 반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5. 1. 1. 이전에 반출된 것처럼 전산입력을 하였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에 앞서 "담배 제조업자가 담배 공급의 편의를 위하여 제조장 또는 보세구역에서 다른 제조장 또는 보세구역으로 담배를 미납세반출하였다가 개정 후 지방세법 등이 시행된 2015. 1. 1. 이후 반입장소에서 다시 반출한 경우에는 과세물품인 담배를 미납세반출한 때가 아니라 그 담배를 반입장소에서 다시 반출하는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미납세반출되었다가 개정 후 지방세법 등이 시행된 2015. 1. 1. 이후에 반입장소에서 다시 반출된 담배에 대하여는 개정 후 지방세법 등의 부칙규정에 따라 그 반출시점에 시행되는 개정규정에서 정한 개정세율이 적용된다(앞서 본 대법원 2020두51341 판결과 대법원 2020두52375 판결 참조)"며 "위와 같은 개정 후 지방세법 등에서의 미납세반출과 반출의 의미에 관한 법리는 이 사건 각 부담금의 부과요건사실인 '제조장에서 반출'에 관한 해석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다만, 폐기물부담금 인상 규정을 2015년 1월 1일부터 2015년 2월 2일(규정 개정일 전날)까지 제조장에서 반출된 담배에 대해서도 소급해 적용하도록 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시행령 부칙 2조는 헌법상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해 무효라고 보고, 2015년 1월 2일부터 2월 2일까지 제조장 또는 보세구역에서 반출된 담배에 대해서는 인상된 폐기물부담금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앤장과 법무법인 평안, 지평이 한국필립모리스를 대리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정부법무공단이, 한국환경공단, 연초생산안정화재단은 순서대로 법무법인 제이피, 법무법인 에이펙스가 대리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