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대의 풋옵션 행사를 둘러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의 분쟁과 관련,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 컨소시엄 관계자 2명과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3명에게 2월 10일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양철한 부장판사)는 이날 "안진의 공인회계사들이 가치평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적 판단을 하지 않고 FI측 관계자에 의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또한 회계사들이 FI들로 하여금 부당한 금전상의 이득을 얻도록 허위의 보고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5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신 회장과 FI 간의 중재절차가 진행 중이던 2020년에 교보생명이 안진 소속 회계사들과 FI 관계자들을 고발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초 교보생명은 검찰에 안진의 평가금액이 과대평가되었다고 고발했으나, 검찰은 평가금액이 과대평가되었다는 점은 기소하지 않고, 평가가 전문가적인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혐의로 2021년 1월 안진의 회계사와 FI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이후 약 1년간의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과 함께 무죄 판결이 선고된 것이다.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은 "FI 측이 신창재 회장에게 풋옵션 행사 후 제출한 교보생명 주식에 대한 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보고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이번 무죄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2차 중재 신청을 예고,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인수한 교보생명 주식 492만주(지분 24%)에 대한 풋옵션 실현은 양측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 또 한 번 ICC 중재를 통해 최종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판정이 난 ICC 국제중재에선, 중재판정부가 풋옵션의 유효함과 함께 신 회장이 평가기관을 선정해 가치평가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신 회장이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제시한 주당 40만 9,000원에 풋옵션 주식을 매수할 의무는 없다고 판시, 어피니티 측의 신청을 기각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