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속이고 튀었지만, 외환銀 매각 승인 보류 부당"
"론스타, 속이고 튀었지만, 외환銀 매각 승인 보류 부당"
  • 기사출고 2022.09.0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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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SID 중재판정 요지서로 본 론스타 사건 주요 판단내용

한국 정부 사상 최초의 ISDS이자 최대의 ISDS인 론스타 ISDS는 한국 정부에 2억 1,650만 달러, 우리돈 약 2,800억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결론이 났다. 론스타가 당초 요구한 청구금액 46.8억 달러(약 6.1조원)의 4.6%에 불과하지만, 하나은행에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에 대한 책임을 50% 인정한 결과다. 한국 정부가 선방했다는 의견도 있고, 이자를 포함해 약 3,000억원의 국세 부담을 초래했다는 비판 등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법무부가 9월 6일 이 사건의 판정요지서를 공개했다. 판정문 전체의 공개는 양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한 허용되지 않아 요지만 공개한 것이다.

"변호사비용 · 중재비용 각자 부담하라"

이에 따르면, 청구금액이 6조원이 넘었던 론스타 케이스가 이러한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중재 제기 후 지난 10년간 수많은 법적 쟁점이 현출되어 치열한 공방이 오간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1976년 발효된 한-벨기에 · 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1976년 협정) 위반이라는 론스타 측 주장에 대해 중재판정부가 시간적 관할권이 없다고 판정함으로써 2007~2008년 HSBC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의 매각 승인 지연 문제와 스타타워 매각차익에 대한 과세 등 2011년 이전에 발생한 조세 관련 분쟁이 판단대상에 들지 못했고, 2011년 한-벨기에 · 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2011년 협정)에 대해서만 관할을 인정해 2012년 하나은행에 매각될 때까지의 매각 승인 지연으로 인한 매각가격 하락분에 대해서만 한국 정부에 절반의 책임이 인정됐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양 당사자가 지출한 변호사비용과 중재비용 등은 각자 부담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주요 판정 요지를 소개한다.

◇1976년 협정 위반 주장에 관한 관할=한국 정부는 1976년 발효된 한-벨기에 · 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 제3조 제1항은 보호대상투자의 범위를 agriculture, industry, mining, forestry,  communications, tourism의 6개 분야로 제한하고 있고, 론스타가 투자한 금융, 부동산 및 건설은 협정상 보호대상 분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론스타가 투자한 외환은행은 금융, 스타타워는 부동산, 극동건설은 건설 분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론스타는 1976년 협정의 'industry'는 단순히 제조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경제활동(산업)을 포괄하므로 청구인들의 투자는 1976년 협정의 보호대상에 해당하고, 중재판정부는 관할권을 가진다고 반박했다. 론스타는 또 1976년 협정 제1조 제1항이 공정 · 공평대우의무의 대상으로 'investment'뿐만 아니라 'rights and interests'를 명시하고 있고, 청구인들의 투자는 'rights and interests'에 해당하므로 'investment'의 보호 분야와 별개로 협정의 보호대상인 자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중재판정부는 이에 대해 'industry'를 넓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 청구인들의 투자는 'industry'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중재판정부는 1976년 협정 위반 주장에 관하여 관할권을 가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976년 협정이 은행, 금융, 부동산 및 건설 분야에 대한 투자에 적용된다고 해석할 수 없고, 'rights and interests'가 6개 영역에 대한 투자와 별개로 물적 관할의 범위를 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청구인들은 1976년 및 2011년 한-벨기에 · 룩셈부르크 투자보장협정(2011년 협정)이 투자자에게 지속적 보호(continuous protection)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나, 청구인들은 애초부터 1976년 협정상 보호대상 투자가 없으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지속적 보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중재판정부는 1976년 협정 위반 주장에 대해 관할권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1년 협정 위반 '분쟁'에 관한 관할=한국 정부는, 청구인들의 청구는 2011년 협정 발효 시인 2011년 3월 27일 이전에 이미 발생한 분쟁에 대한 것이므로, 2011년 협정의 시적 관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중재판정부는 그러나 2011년 협정 위반 주장과 관련하여, 2011년 발효 전의 분쟁에 대해서는 관할권을 가지지 않으나, 그 이후에 발생한 분쟁에 대해서는 관할권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할 당시의 가격 인하에 관한 피청구국(한국)의 행위는 2011년 하반기이고, 2011년 협정 발효 전의 HSBC 관련 분쟁과 중요 부분에 차이가 있어, 2011년 협정 발효 전에 구체화된 분쟁이라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중재판정부가 관할권을 가진다고 보았다. 중재판정부는 따라서 하나금융에 대한 매각가격 인하 관련 분쟁과 2011년 협정 발효 후 조세분쟁에 관하여는 관할권을 가지나, 그 이전에 발생한 나머지 분쟁(HSBC에 대한 매각과 2011년 협정 발효 전의 조세 분쟁)에 관한 관할권은 가지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2011년 협정 발효 전 '행위'에 관한 관할=한국 정부는, 청구인들의 청구 중 대부분은 2011년 협정이 발효된 2011년 3월 27일 이전의 피청구국의 행위에 관한 것이므로 2011년 협정의 시적 관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론스타는 "2011년 협정 발효 이전의 행위는 발효 이후의 행위와 이어지는 계속행위 또는 복합행위(continuous or composite wrongful act)이므로, 2011년 협정의 시적 관할에 포함되고, 피청구국은 청구인들을 지속해서 부당하게 괴롭혔고(harassment), 피청구국의 외환은행 매각승인의 지연, 부당한 세무조사, 과도한 수사, 정치적인 이유의 기소, 매각대금을 인하하라는 압박, 부당한 과세조치 등 개별 행위들은 이러한 전체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반박했다.

