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새벽에 같은 병실 환자 소화기로 내려쳐 숨지게 한 70대 치매 환자에 심신상실 인정
[형사] 새벽에 같은 병실 환자 소화기로 내려쳐 숨지게 한 70대 치매 환자에 심신상실 인정
  • 기사출고 2024.04.0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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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무죄 확정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3월 12일 부산 사하구에 있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소화기로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의 머리를 수차례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치매 환자 A(75)씨에 대한 상고심(2023도18976)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 심신상실을 인정해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됐다.

알코올성 치매 등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에 있던 A씨는 2021년 8월 7일 오전 3시 30분쯤 병실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간호조무사에게 수차례 제지당하자 그곳 출입문 왼쪽에 놓여있던 철제 소화기로 자신의 침상 오른쪽에 있는 침상에서 잠을 자고 있던 B(80)씨의 얼굴과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변호인은 재판에서 "범행 당시 중증 치매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와 항소심 재판부는 A씨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심신상실을 인정,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형법 10조 1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심신상실을 책임조각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알콜성 치매로 인하여 인지기능이 현저히 저하되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상실된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형법 제10조 제1항에 의하여 벌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사가 "피고인은 심신상실 상태가 아닌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알코올성 치매에 따른 중증의 인지장애로 인하여 사물의 선악과 시비를 합리적으로 판단 · 구별하거나 의지를 정하여 자기의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