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나 마션 등을 보며 '우주에 표류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누가 나를 구조하러 올까' 하는 상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상상해보았던 우주에서의 일들에 대해, 이미 법률이 제정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없다.
우리나라는 2022년 8월 5일,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에 성공해 세계 7번째로 무게 1t 이상의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국가가 됐다. 우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이 시점에 맞게, 우주법을 다룬 신간이 나왔다. 김두환 한국항공우주정책 · 법학회 명예회장이 최근 《우주정책과 우주법의 현황 및 앞으로의 전망》을 출간했다.
저자는 40여년간 국제항공우주법 분야와 관련해 181편의 논문을 내고 책 4권을 출간하며 해당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해 온 전문가로,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 우주와 관련된 5개 국제조약의 주요 내용과 문제점 · 개정 방향, 30개국의 국내 우주법과 정책의 주요 내용, 우주 관련 기구 등을 비전문가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이미 1960년대에 '우주조약'이 만들어졌고 우주에서의 모든 활동은 '우주법'의 영향 아래에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인터스텔라나 마션 속의 상황처럼 우주에서 표류하게 되더라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1968년 만들어진 우주구조협약(우주비행사의 구조, 송환 및 우주로 발사된 물체 반환에 관한 협약)에 따르면, 우주선의 인원이 조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당사국은 발사 당국과 유엔 사무총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우주인 구조와 관련된 법 외에도 우주로 발사하는 물체는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것을 기조로 하는 '우주등록조약'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우주법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우주 7대 강국으로 계속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에 있는 우주기술과를 확대 개편하여 대통령실 직속 하에 우주청을 신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아시아 국가들 간에 우주의 탐험, 개발, 연구와 우주응용 면에 있어 국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럽우주기관(European Space Agency: ESA)과 유사한 조직과 기능을 갖춘 '아시아우주기관(ASA)'의 창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가 영어로 쓴 책 "우주법과 우주정책에 관한 세계적인 논점들(Global Issues Surrounding Space Law and Policy)"은 미국의 IGI출판사에서 발간되어 현재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