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 2021 국제중재 분야 리그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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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21.12.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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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ce majeure' 다툼 등 코로나 상사분쟁 본격화

국제중재

국제중재 사건이 발생하는 지역과 산업분야가 다변화되고, 국제중재로 해결되는 분쟁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해외 프로젝트 중단, 채무불이행 관련 분쟁들이 건설, 금융, 무역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을 둘러싼 다툼이 증가하는 등 코로나 사태로 인한 상사분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물론 국제중재 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국제상거래 대부분의 분쟁조항에 국제중재가 들어가는 등 대부분의 기업에서 크로스보더 계약 체결시 분쟁해결 방법으로 중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엔 신기술, ESG 및 M&A 거래 관련 분쟁도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중재를 수행하는 한국 로펌도 갈수록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제중재 수행 로펌 갈수록 증가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부분의 국제중재 심리가 화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대면심리가 다시 가능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화상심리로 인해 해외출장 등의 필요가 사라져 비용부담이 상당 부분 경감되기는 하였으나, 참가자들이 다양한 시간대에 있는 경우 하루에 심리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는 불편 등도 확인되고 있다. 또 대면심리를 통해서만 기대할 수 있는 여러 절차적 장점들, 예컨대 집중적인 hearing 준비, 근거리에서의 효율적인 증인신문과 중재인들과의 긴밀한 소통 등에 대한 아쉬움이 커 대면심리가 가능한 경우에는 대면심리를 원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국제중재 변호사들이 전하고 있다.

◇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동일 그룹내 가나다순

국제중재 시장은 특히 외국 로펌들도 아무런 관할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국제 경쟁시장으로, 외국 로펌들도 서울사무소 개설에 관계없이 활발하게 한국기업 등이 관련된 국제중재 사건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대형 국제중재사건의 경우 보통 한국 로펌과 외국 로펌이 공동대리인으로 함께 당사자를 대리하며 공동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로펌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김앤장이 국내외 변호사 등 팀의 규모나 수행하는 사건 수에서 압도적인 수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법무법인 광장과 오랫동안 법무법인 태평양의 국제중재팀을 이끌던 김갑유 변호사가 지휘하는 법무법인 피터앤김이 굵직한 사건을 대리하며 김앤장과 대리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지평 중재팀, 사건 증가

또 김범수 변호사의 주도 아래 2015년 문을 연 '국제중재 부티크' 법무법인 KL파트너스와 법무법인 태평양, 율촌, 세종, 화우가 활발하게 국제중재 분쟁을 수행하며, 김진희 외국변호사가 팀장을 맡은 지평 중재팀도 사건 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평은 외국 유통업체를 대리하여 국내 주주 등을 상대로 한 대규모 JCAA 중재를 공동 수행한 데 이어 관련 국내 소송을 단독 수행하고 있고, 국내 대기업을 대리하여 동남아 에너지업체를 상대로 한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중재를 진행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또 국내 첨단 부품업체를 대리한 다국적 제조업체 상대 대한상사중재원(KCAB) 중재, 국내 종합 편성 방송사를 대리한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협회 상대 ICC 중재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국제중재 등 국제분쟁 사건에서 가장 주목을 끈 로펌 중 한 곳인 법무법인 피터앤김은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중국 다자보험 간의 7조원대 미국 소송에서 전부 승소한 데 이어 지난 7월 인천 에잇시티 사업 관련 ICC 중재에서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대리해 100% 승소하는 등 승전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건의 증가와 함께 법인을 구성하는 변호사도 꾸준히 늘어 태평양 시절부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방준필 외국변호사와 신연수 변호사가 한식구가 된 데 이어 지난 9월엔 이호원 전 대한상사중재원장도 고문으로 합류, 국내외 중재업계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이호원 전 상사중재원장도 피터앤김 합류

서울 본사와 싱가포르 사무소에 상주하는 변호사만 약 20명. 국제중재 전담 인력만 따지면 피터앤김은 국내의 다른 어느 로펌 못지않은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이승민 변호사가 대표를 맡아 상주하고 있는 싱가포르 사무소는 SIAC 대응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포석으로, 이승민 변호사 등 모두 3명의 변호사가 상주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윤병철, 박은영 변호사가 투톱을 이루어 이끌고 있는 김앤장 국제중재팀은 지난 7월 ICC 국제중재법원 코트 멤버로 선임된 김세연 변호사, 조선과 건설, 해외 프로젝트는 물론 에너지 쪽에도 밝은 오동석 변호사, 건설중재 전문인 임병우 변호사, 영국법 전문가이자 해사중재를 많이 다루는 이철원 변호사 등으로 진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업을 대리한 KCAB 중재 승소 및 홍콩에서의 중재판정 승인, 국내 건설사와 이탈리아 하청업체 간 공급계약 관련 KCAB 중재,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상 경쟁방지 및 손실보상 조항 관련 ICC 중재 판정 등 김앤장이 수행했거나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사건이 소개된다.

진행 중인 국제중재사건이 30건이 넘을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바쁜 국제중재팀 중 한 곳인 법무법인 광장 중재팀은 최근 중재판정이 난 어피티니 컨소시엄이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 주식의 매수를 주장하며 제기한 ICC 중재 수행을 가장 먼저 소개했다. 광장이 신 회장 측을 맡아 사실상 이긴 사건으로, 분쟁금액이 2조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사건이다.

