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노트] 미국식 로스쿨의 성공
[에디터노트] 미국식 로스쿨의 성공
  • 기사출고 2022.12.0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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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법률시장이 개방된 지 10년이 지났다. 합작법무법인 설립인가를 포함해 한국에 진출한 외국 로펌은 모두 30곳이다. 흥미 있는 점은 법률시장 개방과 로스쿨 제도의 도입이 비슷한 시기에 물꼬가 트였다는 점이다. 2007년 4월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한 · 미 FTA 협상이 타결되면서 외국 로펌의 한국 진출에 시동이 걸렸고, 그 해 여름 심야 국회에서 로스쿨법이 통과되면서 2009년 전국에 25개의 로스쿨이 문을 열게 된 것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법조인의 등용문, 변호사시험은 올 초 11회 시험까지 시행되어 모두 1만 7천명이 넘는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배출되었다. 전체 변호사의 절반이 넘는 인원이다. 변시 합격자들은 재조는 물론 국내외 로펌과 사내변호사 등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김진원 기자

이와 함께 기자가 또 하나 주목하고자 하는 대목은 얼마 전 설립 20주년을 맞은 한국에 있는 '미국식 로스쿨'인 한동국제법률대학원, 한동 로스쿨 이야기다.

한동 로스쿨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 위치한 유일한 미국 로스쿨로 결론부터 얘기하면, 미국 로스쿨이 태평양 건너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미국변호사를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졸업한 18기까지 지금까지 3년 기간의 JD 과정을 마친 졸업생은 모두 751명. 이 중 70%가 넘는 545명이 미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미국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개원 13년을 넘긴 한국 로스쿨의 변시 합격률과 비교해보아도 결코 밀리지 않는 높은 합격률이다.

한국시장에서 외국변호사로 활동하는 한동 출신 미 변호사들은 한국 기업의 국제화 진전과 맞물려 특히 기업체 사내변호사로 많이 진출하고 있다. 미국법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한국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정직과 성실을 강조하는 학풍의 영향을 받은 한동 출신들은 "한동 출신 미국변호사들이 사내변호사 영역을 꽉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업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한국 법률시장의 개방에 따라 서울에 진출한 영미 로펌을 포함한 외국 로펌, 국제업무가 늘어나는 한국 로펌에서 활동하는 한동 출신 변호사의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까지 가지 않고 한국에서 미 로스쿨을 다녀 미국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 로스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한동의 졸업생과 재학생 중엔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고 직장을 다니다가 미국변호사의 꿈을 키워 한동에 입학한 사람이 적지 않고, 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학부를 마친 후 다시 한동 로스쿨을 지원하는 역유학 사례도 꽤 된다고 한다.

한동 로스쿨이 지난 11월 18일 서울에서 졸업생과 재학생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한국에 있는 미국 로스쿨의 성공을 축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