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음주운전으로 단속되자 형 이름자 서명하며 형으로 행세…징역 8월 실형
[교통] 음주운전으로 단속되자 형 이름자 서명하며 형으로 행세…징역 8월 실형
  • 기사출고 2019.10.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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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주민등록법 위반, 사서명위조 · 사문서위조 등 유죄

대구지법 이용관 판사는 10월 8일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단속되자 형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말하며 서명하는 등 형으로 행세한 회사원 A(25)씨에게(25) 징역 8월을 선고했다(2019고단1372).

A씨는 2018년 11월 3일 오전 7시쯤 대구 중구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95%의 상태로 제네시스 승용차를 약 50m 운전했다가 경찰에 단속됐다. A씨는 자신의 인적사항을 묻는 경찰에게 자신의 형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주고, 경찰로부터 휴대용 정보단말기(PDA) 화면에 나타난 형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음주운전단속결과통보의 운전자란에 서명할 것을 요구받자, 전자터치펜을 사용하여 임의로 형의 이름 가운데 글자인 '정'이라고 기재하고 동그라미를 쳐 서명했다. A씨는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의 성명 란에도 형의 이름을 기재한 뒤 서명했다. A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 무면허운전) 외에 주민등록법 위반,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행사, 사서명위조와 위조사서명행사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경찰관의 휴대용 정보단말기 화면에 '정'이라고 흘려쓰고 그 글자 주위로 동그라미를 두른 형태의 서명을 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내 자신의 서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판사는 그러나 대법원 판결(2011도503 등)을 인용, "사서명위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서명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특정인의 진정한 서명으로 오신하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고, 일반인이 특정인의 진정한 서명으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인지 여부는 서명의 형식과 외관, 작성경위 등을 고려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서명이 기재된 문서에 있어서의 서명 기재의 필요성, 문서의 작성경위, 종류, 내용과 일반거래에 있어서 문서가 가지는 기능 등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피고인은 피고인의 인적사항을 묻는 경찰관에게 형의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불러주고, 경찰관으로부터 휴대용 정보단말기 화면에 서명할 것을 요구받자, 전자터치펜을 사용하여 '정'이라고 기재하고 동그라미를 치는 형태의 서명을 한 점, 피고인이 이와 같이 서명을 할 당시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경찰관에게 단속되었고, 그에 따른 관련 서류 작성에 필요한 서명을 전자터치펜을 사용하여 휴대용 정보단말기 화면에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점, 피고인이 한 서명은 형의 이름 가운데 글자인 '정'을 의미하여 형의 진정한 서명으로 일반인이 오신하기에 충분한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사서명위조의 고의를 가지고 형의 서명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2015. 6. 24. 아동 ·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영업행위등)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아니하고 이 범행을 저지른 점, 음주 · 무면허운전에 그치지 않고 이를 감추기 위해 주민등록법 위반 등의 범행까지 저질러 죄질이 불량한 점, 지정된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점이 불리한 정상"이라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