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특집] 2021 외국 로펌 '톱 10'은
[리걸타임즈 특집] 2021 외국 로펌 '톱 10'은
  • 기사출고 2021.12.0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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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딜, 국제분쟁 수요 꾸준

한국시장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외국 로펌들에게도 2021년은 일감이 늘고 매출이 증가한 장밋빛 해로 마무리되고 있다. 크로스보더 M&A와 해외물이 포함된 한국거래소 IPO 거래, 해외채권 발행 등 딜이 성황을 이루고 있는데다 국제중재와 해외소송 등 국제분쟁 쪽도 한국기업의 해외사업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에 나와 있는 28개 외국 로펌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영미 로펌들은 크게 자본시장과 M&A, 국제분쟁의 3대 업무분야로 나눠 리그테이블을 형성하며 경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IP 분쟁, 에너지 등 프로젝트 개발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해상 등 특화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세계 10위권을 자랑하는 한국 경제를 뒷바라지하고 있다.

피네간, IP 분쟁 수행 유명

촬스 서 변호사가 이끄는 피네간 헨더슨(Finnegan, Henderson)과 천상락 변호사가 서울과 실리콘밸리를 오가며 활약하는 롭스앤그레이(Ropes & Gray)가 한국기업이 관련된 IP 분쟁을 맡아 톡톡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해사분쟁 해결과 선박금융 등 해상법 업무에선 김경화 영국변호사가 이끄는 스티븐슨 하우드(Stephenson Harwood)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티븐슨 하우드는 건설 중재 쪽으로 영역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또 알렌앤오베리(Allen & Overy)와 셔먼앤스털링(Shearman & Sterling), 화이트앤케이스(White & Case)가 굵직한 프로젝트 개발 및 관련 금융거래에 자주 나서는 대표적인 외국 로펌들로 소개되며, 링크레이터스(Linklaters)도 이주희 변호사 등을 중심으로 에너지 및 인프라스트럭처 자문을 많이 수행한다. 블랙록의 실물자산 투자본부인 블랙록 리얼에셋(BlackRock Real Assets)이 지난 8월 한국의 태양광 발전소 개발 및 투자기업인 브라이트 에너지 파트너스(Brite Energy Partners, BEP)의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에서 링크레이터스는 블랙록에, 화이트앤케이스는 BEP에 자문했다.

◇자본시장=올해 공모주 열풍이 분 IPO 시장에선 한진덕 변호사가 이끄는 클리어리 가틀립(Cleary Gottlieb)과 올 봄 김익수 변호사가 가세한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 링크레이터스, 그린버그 트라우리그(Greenberg Traurig) 등이 사안별로 발행사, 주관사 자문을 나눠 활약하고 있다.

해외 트렌치(Tranche)가 포함된 대어급 IPO만 간추려보면, SKIET는 클리어리가 발행사 측을 대리하고, 주관사는 폴 헤이스팅스가 자문해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갱신하며 지난 5월 첫 거래가 이루어졌다. 크래프톤과 HK이노엔도 클리어리와 폴 헤이스팅스가 주관사, 발행사로 나눠 자문을 담당했으며, 클리어리는 이외에도 케이카, 카카오페이 IPO 등에 자문사로 참여했다.

그린버그, DDI 나스닥 상장 자문

현대중공업과 카카오뱅크 IPO는 폴 헤이스팅스가 발행사를 맡고, 주관사는 링크레이터스가 각각 자문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또 그린버그는 2005년 이후 한국 법인이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통해 상장한 첫 사례인 더블다운 카지노(DoubleDown Casino) 게임으로 유명한 DDI의 나스닥 상장을 성사시켜 IPO 거래에서의 전문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해외채권 발행은 클리어리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링크레이터스, 폴 헤이스팅스, 심슨 대처(Simpson Thacher & Bartlett), 그린버그 등 여러 로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클리어리의 경우 올 들어서만 10월 현재 200억 달러가 넘는 해외채권 발행고를 유지하고 있다.

◇크로스보더 M&A=이마트가 롭스앤그레이와 법무법인 태평양의 자문을 받아 이베이코리아를 약 3조 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최근 들어 한국기업의 아웃바운드 M&A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롭스앤그레이와 함께 SK하이닉스를 대리해 미 인텔사의 낸드 플래시와 SSD 사업 부문을 약 10조 3,000억원에 인수하는 메가딜을 수행 중인 스캐든(Skadden)과 GIC의 스타벅스 코리아 지분 인수와 야놀자 지분 매각, 한화종합화학이 Ansaldo의 비 OEM 가스 터빈 서비스 사업을 인수하는 거래 등을 수행하는 클리어리, 김새진 변호사의 합류 이후 잇따라 한국기업의 M&A 성사를 타전하고 있는 오멜버니(O'Melveny) 등이 M&A 시장에서 먼저 이름이 나오는 외국 로펌들이다.

