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천안함 · 연평도 사건 때 과로 · 스트레스로 협심증 악화되어 전역한 육군 포병대대장…보훈보상대상자"
[행정] "천안함 · 연평도 사건 때 과로 · 스트레스로 협심증 악화되어 전역한 육군 포병대대장…보훈보상대상자"
  • 기사출고 2024.05.12 15: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행법] "직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 인정"

최전방에서 근무하다가 협심증이 악화되어 전역한 육군 포병대대장이 소송을 내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받게 되었다. 법원은 특히 근무 당시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질병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윤성진 판사는 3월 20일 A씨가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해달라"며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2020구단75524)에서 이같이 판시,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 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1990년대 육군 소위로 임관한 A씨는, 대위로서 포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간헐적  흉통을 겪던 가운데 갑자기 야간에 심한 흉통이 발생하여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A씨는 그 이후 '불안정 협심증'을 진단받아 관상동맥성형술을 받았고, 그 무렵부터 협심증과 고혈압 약 복용을 시작했다.

A씨는 그로부터 10여년이 흘러 포병대대장(중령)으로 근무할 당시 부대원과 함께 작계지역 도보답사를 하다가 오른쪽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발생했고 병원에서 '우안 중심망막동맥폐쇄증'을 진단받았다. 이어 과거 협심증 때문에 받았던 관상동맥성형술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관상동맥의 경련으로 인한 일시적 완전폐색이 관찰되었고, '변이형 협심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결국 A씨는 군 의무조사위원회에서 신체등위 · 심신장애등급 5급, 장애보상등급 2급 의결을 받고 전역했다. A씨는 협심증과 우안 중심망막동맥폐쇄등이 군복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발생했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서울북부보훈지청에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 등록신청을 했으나 거부되자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먼저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가 정하는 '재해부상군경'으로 인정되려면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그 부상 ·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을 하여야 하나,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 ·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 또는 훈련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된 경우에 포함된다(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두63996 판결 참조)"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육군 포병대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그 근무 기간 동안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화력도발 사건 등 긴급한 안보문제가 발생하였던바, 최전방 지역을 방어하는 포병부대의 지휘관으로서 이와 같은 상황은 그 자체로 극도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이었을 것이고, 따라서 위 포병부대나 그 부대의 지휘관이었던 원고에게 요구되는 군사적 대비나 준비의 정도는 매우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뿐만 아니라 원고는 상당한 수의 부대원을 지휘하는 대대장으로서 원고 스스로 수행하여야 하는 과중한 직무 이외에도 그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와 함께 똑같이 영내대기, 교대근무, 휴가제한 등으로 과로를 하고 있던 부대원들까지 통솔, 관리하여야 하였으므로, 원고가 겪었을 직무상 스트레스나 과로의 정도는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위 중심망막동맥폐쇄증이 발생할 무렵 원고가 간헐적으로 흉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이에 관하여 진단된 '변이형 협심증'은 중심망막동맥폐쇄증과 같이 허혈성 질환인 점, 원고는 대대장 직무수행 동안 이러한 흉통을 호소하여 온 점, 과로나 스트레스를 하는 경우에도 심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변이형 협심증도 결국은 중심망막동맥폐쇄증과 같이 원고의 당시 수행하던 직무로 인하여 발병 또는 악화하거나, 적어도 원고의 직무수행이 정상적 진행 경과보다 변이형 협심증을 더 악화시켰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사건 상이(협심증, 우안 중심망막동맥폐쇄증)는 원고의 군복무로 인하여 비롯되었거나 적어도 그로 인하여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된 결과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직무수행과 상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사건 상이와 원고의 직무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사유로 이루어진 보훈보상대상자 비해당결정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판결문 전문은 서울행정법원 홈페이지 참조.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