광장, 바이오 신약 라이선스 분쟁 승소

또 국내 대형 자동차 회사와 브라질 자동차 회사 간 distributorship agreement 관련 1조원 상당의 ICC 중재에서 브라질 회사를 대리해 승소하고, 일본 제약회사와 국내 제약회사 간 바이오 신약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둘러싼 320억원 상당의 ICC 중재에선 일본 회사를 대리해 승소하는 등 의미 있는 승소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임성우 변호사와 Robert Wachter 외국변호사가 공동팀장을 맡은 광장 중재팀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메이슨 캐피털 메니지먼트가 각각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2개의 ISDS 사건에서 모두 한국 정부를 대리하는 등 투자자중재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로펌 중 가장 먼저 국제중재팀을 발족한 법무법인 태평양도 인천경제청을 대리해 외국계 호텔리조트 그룹과의 에잇시티 사업 관련 ICC 중재에서 승소하고, 한국의 대표 금융사가 국내 보험사를 해외 금융기관에게 매각한 거래와 관련하여, 진술보장 위반 등을 이유로 막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으나, 이후 선임된 후 수개월 간의 공방을 거쳐 중재판정 정정 절차에서 중재판정문의 당사자 표시 오류로 인한 부당한 채무 부담 위험을 제거하는 등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태평양은 수산물 수입 계약 관련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 사건에선, 피신청인인 일본 수산물 가공업체를 대리하여 상대방의 청구를 모두 기각시키는 판정을 이끌어냈다.

국제중재변호사 세대교체 주목

김성수, 김홍중, 김준우, 김우재 변호사에 이어 방형식, 김세진 외국변호사 등이 포진하고 있는 태평양 국제중재팀에선 최근 국제중재계의 동향 중 하나로 국제중재변호사들의 세대교체에 주목했다. 30~40대의 2세대 변호사들이 심리기일에서 변론을 직접 리드하는 사건이 크게 늘고 있어 이후 업계 변화에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KL파트너스는 론스타 사건과 엘리엇과 메이슨 ISDS에서 투자자를 대리하는 등 특히 ISDS 사건에서 높은 전문성을 축적하고 있다. 또 글로벌 컨설팅펌을 대리한 KCAB 긴급중재사건에서의 승소, 사우디아라비아의 EPC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계약분쟁 승소 등 일반 상사중재에서 승전보가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서울고법 고법판사 출신의 임혜진 변호사가 합류하는 등 국내송무 쪽도 강화하고 있다.

백윤재, 안정혜 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율촌은 싱가포르 무역회사와 한국기업 사이의 화학물질 공급 계약 관련 KCAB 국제중재에서 한국기업을 대리하여 전부 승소하고, 스웨덴의 로지스틱스 업체가 한국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ICC 국제중재 사건에서 한국기업을 대리하는 등 다양한 사건에서 활약하고 있다. 율촌 국제분쟁해결(IDR)팀은 특히 한국법과 국내 송무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중시하며 한국 법원의 관여가 필요한 보전처분, 중재판정 취소 및 집행절차, 국내 법원 절차와 국제중재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병행 절차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정 중재법 발효 후 첫 번째 사건으로 중재판정 집행신청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간접강제 주문이 포함된 네덜란드 중재판정의 국내 집행절차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대법원으로부터 간접강제를 명하는 중재판정의 집행 가능성을 최초로 인정받은 곳도 율촌이다.

법무법인 화우는 해외 무역금융펀드 구조화거래에 관련된 약 5,000억원 규모의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 사건에서 국내 운용사를 대리하고 있다. 분쟁 상대방은 싱가포르, 케이만 등에 소재한 해외 무역금융업체들로, 얼마 전 김명안 외국변호사가 구두변론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심리기일을 마무리했다.

또 한국기업이 방글라데시 기업을 상대로 엔진 부품 공급계약에 따른 미지급 대금 및 계약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ICC 국제중재 사건에서, 방글라데시 기업이 반소를 제기하면서 한국기업 계열사에 대한 중재절차 강제인입(Joinder)을 신청하여 중재판정부가 한국 계열사를 기존 중재합의 및 절차의 당사자로 판정하자, 위 중재판정 자체에 대한 취소소송을 중재지인 스위스 연방대법원에 제기하여 승소했다. 한국 계열사에 대한 강제인입 판정 효과를 중단시킨 것으로,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사건에서 승소한 의미 있는 결과다.

화우, 韓 기업 당사자 편입 취소 받아

화우 국제중재팀은 김명안 변호사와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의 이준상 변호사가 공동팀장을 맡아 이끌고 있으며, 김연수, 김샘, 신상헌 외국변호사 등이 함께 포진하고 있다.

전재민, 윤영원 변호사가 록키 유(Rockey Yoo), 아리 어너시(Arie Eernisse) 외국변호사와 함께 활약하는 법무법인 세종 중재팀은 인도 정부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손실을 입은 한국서부발전(KOWEPO)이 인도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4,000억원대 ISDS에서 얼마 전 의미 있는 중간 판정을 받아냈다. 한국과 인도 사이엔 양국 정부간 투자협정 외에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정으로, 한국서부발전에 매우 유리한 결과라고 윤영원 변호사가 설명했다.

세종은 또 2019년 10월 인도가 고무제품의 일종인 SBR의 한국 생산자인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등을 상대로 시작한 상계관세 조사에서 한국 정부를 대리해 상계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