중재판정부는 청구인들의 계속행위 또는 복합행위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나, 2011년 협정 발효 이후의 별도 행위에 대해서는 관할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피청구국의 행위가 복합행위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피청구국의 2011년 이후의 행위가 전체 행위와 구별되는 성질이 존재하여야 하나, 청구인들은 괴롭힘이 단순히 추가되었다는 것 외에 별개의 성질을 가진 행위를 주장하지 않고 있으므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복합행위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고, 계속행위 주장에 관하여는, 청구인들이 복잡한 사실적 · 법적 상황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피청구국의 괴롭힘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따로 증거가 없으므로 인정할 수 없고, 2011년 이후 하나금융 거래와 과세에 대해서만 관할권을 가진다고 판정했다. 다만, 2011년 이전 행위 관련 청구에 대한 관할권은 인정되지 않지만, 2011년 이후 행위를 평가함에 있어 시사점이 있으면 이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1년 이후 발생한 조세 분쟁에 관한 본안 판단=론스타는, 피청구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청구인들에게 최대한 과세하기 위하여 일관성 없는 기준에 따라 과세처분을 한 것은 자의적 · 차별적 조치, 공정 · 공평대우의무 위반, 완전한 보호 및 안전의무 위반, 최혜국대우 및 내국민대우의무 위반, 우산조항 적용에 따른 한-벨기에 이중과세방지협정(한-벨기에 조세조약) 위반, 위법한 수용금지 및 송금보장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피청구국이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청구인들의 미국과 버뮤다 국적 상위투자자를 소득의 실질귀속자로 본 것은 위법하며,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청구인들의 거주지국인 벨기에가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권한을 가지므로 피청구국은 과세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구인들이 벨기에에 회사를 설립하여 한국에 투자한 것은 정당한 세무전략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 측 실질과세원칙의 적용은 조세조약이나 투자보장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하고, 청구인들 주장대로 투자에 통상적으로 세무전략이 수반되는 것은 사실이나, OECD에서 논의되었듯 이러한 투자모델은 남용 가능성이 있고, 한국 법원이 독자적인 증거조사 결과 벨기에에 설립된 청구인들이 조세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경제적 실질 없는 도관회사라고 판단한 이상 피청구국이 한-벨기에 조세조약의 남용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 

