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 서울사무소 문 닫는다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 서울사무소 문 닫는다
  • 기사출고 2023.02.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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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나쁘지 않지만 비용절감 위해 한국 철수"

2013년 서울사무소를 열고 한국에 진출한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Herbert Smith Freehills, HSF)가 서울사무소 개설 10년 만에 서울사무소 문을 닫고 철수한다. HSF는 2월 20일 서울사무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HSF는 서울에 진출한 약 30곳의 영미 로펌 중에서도 성공적으로 한국 관련 업무를 수행해온 성공 케이스 중 하나여서 HSF의 한국 철수 소식이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영국 로펌 허버트 스미스와 호주 로펌 프리힐즈가 합친 영-호 합병로펌인 HSF는 한국시장에서 국제중재와 IP 소송 등 분쟁 관련 업무, 프로젝트 · 에너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서울사무소 매출 100억원 이상 외국 로펌에도 단골로 선정되어 왔다. HSF는 지난해 말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2021년 서울사무소 매출 100억원 이상 외국 로펌을 기준으로 선정한 6곳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대상 외국 로펌'에도 포함되었다.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가 서울사무소 개소 10년 만에 문을 닫고 철수한다. 사진은 한국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Mike McClure 영국변호사.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가 서울사무소 개소 10년 만에 문을 닫고 철수한다. 사진은 한국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Mike McClure 영국변호사.

때문에 HSF의 한국 철수는 한국시장에서 실적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일종의 비용절감을 위한 글로벌 전략 차원의 결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HSF 서울사무소의 주력 업무분야라고 할 수 있는 국제중재 등 분쟁 업무의 경우 런던과 홍콩, 싱가포르 사무소 등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HSF는 20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NEW GLOBAL PLATFORM FOR HERBERT SMITH FREEHILLS' KOREA PRACTICE'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모든 업무가 국제업무임을 감안할 때, 새로운 접근방식(a new approach)을 취하는것이 고객의 이익을 더욱 잘 대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는데, 새로운 접근방식이란 런던과 홍콩사무소 등 해외사무소에서 서울을 오가며 한국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하지 않은 외국 로펌들의 업무방식을 가리킨다. HSF는 또 "새로운 Korea Group은 현재 서울 파트너인 Mike McClure와 Dana Kim이 각각 런던과 홍콩으로 이동하여 이끌게 되며, 고객 및 사안의 니즈에 따라 Korea Group 구성원들이 서울을 방문할 것이며, 런던의 글로벌 에너지 팀장인 Lewis McDonald, 홍콩의 아시아 에너지 팀장인 Hilary Lau를 포함하여, 글로벌 네트워크 전반의 전문인력이 한국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The new Korea Group will be led by current Seoul partners Mike McClure, who will relocate to London, and Dana Kim, who will relocate to Hong Kong. The Group, whose members will visit Seoul as required by clients and matters, draws on deep expertise across our international network, including global and Asia energy leaders Lewis McDonald in London and Hilary Lau in Hong Kong.)"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굵직한 국제중재 케이스가 늘어나는 등 크로스보더 분쟁과 관련한 한국시장이 활발한 기조여서 HSF가 서울사무소를 폐쇄하고 해외사무소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가에 대해선 여전이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가 많다.

HSF 서울사무소엔 국제중재 전문가로 서울사무소 대표를 맡아 온 Mike McClure 영국변호사와 김다나 뉴욕주 변호사, 에너지 관련 업무를 관장해온 남경곤 호주변호사 등 6명의 변호사가 상주해왔다. Mike McClure 영국변호사는 서울을 떠나 런던사무소에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김다나 변호사는 HSF 홍콩사무소로 옮기게 된다. HSF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사무소 폐쇄 결정에 따라 후속절차를 밟아 단계적으로 한국에서 철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HSF가 서울사무소 문을 닫기로 함에 따라 법률시장 개방에 따라 서울에 사무소를 열었다가 철수한 외국 로펌은 심슨 대처(Simpson Thacher & Bartlett), 맥더못 윌앤에머리(McDermott Will & Emery), 코헨앤그레서(Cohen & Gresser),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Squire Patton Boggs), 한국 로펌 리인터내셔널과 제휴해 덴튼스 리(Dentons Lee)를 출범하며 서울사무소를 폐쇄한 덴튼스 US를 포함해 모두 7곳으로 늘어났다.

2011년 법률시장을 개방한 한국엔 2012년부터 외국 로펌의 서울사무소가 개설되기 시작, HSF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11월 29일 설립인가를 받은 Ashurst-화현 합작법무법인과 중국 로펌 두 곳을 포함해 모두 29곳의 외국 로펌이 서울사무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