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IT Law] 온라인플랫폼 규제, 경쟁법 패러다임의 변화
[리걸타임즈 IT Law] 온라인플랫폼 규제, 경쟁법 패러다임의 변화
  • 기사출고 2021.09.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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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플랫폼 사업 혁신성 · 창의성 제약해선 안 돼"

올해 6월 미국 하원에서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독점규제 입법안"이 발의되었다. 5개 법안의 패키지로 구성된 이 입법안의 이름은 "더 강한 온라인 경제: 기회, 혁신, 선택(A Stronger Online Economy: Opportunity, Innovation, Choice)"이다. 노골적으로 미국의 대형 온라인플랫폼 기업, 이른바 빅테크 BIG 4(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를 겨냥한다.

빅테크 BIG 4 겨냥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대형 온라인플랫폼 기업의 영업전략은 근본적으로 수정될 수 있다. 1)플랫폼 사업자 자신이 직접 제공하는 제품, 서비스, 사업을 타 사업자보다 우대하는 '자사우대(self-preferencing)' 영업이 금지되고, 2)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경쟁제한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며, 3)플랫폼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투명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제공해야 한다. 4)무엇보다 자신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다른 사업을 소유 또는 지배하거나, 수익권을 갖는 행위 자체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아마존베이직'이라는 16종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팔고 있는데, 아마존에 입점해있는 다른 판매자의 이익과 충돌한다고 평가되면 당해 PB사업을 통째로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법안의 이름은, 아예 '플랫폼 독점 종식에 관한 법률'이다.

◇장품 변호사
◇장품 변호사

온라인플랫폼 규제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우선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는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 법의 목적은 대형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와 거래하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갑질'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어서 미국의 반독점 규제입법과 방향이 조금 다르다. 대신 공정거래위원회는 연내 '온라인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을 제정하여 대형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를 별도로 규제할 예정이다. 이 심사지침에는 미국의 입법안처럼 자사우대 규제가 명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전기통신사업법도 전면 개정하여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였다.

이렇게 온라인플랫폼 사업을 '별도로', 그리고 '강력하게' 규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가총액 세계 10대 기업 중 7곳이 플랫폼 기업이고, 세계 시장구조가 온라인플랫폼 중심으로 전면 재편되고 있다는 '현상' 자체는 절반의 답변이 될 것이다.

경쟁법 분석틀의 변화

나머지 절반의 답변은 경쟁법 분석틀(framework)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전통적인 경쟁법적 접근으로는 온전히 규율될 수 없는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특성의 문제이다. 온라인플랫폼 사업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규제가 요구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온라인플랫폼 사업의 특징이 논의된다.

첫째, '양면(two-sided)시장'의 문제다. 시장의 경쟁을 보호하는 게 경쟁법의 목적이므로, 규제당국은 먼저 '관련 시장'부터 획정을 한다. 그런데 플랫폼은 서로 다른 두 집단을 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하므로(소비자-판매자), 양면에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즉, 한면의 시장(주로 플랫폼과 사업자 사이의 시장)에서는 경쟁제한효과가 나타나도 다른 면의 시장(주로 플랫폼과 소비자 사이의 시장)에서는 가격 인하, 소비자 선택권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양면 전체를 하나의 관련 시장으로 획정할 경우 플랫폼 사업자의 활동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플랫폼 사업자는 한쪽 면의 시장에서 손해를 감수하면서, 다른 면의 시장에서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미 연방대법원의 Amex 판결이 논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Amex 판결을 통해 널리 알려졌는데, Amex 카드는 한쪽 시장에서 카드 회원사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대신, 다른면의 시장에서 가맹점들에게는 높은 수수료를 책정하였다. 다수의견은 양면거래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하여 한쪽면인 '카드 가맹점 관련 시장'만 봐서는 안 되고, 전체를 단일한 '신용카드 결제시장'으로 획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카드 가맹점 관련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제한성을 판단한 규제당국의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둘째, '데이터' 중심의 경제활동이다. 플랫폼에는 서로 다른 두 집단의 데이터가 축적된다. 온라인쇼핑 플랫폼을 예로 들면, 소비자의 구매 정보와 쇼핑몰의 판매 정보가 동시에 모인다. 플랫폼 사업자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하고,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로 인해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데이터 보유량은 다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가격과 비용을 비교하여 남용행위를 판단하는 방식('약탈적 가격할인')이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인상에 구매자나 판매자들이 대응하는 수준으로 관련 시장을 획정했던 전통적인 방식('SSNIP 테스트')이 비판될 수 있다. 가격을 핵심 징표로 하는 경제분석의 정확성이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기업결합신고의 대상이 되는 기업규모를 판단할 때 자산총액이나 매출액만 기준으로 삼지 않고, 데이터 보유량, 인수가액, 소비자 주목도(attention) 등 다른 기준이 함께 고려되는 방향으로 법령이 개정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동태성'이다. 시장의 특정 국면에서 경쟁제한성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플랫폼 사업은 초기비용이 높은 반면, 참여자가 증가할 때 필요한 한계비용이 적어 사업 확대가 용이하다. 실제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의 경영전략도, 규모의 경제를 신속하게 달성해서 경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단기 적자를 감수하면서 저가전략을 취하는 방식이다. 시장 내의 경쟁이 아니라 시장 자체를 창출하고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플랫폼 이용자들도 여러 플랫폼을 병행하여 이용하는 '멀티호밍(multihoming)'을 하므로 전환비용이 낮아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행사에 제약이 가해진다. 반대로 플랫폼 사업자는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효용이 늘어나는 간접 네트워크(indirect network) 효과를 이용하여 이용자들을 플랫폼에 고착화(lock in)하려고 한다. 시장지배력의 영향력이 양방향에서 양과 음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는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을 평가할 때 시장점유율의 수치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현재 시장점유율의 수치가 높다는 이유로 시장지배력의 존재를 단언할 수 없고, 시장점유율이 당장 낮다고 해서 시장지배력이 마냥 저평가될 수도 없다.

과소 · 과잉집행 모두 피해야

온라인플랫폼의 특수성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되며, 전통적인 경쟁법을 기준으로 충분히 규제가 가능하다는 입장도 있다. 결국 온라인플랫폼 사업의 특성과 그에 따른 규제방향에 관한 논의는, 궁극적으로 과소집행과 과잉집행 모두를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귀결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어떤 결론이든 온라인플랫폼 사업의 혁신성과 창의성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해외 제도의 무비판적 도입을 넘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우리의 경쟁상황'에서 출발해야 한다. 경쟁법의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장품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pjang@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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