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법시험 시절만 해도 가난한 수재들이 열심히 공부해 법조인의 관문인 사법시험에 합격하면서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회자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2020~2022년) 전국 25개 대학 로스쿨 소득구간별 재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연 소득 1억 2천만원 이상인 고소득층(9~10분위)이 3년 연속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서울대 · 고려대 · 연세대의 소위 SKY대 로스쿨의 고소득층 학생 수도 50% 이상 지속되고 있다. 그중 올해 서울대의 고소득층은 65%로 절반 이상이 고소득층인 반면 저소득층(기초~소득 3분위)은 15%로, 고소득층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국 로스쿨의 고소득층 학생은 총 1,579명으로 45%를 차지했다. 지난 2020년 1,767명(46%), 2021년 1,763명(47%)과 비교해 3년 연속 고소득층은 40%대이다. 특히 SKY로 불리는 서울대 · 고려대 · 연세대 로스쿨의 고소득층 비율은 2020년 52%, 2021년 53%, 2022년 53%로 두 명 중 한 명은 고소득층으로 나타났다. 고소등측의 자녀가 공부도 잘하고, 로스쿨에도 많이 진학했다는 말이 나올만한 것이다.
올해 고소득층 학생이 50% 이상인 대학 중 서울대가 65%로 가장 많았고, 아주대(63%), 이화여대(62%), 중앙대(60%), 한양대(57%), 서강대(57%), 건국대(55%), 인하대(52%) 로스쿨이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서울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10분위 최고소득층 학생은 전국 최고인 53%로, 2020년의 48%보다 5%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 학생은 15%로 2020년의 19%보다 4% 감소했다.
교육부는 로스쿨 저소득층(기초~소득3구간 이하)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최소 40억~60억원 규모의 국고를 지원하고 있으나 저소득층 학생 수는 3년째 20%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는 작년 1,057명에 비해 줄어든 972명에게 6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로스쿨이 부와 사회적 지위의 대물림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대가 세계 일류 대학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며 "저소득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에게 교육 기회와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