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타임즈 칼럼] 대형 로펌 vs 부티크
[리걸타임즈 칼럼] 대형 로펌 vs 부티크
  • 기사출고 2019.09.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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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로펌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후 부티크 로펌 등을 세워 독립하는 중견 변호사들이 새 출발의 변으로 공통적으로 내놓는 말이 있다.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을 상대로 제대로 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다.

◇김진원 기자
◇김진원 기자

리걸타임즈가 이번호 표지로 꾸민 '지재 전문 부티크' 그루의 구성원들은 "오래전부터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도와주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들은 한국 최대 로펌 김앤장에서 20년간 근무한 IP 전문가들이다. 또 다른 메이저 로펌에서 공정거래와 조세 분야의 전문가로 활약하다가 최근 한 중소 로펌에 사실상 그만의 법률사무소를 꾸민 정종채 변호사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대형 로펌은 대기업 자문 위주"라는 말과 함께 공정경쟁, 상생협력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는데, 좀 더 자유로운 위치에서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한마디로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부티크 등의 설립 붐엔 중소기업, 스타트업에 대한 자문이 유력한 배경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구도는 또 '빅 5', '빅 6'로 표현되는 한국 로펌업계의 독과점구조에서도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 한국에 2만명이 넘는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높은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법무 로펌은 의외로 많지 않은 상황. 대형 로펌들을 대기업들이 우선 차지하고, 중소기업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그 다음 순번의 로펌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유효공급 부족이 대형 로펌 변호사들의 부티크 설립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법무 부티크, 중소 전문 로펌의 등장은 기업들, 특히 대형 로펌의 자문을 받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에겐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물론 그러한 평가와 환영을 받으려면 대형 로펌 못지않은 전문성과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인적, 물적 기반을 갖추는 게 대전제일 것이다. 대형 로펌에서 독립한 중견 변호사들의 사무실이 비교적 이른 시간에 자리를 잡아 정착하는 것만 보아도 이들이 활동할 여지는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리걸타임즈가 8월호, 9월호에 연이어 편성한 기업법무시장의 리딩로이어 특집에도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과 함께 부티크에서 활동하는 적지 않은 변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로펌업계가 대형 로펌의 독과점 속에 부티크 등이 약진하는 혼합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부티크는 곧 중소기업, 스타트업 자문이 핵심이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