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2022 국제중재 분야 리그테이블
[Special Report] 2022 국제중재 분야 리그테이블
  • 기사출고 2022.12.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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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1400 · IFC몰 · 교보생명 풋옵션 중재 등 분쟁 봇물

국제중재

새로운 사건이 연이어 등장하는 등 기업법무의 여러 업무 분야 중 가장 활발한 분야가 국제중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접수된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의 해외수출에 관련된 한국수력원자력 · 한전 vs 웨스팅하우스 대한상사중재원(KCAB) 중재를 비롯해 여의도 IFC몰의 매입 불발에 따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브룩필드 상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중재 제기, 주주간계약 위반 여부가 쟁점인 영원무역 vs 자전거업체 '스캇(Scott)'의 설립자이자 대표이사 겸 2대 주주인 비아트 자우그(Beat Zaugg) 간 ICC 중재 등 한국 기업이 관련된 국제중재 사건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풋옵션 계약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신 회장이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제시한 주당 40만 9,912원에 교보생명의 지분 24%에 해당하는 풋옵션을 매입할 의무는 없다는 판정이 내려진 어피니티 vs 신 회장 간 2차 ICC 중재도 올 2월 다시 제기되어 얼마 전 중재판정부 구성을 마쳐 본격 심리를 앞두고 있다.

인펙스-DSME 중재 합의 철회

대우조선해양(DSME)이 호주 해상에 설치한 부유식 원유해상생산설비(FPSO)와 관련해 인펙스(INPEX)가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제기했던 청구금액 약 1조 2,700억원의 ICC 중재는 중재 신청 두 달여만인 지난 10월 양측이 합의해 인펙스가 중재를 철회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김앤장 국제중재팀은 "한국 기업들의 해외진출 가속화 및 해외 비즈니스 비중의 확대와 함께 국제분쟁의 건수와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건설, 발전 및 조선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서도 여전히 많은 분쟁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연료전지 개발 프로젝트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및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의 분쟁도 같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또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와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은 각자의 이익을 앞세울 수밖에 없고, 이견이 발생하면 분쟁화를 피해 가는 것이 힘들어지지만, 다른 한편 분쟁해결 절차의 장기화를 기피하려는 동기가 강하게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판결이나 판정을 통한 분쟁 해결 대신 전문조정기관을 통한 국제조정과 같은 조기의 해결 방안을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한국 로펌들 사이의 국제중재 리그테이블에선 김앤장이 한국 기업이 관련된 주요 사건에 1차적인 대리인 후보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김갑유 변호사가 이끄는 법무법인 피터앤김이 새로 제기되는 국제중재 신건에 잇따라 이름을 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 법무법인 광장, 태평양, 율촌, 화우, 세종 등 메이저 로펌들이 리그테이블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제중재 부티크인 법무법인 KL 파트너스도 높은 경쟁력을 자랑한다. KL 파트너스는 론스타 ISDS 등 ISDS 사건에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상사중재 수행 로펌 증가"

대한상사중재원 관계자는 "상사중재를 수행하는 로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중재 로펌의 다변화를 조심스레 전망했다.

법무법인 지평 국제중재팀도 국내 금융기업을 대리한 중국계 개발업체를 상대로 한 대규모 SIAC 중재와 일본 기업을 대리한 합작투자계약 관련 일본상사중재협회 중재에서 승소하고, 국내 대기업을 대리하여 프랑스계 에너지업체를 상대로 한 SIAC 중재를 수행하는 등 최근 들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피터앤김은 올 들어서만 어피니티 컨소시엄을 대리한 신창재 회장 상대 ICC 2차 중재, 여의도 IFC몰 매입 불발 관련 SIAC 중재, 최근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APR1400 수출 관련 KCAB 중재에서 대리인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지난 10월 28일 판정이 난 약 3조 3,000억원 규모의 송도 국제도시 개발을 둘러싼 포스코건설 vs 게일 인베스트먼트 ICC 중재에선 포스코건설을 대리해 게일 측 청구를 전부 막아내고 중재비용과 변호사비용도 모두 게일사에 부담시키는 완승을 거두었다.

피터앤김은 리걸타임즈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사내변호사들을 상대로 실시한 '로펌 선호도' 설문조사에서도 국제중재 분야에서 김앤장 다음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다.

김앤장은 포스코에너지 vs 미 퓨얼셀에너지사와의 1조원대 연료전지사업 분쟁에서 포스코에너지를 대리해 ICC 중재를 수행한 끝에 지난해 12월 조정을 통한 합의를 이끌어냈으며,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과의 두 건의 ICC 중재에서 투자자 측을 대리했다. 이 두 사건의 상대방 대리인은 법무법인 광장이었다.

