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한원교 부장판사)는 9월 17일 사업구역에 무허가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아파트 분양대상자에서 제외된 서울 성북구에 있는 장위6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 A씨가 "분양대상자에서 제외한 것은 위법하다"며 조합을 상대로 낸 소송(2020구합73723)에서 "피고가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원고가 사업구역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무허가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주택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세기가 A씨를 대리했다.
장위6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사업구역 내에 30㎡와 7㎡의 대지를 각각 소유하고 있는 A씨는, 2015년 9월 17일 조합에 84㎡형 주택의 분양을 신청했다. A씨는 분양신청 당시에는 무주택자로서 84㎡형 주택에 대한 분양대상자에 해당하였다. 그러나 2019년 2월경 면적 56.19㎡(17평)의 무허가주택을 소유하게 되었음을 이유로 조합이 A씨를 분양대상자에서 제외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 7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이에 대한 인가를 받고 이후 이러한 내용을 A씨에게 통지하자 A씨가 소송을 냈다.
조합은 이에 앞서 서울 성북구에 있는 785필지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할 목적으로 2010년 6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2015년 5월 정비사업에 관한 사업시행인가고시가 있은 이후 A씨를 포함한 조합원들에게 분양신청을 통지했다.
A씨는 "이 무허가건물은 상가에 불과할 뿐 사람이 주거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무허가건물에서 2000년경부터 음식점을 운영하여 왔는데, 무허가건물 내부는 음식을 조리하기 위한 부엌 부분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무허가건물은 사람이 독립된 주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형태나 구조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없어 '주택'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이 무허가건물을 소유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아니한 자로서 구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구 정비조례) 제2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공동주택의 분양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구 정비조례 제27조 제1항 제2호는 분양대상자를 규정하면서 다만, '사업시행인가고시일 이후부터 공사완료 고시일까지 분양신청자를 포함한 세대원 전원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분양대상자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 무허가건물에는 대부분 음식점 운영에 필요한 물품이나 기구 등이 구비되어 있을 뿐, 사람이 거주를 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들(침구류, 옷장, 세탁기 등)이 전혀 구비되어 있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음식점에 방문하는 손님들이 식사를 하는 공간과 분리되어 오로지 주거를 위한 공간으로서 식사 또는 취침 등을 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시설이 갖추어진 욕실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기존 무허가건물 관리 대장에 이 무허가건물이 '주거'로 등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기존 무허가건물 관리 대장'을 작성한 경위나 목적, 작성 기준 등에 비추어 보면 무허가건물의 현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이 무허가건물의 용도가 '기존 무허가건물 관리 대장'에 '주거'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무허가건물이 당연히 장기간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주택'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피고는 이 음식점에 마련된 평상이나 식탁에서 식사를 할 수 있고, 좌식으로 된 마루 부분에서 취침을 할 수 있으므로 이 무허가건물이 주택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는 일시적으로 이 무허가건물 내에서 식사 내지 취침을 해결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할 뿐, 장기간에 걸쳐 독립적이고 평온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쟁점 관리처분계획 중 원고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음을 전제로 원고를 분양대상자에서 제외한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