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개원 20주년 한동 로스쿨, '사내변호사 배출' 産室 우뚝
[Special] 개원 20주년 한동 로스쿨, '사내변호사 배출' 産室 우뚝
  • 기사출고 2022.07.08 08: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유일의 미국식 로스쿨…기업체 · 로펌에서 인기 급상승

"한동 로스쿨 출신들이 사내변호사 쪽을 꽉 잡고 있어요."

얼마 전 만난 한 중견 로펌의 대표변호사는 기업체에서 활동하는 한동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활약을 이렇게 표현했다.  

국내 유일한 미국식 로스쿨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 로스쿨 즉, 한동 국제법률대학원(Handong International Law School, HILS)은 2002년에 개원한 한국에 소재하는 유일한 미국식 로스쿨로 올해가 개원 20주년이다. 입학정원은 50명. 지난해 12월에 졸업한 18기까지 지금까지 모두 750명이 JD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졸업생의 71%가 넘는 미국변호사 합격률에 기독 로스쿨로서 인성을 중시하는 학풍이 이어지며 한동 출신 변호사들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기업체 법무실, 국내외 로펌 등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유일한 미국식 로스쿨인 한동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6월 10일 법무법인 율촌의 스카이 라운지에서 열린 동문회 모임에서 한동 졸업생들이 선배들로부터 인터뷰 등 구직활동에 관한 경험을 전해듣고 있다.
◇한국에 있는 유일한 미국식 로스쿨인 한동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6월 10일 법무법인 율촌의 스카이 라운지에서 열린 동문회 모임에서 한동 졸업생들이 선배들로부터 인터뷰 등 구직활동에 관한 경험을 전해듣고 있다.

지난 6월 10일 저녁, 서울 강남의 파르나스타워 39층에 위치한 법무법인 율촌의 스카이 라운지에선 한동 로스쿨 출신 약 110명이 참석한 한동 동문회가 열렸다. 정식 명칭은 '2022 HILS All-Alumni Reunion'으로, 코로나 팬데믹에 2년여 열리지 못하다가 팬데믹이 완화되면서 동문들이 모처럼 대면행사로 만나게 된 것이다.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소속의 김인 미국변호사는 이번 모임은 목적이 두 개로 하나는 최근에 한동 로스쿨을 졸업한 후배들에게 취업에 관한 팁을 주는 것이고, 또 하나는 동문들 네트워킹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모임엔 지난해 12월 졸업한 18기 졸업생 약 20명을 포함해 한동 로스쿨 동문 약 110명이 참석했다.

기업체 사내변호사로 300명 진출

정확한 통계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국내에서만 한동 로스쿨 출신 변호사 약 300명이 기업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 로스쿨을 제외하면 한국에 소재한 국내외 기업에 가장 많이 사내변호사를 배출한 로스쿨 중 한 곳이 한동 로스쿨인 셈이다.

한동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기업체 등에서 선호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한동 출신들의 뛰어난 실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아시아에 위치한 유일한 미국식 로스쿨인 한동 로스쿨은 미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미국의 로스쿨과 똑같은 교육을 받아 미국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국내외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의 학부를 나온 인재들이 미국변호사가 되기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동 로스쿨 관계자는 "학비가 미국의 로스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이점 등이 겹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동 로스쿨은 한 학기 등록금이 890만원으로, 미국 로스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전 과목의 수업이 모두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유창한 영어실력이 필수. 한동 로스쿨 출신 중엔 어려서 부모님을 따라 외국에 살았거나 미국이나 캐나다 등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학부를 마치고 다시 한동 로스쿨을 지원하는 역유학 사례도 적지 않다. 한동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한동 로스쿨 출신이라면 미국법, 국제법에 대한 지식과 함께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로이 구사하는 bilingual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아도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전 과목 영어로 수업 진행