김앤장은 또 국내 바이오사와 미국 제약사 간 신약개발 및 합작투자계약(JVA) 관련 ICC 중재에서 국내 바이오사를 대리해 고객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화해를 도출하고, 국내 대형 발전소에 공급된 터빈 사고와 관련, 국내 발전소가 터빈 제작사를 상대로 3,000억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국제중재에서 외국 터빈 제작사를 대리해 상대방의 청구를 대부분 기각하는 판정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광장, 김앤장 · 피터앤김과 대리전 많아

법무법인 광장도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교보생명 재무적 투자자 2곳이 제기한 ICC 중재에서 신창재 회장을 대리해 FI들이 제시한 가격으로 풋옵션을 매입하라는 청구를 막아낸 데 이어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다시 제기한 2차 중재에서도 신 회장을 대리하고 있다. 또 최근 불거진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 · 한전과의 원전 분쟁에서 한수원 · 한전을 대리해 웨스팅하우스가 미 콜럼비아특구 연방지법에 낸 소송에 대응하는 한편 KCAB에 미 법원 소송의 청구취지와 상반되는 내용의 중재를 제기하는 등 한국 기업이 관련된 주요 국제분쟁의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상대방 대리인은 김앤장 또는 법무법인 피터앤김이다.

국제중재 분야 전통의 강호인 법무법인 태평양도 포스코건설을 대리한 게일 인베스트먼트 상대 ICC 중재 전부 승소, 한국 정부를 대리한 론스타 ISDS 방어 등 잇따라 승소 소식이 타전되고 있다. 특히 태평양은 태평양에서 갈라져 나간 법무법인 피터앤김 팀과 공동대리인이 되어 협업하는 경우가 많아 주목된다. 신창재 회장 상대 ICC 2차 중재에서도 피터앤김과 함께 어피니티 컨소시엄을 대리하고 있다.

태평양은 베트남 대형 주거복합단지 개발 프로젝트 투자와 관련하여 국내 건설사를 대리해 베트남 건설사를 상대로 VIAC에 중재를 제기한 데 이어 상대방의 주장을 실효적으로 반박하여 조정으로 분쟁을 종결했다고 소개했다. 또 국내 가전제품 유통회사와 해외 가전제품 제조 회사 간 LCIA 중재도 국내 가전제품 유통회사를 대리해 협상을 통해 합의로 분쟁을 해결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국제중재 자체만이 아니라 한국법, 국내 송무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중시하고, 보전처분, 중재판정 취소 및 집행, 국내 법원 절차와 국제중재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병행 절차(parallel proceedings)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2021년 말레이시아 현지 로펌과 함께 국내 건설사를 대리하여 IEM(Institution of Engineers Malaysia) 중재를 수행하고, 아랍에미레이트 파이프라인 보안장비 설치계약과 관련하여 보안장비와 시스템을 납품한 A사를 대리하여 ICC 중재를 제기하는 등 해외건설 분쟁 해결에 힘 쏟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웨덴의 로지스틱스 업체가 국내 주요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ICC 중재, 사우디아라비아 발전장비 납품계약에 관련된 ICC 중재에서도 국내 기업을 대리하고 있다.

세종, 1.5조원 HKIAC 중재 수행

법무법인 세종은 분쟁금액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HKIAC 국제중재와 그로부터 파생된 수 건의 국제소송에서 국내 사모펀드를 대리하고 있으며, 한국서부발전을 대리해 인도 정부를 상대로 한 이른바 '아웃바운드 국제투자분쟁(ISDS)'도 수행하고 있다. 세종은 또 최근 외국계 대형 은행이 한국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LCIA 중재에서 기초되는 금융계약서와 적용되는 이슬람 금융에 대한 법리를 철저히 분석한 끝에 계약서의 허점을 발견하여 얼마 전 신청인이 집행할 수 없는 중재판정을 이끌어내어 해당 사건을 사실상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소개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방글라데시 암누라(Amnura) 지역의 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설비 공급을 놓고 STX중공업과 방글라데시 및 싱가포르 컨소시엄과의 미지급 물품대금 청구 ICC중재에서 중재판정부가 STX중공업에 특수 엔진 부품을 납품하기로 한 STX엔진도 중재절차에 들어와야 한다며 강제 인입(joinder)을 결정하자 STX엔진을 대리해 지난 6월 강제인입을 취소하는 획기적인 판정을 받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중재지가 스위스인 점에 착안, "본안 사건의 당사자들이 계약할 당시 STX엔진은 하도급업체로만 인지되었고 실제 하도급 업무 수행 외에 그 이상으로 해당 계약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스위스연방대법원에 중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판정을 180도 되돌린 결과로, 컨소시엄 측이 청구한 금액이 1,712만 달러에 이르는 대형 리스크를 말끔히 해소한 것이다.

화우, STX엔진 강제인입 취소 유명

화우는 또 국내 운용사와 해외 무역금융사들 사이의 역외펀드 구조화 거래에 관련된 HKIAC 국제중재에서 국내 운용사를 대리해 법률비용 전액 보상을 포함해 약 6,000억원을 지급받는 전부 승소 판정을 받았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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