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 "골프코스 설계도면은 저작권 보호대상 아니야"
[지재] "골프코스 설계도면은 저작권 보호대상 아니야"
  • 기사출고 2024.03.3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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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골프존 상대 청구 기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은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없어 저작권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골프장 코스 설계업체인 A사는, 자사가 설계한 골프장들의 각 골프코스를 그대로 재현한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제작함으로써 각 골프코스 설계도면에 관한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스크린골프업체인 골프존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민사5부(재판장 설범식 부장판사)는 그러나 2월 1일 이 소송의 항소심(2023나2003078)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A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먼저 "설계도서와 같은 건축저작물이나 도형저작물은 예술성의 표현보다는 기능이나 실용적인 사상의 표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기능적 저작물로서, 기능적 저작물은 그 표현하고자 하는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이 속하는 분야에서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규격 또는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해의 편의성 등에 의하여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하고, "기능적 저작물에 있어서 저작권법은 그 기능적 저작물이 담고 있는 기술사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설령 동일한 건축물을 위한 설계도서가 작성자에 따라 정확하게 동일하지 아니하고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러한 기능적 저작물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는 없고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각 골프코스의 설계도면에서 클럽하우스, 진입도로, 연습장 등의 시설물과 개별 홀들의 배치는 대부분 산악 지형에 건설되는 우리나라 골프장의 위치와 이 사건 각 골프장이 조성되는 부지의 지형에 의해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또한 이 사건 각 골프코스에서 클럽하우스, 진입도로, 연습장 등 시설물의 배치는 이 사건 각 골프장을 출입하는 이용객들의 편의성과 안전성 및 골프장 운영의 효율성 등을 주로 고려하여 배치할 수 밖에 없으므로 그와 같은 배치는 각 골프코스의 기능적 요소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각 골프코스의 설계도면에서 위와 같은 시설물과 개별 홀들의 배치에 있어 다른 골프코스와 다소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각 골프코스에서 위와 같은 시설물과 개별 홀들의 배치에 있어 위와 같은 기능적 요소와 구별되는 창작적 표현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각 골프코스의 설계도면에 도형저작물로서의 창작성도 인정하지 않고, 도형저작물로서 창작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위 설계도면 자체를 단순 복제한 것이 아닌 이상 피고의 행위가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세종이 골프존을 대리했다. A사는 법무법인 새강과 덴톤스리가 대리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