한동 출신들은 여기에다 인성을 중시하는 한동 로스쿨의 정신을 강조했다. 김인 회장은 "믿음과 삶의 인터그레이션(integration)이 한동 로스쿨의 정신"이라며 "한동 출신들은 직장에 한 번 들어가면 보통 성실하게 오래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성실성이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 계열사의 사내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는 변호사 경력 약 15년의 백승훈 미국변호사도 "한동 출신들이 전부 다 잘 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우선 실력이 있어야 뽑힐 수 있을 것이고, 여기에다 인테그리티(integrity) 즉, 정직하고 충실하게 일하는 면들이 많이 부각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한동 출신 변호사들의 실력과 성실성이 평가를 받으며 회사에 따라서는 자리가 날 때마다 한동 출신을 뽑아 많을 땐 한동 출신이 4~5명씩 법무팀에 근무하는 곳도 여럿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동 출신으로 미국 로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Greenberg Traurig) 서울사무소에서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는 황은상 뉴욕주 변호사는 또 "한동 로스쿨이 한국 로스쿨이 아니고 미국에 있는 로스쿨도 아니다 보니 졸업 후 사회 진출 등에서 보장된 길이 없어서 그런지 한동 출신들은 겸손하면서도 헝그리 정신이 돋보인다"며 "이러한 측면도 기업체 등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는 요소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로펌마다 한동 출신 포진

한동 출신들은 기업체 사내변호사에 이어 국내외 로펌, 특허법인, 공공기관, 공익법센터 등으로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다. 한동 출신 중엔 기업체 법무팀 팀장이나 시니어 변호사로 활약하는 변호사들도 적지 않고, 법무를 넘어 현업 부서의 임원으로 진출한 경우도 있다. 또 국내외 로펌에 근무하는 변호사들 중에서도 파트너 반열에 오른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2002년 설립되어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은 한동 로스쿨 출신들이 국내외 기업의 사내변호사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 로스쿨의 웅장한 모습.
◇2002년 설립되어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은 한동 로스쿨 출신들이 국내외 기업의 사내변호사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 로스쿨의 웅장한 모습.

김앤장의 손민 외국변호사, 법무법인 광장의 이용지 외국변호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국제조세그룹에 이어 2020년부터 법무법인 세종 국제조세 분야에서 활동하는 김민형 외국변호사, 법무법인 화우의 엄태림 외국변호사, 법무법인 바른의 최지훈, 심정민 외국변호사,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곽기쁨 외국변호사 등 주요 로펌마다 한동 출신들이 거의 빠지지 않고 포진하고 있으며, 법무법인 율촌엔 자카르타 현지에서 율촌의 자카르타 데스크를 맡고 있는 임민택 외국변호사와 손진, 정규진 외국변호사 등 한동 출신 4명이 근무하고 있다. '국제분쟁해결 전문' 법무법인 피터앤김에서 2년간 활약한 후 최근 국제 로펌 서울사무소로 옮긴 이혜원 워싱턴 DC 변호사도 한동 로스쿨 출신이다.

또 중동 최대 로펌인 알타미미(Al Tamimi & Co)의 한국팀장으로 두바이 현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하지원 뉴욕주 변호사가 한동대에 이어 한동 로스쿨을 나온 한동 출신이며, 한전 UAE 원자력본부 소속으로 바라카 원전 현장에서 근무하는 김병익 미국변호사도 한동 로스쿨 출신이다.

한동 로스쿨을 2기로 졸업한 노지준 외국변호사는 특허법인 리앤목에서 IP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한동 출신이 설립한 NKL Law

한동 출신들은 로펌을 직접 설립하기도 했다. 중앙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현대자동차에 다니다가 한동 로스쿨을 3기로 졸업한 김재연 미국변호사(버지니아 · 테네시주)와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이어 한동 로스쿨을 졸업한 이상호 미국변호사(미주리 · 캘리포니아주)가 주인공으로, 두 사람은 버지니아에 특허법률사무소인 'Novick, Kim & Lee, PLCC(NKL Law)'를 설립해 특허출원과 심판 및 침해소송 대리, 라이선싱 계약 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성공적으로 NKL Law를 발전시키고 있다. 김재연, 이상호 변호사는 미 특허변호사 자격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법률회사엔 2011년에 한동 로스쿨을 졸업한 정영준 워싱턴 DC 변호사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김재연 변호사는 6월 10일 열린 한동 동문회에 줌(Zoom)으로 참석해 사용자의 시각에서 본 구직 인터뷰 팁을 전했다.

리걸타임즈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동 로스쿨 출신들의 프로필을 모아보았다. 미국에 가지 않고 한국에서 미국의 로스쿨과 똑같이 3년간 소크라테스식(Socratic Method) 문답식 강의로 미국법을 공부해 미국변호사 자격을 딴,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변호사들의 이야기다.