오멜버니, 아웃바운드 M&A 성사 잇따라

오멜버니는 CJ ENM의 엔데버 콘텐트(Endeavor Content)의 각본 기반 제작사업 지분 인수, SK E&S가 미국의 에너지 솔루션 분야 선도기업인 레브 리뉴어블스(REV Renewables)에 최대 4억 달러를 투자하는 거래, DL케미칼의 미 석유화학사 크레이튼(Kraton) 인수 거래 등을 수행했다.

또 폴 헤이스팅스도 한국시장에서 활약하는 전통의 M&A 플레이어로, 하이브(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10억 달러 규모의 이타카 홀딩스 인수, 아이유노(Iyuno) 미디어그룹의 SDI미디어 인수, 한화시스템의 글로벌 인공위성기업 원웹(OneWeb)에 대한 3억 달러 투자 등 여러 의미 있는 M&A 거래를 수행했다.

디엘에이 파이퍼(DLA Piper)도 국제분쟁 수행, 글로벌 규제 대응 등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크로스보더 M&A를 수행한다. 포스코가 호주의 니켈 광업 · 제련 전문회사인 레이븐소프(Ravensthorpe Nickel Operation)의 지분 30%를 약 2,700억원에 인수하는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완수하고, 국내 최대의 종합상사를 대리하여 LNG 등을 수출하는 호주의 에너지 상장사의 주식 100%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하는 자문을 진행 중에 있다. 디엘에이 파이퍼는 또 국내 대형 자동차 제조 회사를 대리하여 영국 모빌리티 기업에 메인 파트너사로서 투자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제중재 · 국제소송=한국기업이 관련된 국제중재, 해외소송이 늘어나며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외국 로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분야가 국제분쟁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커빙턴(Covington & Burling)이 SK이노베이션을 대리하고 레이텀앤왓킨스(Latham & Watkins)가 LG에너지솔루션을 대리해 2년을 끈 2차 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은 ITC 결정에 이은 합의로 올 봄 마무리되었다. 또 퀸 엠마누엘(Quinn Emanuel Urquhart & Sullivan)이 법무법인 피터앤김과 함께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대리해 지난해 11월 100% 승소한 7조원대의 미 고급호텔 15개에 대한 매매계약 해지소송은 상대방인 다자보험 측 소송대리인으로 기존의 깁슨 던(Gibson Dunn) 외에 왁텔 립튼(Wachtell Lipton)이 추가 선임된 가운데 얼마 전 항소심이 시작되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아놀드앤포터, 1조원대 연료전지 분쟁 대리

이외에도 클리어리와 코브레앤김(Kobre & Kim)이 ITC에서 맞붙었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톡스 분쟁, 포스코에너지와 미 퓨얼셀에너지와의 연료전지 기술 독점판매권을 둘러싼 1조원대 국제중재와 미국 소송 등 굵직한 케이스만 꼽아도 한국기업이 관련된 국제분쟁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사건은 아놀드앤포터(Arnold & Porter)가 포스코 측을 대리하고 있다.

또 김앤장과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Herbert Smith Freehills)가 어피니티 컨소시엄을 대리하고, 법무법인 광장과 퀸 엠마뉴엘이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을 대리했던, 풋옵션 매각을 놓고 벌어진 2조원대의 ICC 중재사건은 지난 9월 신 회장 측에 사실상 승소판정이 내려진 가운데 후속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케이스에서 거명된 로펌들 외에 오멜버니, 디엘에이 파이퍼, 스캐든, 폴 헤이스팅스, 그린버그 등도 한국기업이 관련된 국제분쟁에 자주 이름을 올리는 로펌들로, 오멜버니는 LG와 SK의 2차 전지 분쟁에서 SK 측을 대리해 지난 4월 미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을 하루 남기고 극적인 합의를 도출해내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DLA, 태양광 PF 분쟁 수행

디엘에이 파이퍼는 국내 최고의 중화학기업을 대리해 유럽에 위치한 다섯 개의 태양광발전소의 PF 대출 상환 관련 계약불이행에 따른 민형사 소송과 이와 연결된 태양광발전운영사의 회생절차를 대리하고 있으며, 또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를 대리해 가스공급계약의 주요 조건인 구매가격 조정 관련 ICC 중재를 수행, 히어링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ICC 중재는 청구금액이 4억 달러가 넘는 대형 사건이다.

리걸타임즈가 창간 14주년을 맞아 사내변호사들을 상대로 실시한 로펌 선호도 조사에서도 위에 언급한 외국 로펌들 중에서 많은 선택이 나왔다. 업무실적과 사내변호사 설문조사 결과, 리걸타임즈가 취재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데이터 등을 종합해 2021년 한국시장에서 활약하는 외국 로펌 '톱 10'을 선정했다. 알파벳 순으로 Arnold & Porter, Cleary Gottlieb, DLA Piper, Herbert Smith Freehills, Kobre & Kim, Linklaters, O'Melveny, Paul Hastings, Ropes & Gray, Skadden의 10곳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