중재판정부는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례와 비교할 때 실질과세원칙의 적용에 있어서 청구인들에 대한 자의적, 차별적 대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청구인들은 우산조항에 근거하여 피청구국의 조세조약 위반이 곧 투자보장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조세조약은 독자적인 집행 방식을 두고 있으며, 그 위반 여부를 투자보장협정상의 투자분쟁절차로 해결한다는 합의가 없다고 했다. 또 청구인들이 국내법원에서 과세처분을 충분히 다투어 온 사정과 법원의 판단내용을 고려할 때 설사 우산조항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조세조약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재판정부에 따르면, 일반적인 납세의무는 수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또한 청구인들은 배당금 및 주식양도소득을 비과세로 송금할 권리는 갖지 않다는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따라서 2011년 협정 발효 전 과세에 대해서는 중재판정부의 관할권이 없고, 2011년 협정 발효 후 과세 분쟁에 있어서는 피청구국의 국제법상 의무 위반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 조세 분쟁에 관한 론스타의 청구를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나금융에 대한 외환은행 매각 관련 분쟁에 관한 본안 판단=중재판정부는 우선 매각가격 인하 외 다른 쟁점과 관련한 피청구국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외환은행 매각 관련 양 당사자의 상호의사를 재확인한다는 측면에서 2011. 5.~6.경 논의된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 외환은행 주식 10%에 대한 주식일부매매 계약 실패가 금융당국 개입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 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의 론스타에 대한 배당금 지급거절에 개입하였다는 주장과 같은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재판정부는 금융당국이 2011~2012년경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해당 여부를 재조사한 점 역시 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중재판정부는 이어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관련 형사 유죄판결 확정을 받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소위 '먹튀(Eat and Run)' 비유를 더 발전시켜 론스타가 '속이고 튀었다(Cheat and Run)'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1. 10. 6. 선고된 주가조작 사건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유죄판결로 인한 금융위의 외환은행 주식매각명령에 따라 론스타 측은 2012. 5. 18. 이후에는 외환은행의 대주주 지분을 더 이상 보유할 수 없게 되었고, 이는 금융당국이 매각가격 인하를 도모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매각가격을 인하하기 위해 인수승인 심사 절차를 부당한 의도를 가지고 지연하였는지 여부가 문제 된 공정 · 공평대우의무 위반과 관련, 중재판정부는 "투자자는 규제당국이 정치적 목적을 위한 개입 없이 투자한 자산을 처분할 정당한 기대를 가진다"고 전제하고, "①금융당국은 매각가격 인하가 이루어질 때까지 승인 심사를 보류하는 'Wait and See' 정책을 취하였고, ②이러한 행위는 정당한 정책적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자의적이고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판정부는 특히 "본건에서 핵심은 승인 지연 자체가 아니라 그 지연에 부적절한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라며 "Wait and See 정책이 정당한 규제 목적이 아니라 정치인들과 대중의 비판을 피하려는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았다.

중재판정부는 "사인 간 계약 조건에 관여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권한 내의 행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정치적 부담을 피하고자 외환은행 매각가격 인하를 위해 노력했는데, 가격 인하를 달성할 때까지 승인심사를 보류한 것은 금융당국의 규제권한을 자의적이고 악의로 행사한 것"이라며 "론스타가 가격 인하를 수용한 것은 금융위의 부적절한 가격 개입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위법한 수용금지의무 위반=론스타는 외환은행 주식을 합리적 기한 내에 매각하지 못하도록 피청구국이 개입하여 청구인의 외환은행 관련 투자를 수용(expropriation)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재판정부는 청구인들은 수용의 요건을 증명하지 못하였고, 심각한 금융범죄인 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판결 확정으로 인하여 금융위가 론스타 측에 외환은행 주식매각명령을 내린 것이므로 이를 수용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인과관계=론스타는 청구인들이 입은 손해 전체가 피청구국의 부당한 조치에 기인한다고 주장했고, 한국 정부는 청구인들의 손해는 자초한 것이므로 피청구국은 이에 관한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한국 정부는 또 설사 중재판정부가 피청구국의 의무 위반을 인정하더라도 과실상계 원칙에 따라 손해배상액 전체가 상계되거나 적어도 청구인들 과실 비율에 따라 감액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의 주가조작 유죄판결 및 금융위의 위법행위가 없었다면 하나금융에의 외환은행 매각은 적시에 승인되어 관련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금융당국과 론스타 모두 매각가격 인하에 직접적이고 중요하게 기여하였다"고 보았다.

◇책임분담=중재판정부는 사실관계와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책임분담이 가능하다고 전제한 후, "①론스타의 범죄가 없었다면, 하나금융에 대한 주식매각은 2011. 3. 16. 회의에서 승인되었을 것이고, ②금융위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하나금융과의 주식매매계약은 2011. 7. 8.자 수정계약에서 정한 1주당 한화 13,390원으로 승인되었을 것"이라며 "론스타의 위법행위는 금융위의 위법행위를 가능케 하였고, 양측 위법행위는 함께 4억 3,300만 달러의 가격인하를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손해액=청구인들은 ① 2011. 7. 8.자 주식매매계약과 가격 인하된 2011. 12. 3.자 주식매매계약 간 차액에서 배당금액을 공제하고, 이자를 더한 4억 3,300만 달러, 또는 ②이에 경영 프리미엄을 더한 7.1억 달러를 청구했다. 중재판정부는 청구인들 주장 손해액 중 경영 프리미엄을 제외한 4억 3,300만 달러를 손해로 인정하되, 금융당국과 청구인들 과실은 정황상 동등하게 분배됨이 적절하므로, 청구인들에게 2억 1,650만 달러(=4억 3,300만 달러×50%)의 손해를 인정했다.

◇Tax Gross-up=청구인들은 손해배상을 받을 시 그에 대하여 한국 및 벨기에에서 부과될 세액 22% 및 33.99%를 추가로 배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청구인들의 Tax Gross-up 청구는 법적 유효성이 모호하고 증거가 불충분하며, 나아가 부과될 과세액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