◇에디 유 변호사="그 전엔 아시아에 한동 로스쿨과 같은 학교가 있는 줄 전혀 알지 못했어요."

넷플릭스 법무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디 유(Eddie Yoo) 변호사는 미국에서 NYU(커뮤니케이션 전공)를 졸업하고 한국에 들어와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교회에서 처음 한동 로스쿨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크리스천으로서 포항으로 직접 한동 로스쿨에 가보고 교수님들도 만나본 그는 한동 로스쿨과 같은 학교에서 글로벌 교육을 받고 싶다는 생각에 2009년 한동 로스쿨의 일원이 되었다. 학업은 성공적이었다. 2학년때 서울에서 열린 국제상사 모의중재대회에 나가 2등을 한 유 변호사는 뒤이어 홍콩에서 열린 모의중재 대회에도 학교 대표로 참가했다.

◇에디 유 변호사
◇에디 유 변호사

모의중재 심사위원이 합류 제안

홍콩 모의중재 대회 참가는 특히 에디 유에게 대회 참가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대회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당시 국제중재와 기업법 분야 부티크 로펌의 매니징파트너였던 백윤재 변호사를 만나 졸업 후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은 것. 이 인연으로 에디 유는 2012년 워싱턴 DC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백 변호사가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 한얼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 약 6년간 한얼에서 외국변호사로 근무한 데 이어 백 변호사가 법무법인 율촌으로 옮기면서 함께 율촌으로 옮겨 율촌 국제중재 · 국제소송팀에서 좀 더 근무한 후 2018년 넷플릭스 법무팀에 합류했다. 그는 현재 넷플릭스 코리아 '콘텐트 리걸' 팀에서 저작권 이슈 등에 대한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백승훈 변호사=반도체 트레이딩 회사인 SK 계열사에서 법무팀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백승훈 미국변호사는 한동대 법대를 다니다가 미국의 조지워싱턴대로 유학을 가서 심리학을 전공해 졸업한 후 다시 한동 로스쿨에 4기로 입학했다. 2007년 졸업해 이듬해 초 미주리주 변호사 자격을 딴 백 변호사의 첫 직장은 법무법인 로고스. 이어 해군 법무관으로 3년간 군복무를 마친 백 변호사는 삼성, 포스코에너지 법무팀을 거쳐 2019년 현재의 SK계열사로 옮겨 인하우스 로이어로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백승훈 변호사
◇백승훈 변호사

조지타운 로센터 LLM 취득

그는 "한국 본사는 물론 사무소가 나가 있는 홍콩, 중국, 대만 등의 법무 이슈와 함께 글로벌 투자나 제품 판매 등 비즈니스를 밀착 지원하고, 국내외 소송 등 분쟁 사안도 커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 변호사는 포스코에너지 근무 후 조지타운 로센터에서 LLM 학위도 취득했다.

◇노지준 변호사="지금은 테네시, 미주리, 앨라배마, 워싱턴 DC 등 미국의 여러 주에서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주고 있지만, 저희가 입학할 때만 해도 변시에 응시할 수 있는 문호가 개방된 주가 하나도 없었어요. 제가 2학년 때 '테네시주랑 미주리주 변시를 볼 수 있다' 이렇게 결정이 났는데, 과연 미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한동 로스쿨에 입학한 초기 1, 2, 3기들은 정말 프런티어 정신이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노지준 변호사
◇노지준 변호사

2005년 말 한동 로스쿨을 2기로 졸업하고 2006년 테네시주 변시에 합격해 그해 7월부터 특허법인 리앤목에서 17년째 외국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노지준 변호사는 한동 출신의 강점으로 프런티어 정신을 가장 강조했다.

미 로스쿨 준비하다 한동 선택

노 변호사만 해도 많은 것이 도전과 인연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면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군 복무 대신 대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벤처기업에서도 경험을 쌓은 그는 IP 분야의 변호사가 되기 위해 미국에 있는 로스쿨 진학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에 미국식 로스쿨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동 로스쿨 앞으로 '나는 미국에 있는 로스쿨에 진학할 예정이지만 한동 로스쿨이 개원한다고 하니 축하하고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가 한동 측의 설득으로 방향을 바꿔 2003년 2기로 한동의 일원이 된 것이다. 노 변호사는 "제 이메일을 읽어 본 한동 로스쿨의 미 특허법 교수이자 미 특허변호사인 이상기 부원장님이 다음날 서울로 올라와 밤늦도록 저를 설득, 고민 끝에 미 로스쿨 대신 한동 로스쿨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며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고, 3년간 한동 로스쿨에서 공부하면서 좋은 경험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한동 로스쿨 시절을 회상했다.

공학 전공 살려 IP 변호사 지향

졸업 후엔 일사천리로 그의 진로가 정해졌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IP 변호사를 지향했다. 2006년 2월 테네시주 변시에 응시해 4월 합격통지서를 받고, 6월 테네시주에 가서 정식으로 선서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7월 1일자로 변리사수 기준 국내 1위의 특허법인인 리앤목에 입사했다.

리앤목에서 특히 특허 관련 일을 많이 수행하는 노 변호사는 "한동 로스쿨에 진학할 당시 한국엔 아직 로스쿨이 도입되기 전이었지만, 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한동 로스쿨을 선택할 것"이라고 모교에 대한 애정을 거듭 나타냈다.

◇박수연 변호사=나스닥에 상장한 미국계 폐기물 관리업체인 스테리싸이클 한국법인에서 윤리준법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수연 미국변호사(앨라배마주)는 2020년 6월 스테리싸이클에 합류하기 전 동남아에서 5년간 활약한 국제통으로 유명하다.

◇박수연 변호사
◇박수연 변호사

인도차이나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는 LVMC 사내변호사에 이어 태국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로펌의 방콕, 미얀마 사무소에 상주하며 글로벌 기업의 미얀마 진출 등과 관련해 자문했다. 변호사 초창기 한국바이애슬론연맹 국제이사로도 활동한 박 변호사는 "미국변호사이다보니 아무래도 국제적으로 활동할 기회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협상대회 우승

캐나다로 조기 유학을 떠나 캐나다에서 중, 고교를 마친 박수연 변호사는 다시 한동대로 역유학, 한동대 학부와 한동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한동 로스쿨 2학년 때인 2008년 7월 런던에서 개최된 제10회 국제협상대회(International Negotiation Competition)에 로스쿨 동기인 변신영 미국변호사와 함께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한동의 뛰어난 인재였다.

◇최지훈 변호사=법무법인 바른에서 근무 중인 최지훈 외국변호사는 고교시절부터 국경의 제한 없이 외국을 넘나들며 국제거래 등에 자문하는 국제변호사가 매력적으로 느껴져 한동 로스쿨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2013년 워싱턴 DC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최 변호사는 앨라배마주 대법원의 로클럭, 대한상사중재원 인턴 등을 거쳐 2014년부터 법무법인 바른에서 9년째 외국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 클라이언트나 외국에 투자하거나 외국에서의 소송이나 중재 사건 등에 대응해야 하는 한국 클라이언트가 최 변호사가 자문하는 주된 대상으로, 최근엔 국제분쟁의 해결보다 국제거래에 대한 자문이 좀 더 많다는 전언.

◇최지훈 변호사
◇최지훈 변호사

홍콩 모의중재 최우수상 받아

최 변호사는 한동 로스쿨 3학년 때인 2012년 3월 홍콩에서 열린 비스 국제상사중재 모의재판대회(Willem C. Vis East International Commercial Arbitration Moot Competition)에 같은 학년의 동기와 함께 나가 아시아 국가의 최우수팀에게 주어지는 Pan Asian Award를 받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거주한 최 변호사는 대원외고, 서강대 영미어문학과를 졸업했다.

◇김인 변호사=한동 로스쿨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 미국변호사는 한국에서 고교를 마친 후 SAT를 보고 곧바로 미국으로 유학, 미시간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2006년 5기로 한동 로스쿨에 진학했다. 그러나 졸업은 동기들보다 2년 반 더 늦었다. 첫 학기를 마친 후 카투사로 입대해 군복무를 마치고, A.T. Kearney 금융그룹에서 컨설턴트로 1년간 근무하다가 복학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한동 로스쿨에 입학할 때도 고민이 없지 않았지만 A.T. Kearney 컨설턴트를 버리고 복학해야 할지 비슷한 고민을 했다"며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는 게 좋겠다는 존경하는 분의 조언을 받아 한동으로 돌아왔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율촌, Ashurst에서 9년 근무

2011년 7월 9기들보다 6개월 먼저 졸업해 앨라배마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김 변호사는 사내변호사 등 여러 곳에서 입사 요청이 있었지만 로펌으로 방향을 잡았다. 첫 직장은 인턴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법무법인 율촌. 율촌에서 5년 반 외국변호사로 근무한 김 변호사는 국제 로펌인 Ashurst 홍콩으로 옮겨 다시 3년 반 근무한 후 2021년 2월 이번엔 한국투자증권의 사내변호사로 부임했다. 이전에도 A.T. Kearney 등 금융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본격적으로 금융업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김인 변호사
◇김인 변호사

김 변호사는 6월 10일 동문회 행사에서 후배들에게 구직활동(Job Searching)과 관련한 팁을 이렇게 제시했다. 한마디로 선제적이고 끈질겨야 한다는 것("proactive" and "persistent"). 또 이력서(Resume)는 자리가 요구하는 조건(job requirements)에 적합하게 전략적으로 작성되어야 하며, 이력서를 제출하기 전에 최소한 3~4명이 먼저 읽고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용지 변호사=법무법인 광장에서 근무하는 이용지 변호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2010년 한동 로스쿨생이 되었다. 당시 한국에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어 전국에 25개 로스쿨이 문을 열었지만, 이 변호사는 "외국 쪽에 더 잘 맞는 것 같아 한동을 선택했고, 좀 더 국제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용지 변호사
◇이용지 변호사

2014년 워싱턴 DC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그해 가을 광장에 입사한 이 변호사는 국제조세 전문가로, 해외 부동산 취득 등 해외투자에 관련된 조세이슈를 많이 다룬다. 또 국내 투자자의 해외기업 인수, 해외펀드 투자를 위한 거래 등이 그가 수행하는 주요 업무로 소개된다.

올 초 파트너 승진

이 변호사는 이러한 실적 등을 인정받아 올 초 파트너로 승진했다.

◇이혜원 변호사=최근 미국 로펌의 서울사무소에 합류한 이혜원 워싱턴 DC 변호사는 이화여대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한동 로스쿨에 진학해 2016년 차석으로 졸업했다. 이화여대에서 "첨단기술의 합법성"이라는 주제로 졸업 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학부시절부터 법학에 관심이 많았던 이 변호사는 CJ제일제당과 디지털 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사내변호사로 경력을 쌓은데 이어 얼마 전까지 피터앤김에서 M&A와 조인트벤처 관련 분쟁, 해외거래 관련 미국 소송과 국제상사중재 관련 업무 등을 담당했다. 또 한동 로스쿨 시절 미 연방법원에서 인턴을 한 경험도 있다.

◇이혜원 변호사
◇이혜원 변호사

이 변호사는 "한동 로스쿨의 제일 큰 장점을 꼽자면, 학교가 서로 상극된다고 종종 오해되어지는 법률지식과 성품, 이 두 가지를 잘 조화시켜주는 좋은 플랫폼이 되어주는 것"이라며 "HILS 내 학생 공동체는 마치 작은 변호사 사회의 축소판 같았고, 우리는 이미 예비변호인으로 생활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HILS는 법률지식과 성품 조화 플랫폼"

이 변호사는 또 "HILS가 다소 인지도가 적다는 점도 저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는데, 유명한 학교 출신이 아니기에 학교 이름에 의지하지 않고, 법률공부에 애착을 가지고 임했고, 그 결과 더 자율적인 전문인이 될 수 있었던 같다"고 말했다.

◇정회정 변호사=테크 솔루션 기업인 아슈리온코리아의 정회정 미국변호사는 로펌과 보험회사 사내변호사로 약 10년간 경력을 쌓은 데 이어 현업 부서 근무로 영역을 확대한 사례여서 주목된다. 정 변호사는 아슈리온코리아에서 상품 기획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업 부서에서 이사로 활동

대학에서의 전공은 화학공학.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그는 한동 로스쿨에 진학해 3년을 더 공부한 끝에 2009년 테네시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 미국변호사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정회정 변호사
◇정회정 변호사

정 변호사는 6월 10일 저녁 진행된 한동 동문회 행사에서 후배들에게 경력 관리에 관한 팁을 하나 소개했다. 요지는 무엇보다도 한동 로스쿨 출신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라는 것. 그는 "각자 한동 로스쿨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텐데 그것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구직이나 직장을 옮길 때 남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신영 변호사=2011년 1월 문을 연 공익법센터 어필(APIL)에서 2012년 1월부터 상근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신영 미국변호사(앨라배마주)는 한동 로스쿨을 나와 NGO 분야로 진출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 그만두고 HILS 입학

서강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정 변호사는 대학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2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했으나,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공부를 더 하고 싶어 하던 중에 한동대 로스쿨을 추천받아 2011년 미국변호사가 되었다.

◇정신영 변호사
◇정신영 변호사

정 변호사는 "미국에서 잘 살 수 있는 분들인데 한국의 포항 시골에 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동 로스쿨의 교수님들을 보고 남들 사는 것처럼 살지 않고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너무 행복하구나, 이런 걸 많이 느꼈다"며 "교수님 중 한 분이 이사로 계시는 미국의 작은 NGO에 인턴을 간 적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 졸업 후 어필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어필에서 특히 한국기업이 해외에 나가 인권을 침해하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 등을 감시하는 일을 많이 한다.

◇문효정 변호사=금호건설에 이어 롯데건설에서 시니어 사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문효정 미국변호사(테네시주)는 서울대 노어노문학과를 나와 행정고시를 준비하다가 한동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된 경우다. 고려대 미국법센터 자문위원이기도 한 문 변호사는 롯데건설에서 해외프로젝트 쪽을 담당하고 있다.

◇강필구 변호사=현대엔지니어링 해외법무팀에서 그룹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강필구 미국변호사는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건설사에서 근무하다가 건설 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뒤늦게 한동 로스쿨에 진학한 경우다. 강 변호사는 "금호건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해외사업을 많이 담당했는데, 특히 계약을 담당하다 보니 법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동 로스쿨의 문을 두드렸다"고 소개했다. 그때가 이미 금호건설에서 7년간 근무한 후인 2012년으로, 대학시절 호주에 1년 교환학생으로 다녀오기도 하고 어려서부터 영어를 좋아해 영어수업을 따라가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강 변호사는 한국 로스쿨이 아닌 미국식 로스쿨인 한동 로스쿨을 선택한 데 대해, "국제건설계약은 거의 대부분 영미법이 준거법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미국변호사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강필구 변호사
◇강필구 변호사

2014년 한동 로스쿨을 졸업하고 이듬해 워싱턴 DC 변호사가 된 그는 건설 전문 중소 로펌에서 잠시 경험을 쌓은 후 2015년 7월부터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사내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세계적 건설변호사 되는 게 꿈"

강 변호사의 꿈은 경력을 더 쌓아 세계적인 건 설 전문 변호사(Construction Lawyer)가 되는 것. 그는 2019년 7월 영국왕립서베이어협회(RICS)가 인증하는 QS 자격을 취득했으며, 건설클레임 이슈 중 하나인 'Prevention Principle'를 주제로 논문을 써 영국 UWE Bristol대에서 2020년 7월 국제건설법 석사학위도 받았다.

◇황은상 변호사=한동 로스쿨 출신으로 국제 로펌에서 파트너로 활동하는 변호사 중 한 명인 황은상 미국변호사는 홍콩 교포 출신으로 스탠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한 후 2005년 한동 로스쿨에 입학해 4기로 졸업했다. 이어 2009년 조지타운대 로센터에서 법학석사(LLM) 학위를 취득하고 뉴욕주 변호사가 되었다.

◇황은상 변호사
◇황은상 변호사

첫 직장은 미국의 유명한 로펌으로 한국 관련 업무를 많이 취급하는 클리어리 가틀립(Cleary Gottlieb). 2010년 1월부터 클리어리 홍콩사무소에서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한 황 변호사는 한국 법률시장이 개방되며 2013년 여름 서울로 건너와 2019년 1월 같은 미국 로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 서울사무소로 옮길 때까지 약 9년간 클리어리에서 IPO나 해외채권 발행 등 자본시장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린버그에서 파트너 활약

그린버그에서도 자본시장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방식으로 성사된 더블다운 카지노(DoubleDown Casino) 게임으로 유명한 DDI의 나스닥 상장이 그의 작품이다. 한동 로스쿨과 미 본토에 있는 로스쿨인 조지타운 로센터에서 모두 공부한 황 변호사는 "교수님 등에 따라 실제 수업내용 등에선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두 로스쿨의 교육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