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출신' 로펌 오킴스
'로스쿨 출신' 로펌 오킴스
  • 기사출고 2019.07.0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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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 친근감, 선제적 서비스로 2년 만에 성공 예감

"우리 로펌은 구성원 전원이 로스쿨 출신입니다. 다양한 학부 전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헬스케어, ICT 등 신사업 분야에서 고객 밀착형의 패기 있는 자문을 지향합니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변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두 로스쿨 출신의 젋은 변호사들이다
◇법무법인 오킴스의 변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두 로스쿨 출신의 젋은 변호사들이다

법무법인 오킴스(ohkimslaw.com)의 오성헌 대표변호사는 '로스쿨 출신 로펌' 오킴스에 대한 소개를 이러한 말로 시작했다. 사법시험을 통하지 않고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오킴스의 변호사는 모두 18명. 오 대표는 그러나 오킴스의 주요 변호사를 소개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끝내 답을 내놓지 않았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18명 모두 오킴스의 주요 변호사여서 결정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였다. 결국 6월 하순 서울 강남의 도산대로에 위치한 오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인터뷰 당시 사무실에 있는 변호사들 중심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변시 3회 출신 3명이 시작

오킴스는 2년 전인 2017년 2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의 오성헌(변시 3회), 김용범(변시 3회), 김병석(변시 3회) 등 로스쿨 출신 3명의 변호사가 새로운 개념의 법률사무소를 해보자며 의기투합한 것이 출발이 되었다. 수많은 변호사 사무실이 의뢰인을 유치하기 위해 저마다 간판을 내밀고 있는 교대역 근처에선 경쟁력이 없다고 보아 강남역 인근에 30평 사무실을 빌려 시작했다고 한다. 오 대표는 "치과의사 출신으로 헬스케어 분야에 강점이 있는 김용범 변호사를 내세워 헬스케어 스타트업 등을 상대로 변호사들이 직접 명함을 돌리며 로스쿨 출신 로펌의 이름을 일일이 알리고 다녔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오킴스가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건이 늘어나고 로스쿨에 다닐 때 '나중에 변호사가 되면 함께 좋은 로펌을 만들어보자'고 손가락 걸고 다짐했던 동기, 선후배들이 모여들며 2년 만에 파트너 9명, 어소시에이트 9명, 변리사 3명이 포진한, 전문가 21명의 규모로 확대됐다. 고대 로스쿨 1기로 입학해 기수가 가장 빠른 오 대표는 "자문하는 회사만 60개에 이르고, 300건 가까이 송무사건이 돌아갈 정도로 변호사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고 설립 3년째를 맞은 오킴스의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실력이 쌓이고, 소문도 났다"는 말도 했다.

"2년 전에 오킴스를 시작할 때, 변호사 2만명이 3조원의 파이를 나눠먹는 그런 식으론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그대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그걸로 돈을 벌어보자고 했죠."

오성헌 대표는 로스쿨 졸업 후 신영무 전 대한변협 회장이 설립한 신앤박에서 2년간 근무하고, 같은 대한변협 회장 출신인 김현 변호사가 설립한 법무법인 세창에서도 경험을 쌓은 후 오킴스로 독립했다. 고려대 로스쿨 1기 학생회장을 역임한 그는 중 · 고교 시절부터 전 기간 반장과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을 정도로 친화력이 있고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가 개업을 한다고 하니까, 저보다 머리도 좋고 사법시험에 일찌감치 합격한 선배 변호사들 중에 '여직원만 데리고 둘이서 해라. 그게 집에 돈을 제일 많이 챙겨간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았어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선배들이 그 정도로 안주하는 걸 보고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렇다면 패기만만한 우리 로스쿨 출신들에게 기회가 있다고 본 거죠."

오 대표는 오킴스의 업무분야로 일반 송무 외에 헬스케어, 블록체인, ICT, 레저,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가업승계, 기업위기관리 등을 꼽았다. 기존 로펌들도 취급하고 있는, 전혀 새로운 분야는 아니지만, 최근 뜨고 있는 분야인 것은 틀림없다. 여기에 고객에 대한 오킴스만의 밀착 서비스를 차별화된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오 대표는 "클라이언트의 일을 내 일처럼 해주는 변호사가 최고 아니냐. 우리는 공부만 하던 변호사들이 아니다. 고객우선의 서비스 마인드가 투철한 그런 변호사만 뽑는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1기부터 8기까지 포진

오킴스엔 로스쿨 1기부터 8기까지 다양한 기수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로스쿨도 고려대 로스쿨, 건국대 로스쿨, 전북대 로스쿨, 서강대 로스쿨, 이화여대 로스쿨, 아주대 로스쿨 등 백가쟁명(百家爭鳴)을 방불케한다.

오킴스에서 만난 두 번째 변호사는 직업군인이 되기 위해 육군사관학교에 61기로 입교했으나, 금주 규정에 걸려 3학년 2학기에 퇴교와 함께 부사관으로 징집되어 3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변호사가 된 엄태섭(변시 2회) 변호사다. 엄 변호사는 대학 검정고시라고 할 수 있는 독학사 시험과 학점은행을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전북대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된 주인공으로, 사법시험 대신 로스쿨 진학을 선택한 이유도 "로스쿨엔 학자금 대출제도가 있어 당장 돈이 없어도 로스쿨을 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26살에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는데, 최종학력이 고졸이었어요. 앞이 깜깜했죠. 제과회사 영업사원, 초 · 중교생 상대 학습지 선생님, 화장품 포장용기를 만드는 중소기업에 입사해 중국에 파견 가서 1년 근무하는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는데, 이러한 노력을 정성평가해 교수님들께서 로스쿨에 붙여주시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아제약 사내변호사로 시작

전북대 로스쿨 2기로 입학해 2회 변시에 합격한 엄 변호사는 동아제약에서 사내변호사로 변호사 일을 시작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법무팀을 거쳐 동아ST 준법지원인으로 3년 가까이 경험을 쌓은 그는 이번엔 여의도로 옮겨 국회의원의 비서관과 보좌관으로 근무하며 입법현장을 지켜보았다. 그는 "한때 청운의 꿈을 꾸었던 사람으로서 도대체 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입법부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왼쪽 위부터 좌에서 우로 오성헌, 엄태섭, 권오훈, 송인혁, 김병석, 김용범, 강준우, 이채승 변호사
◇왼쪽 위부터 좌에서 우로 오성헌, 엄태섭, 권오훈, 송인혁, 김병석, 김용범, 강준우, 이채승 변호사

오성헌 대표 등과는 전북대 로스쿨 2기 학생회장을 하며 로스쿨 다닐 때부터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오성헌, 엄태섭 변호사 외에도 건국대 로스쿨 1기 학생회장으로 활동한 권오훈 변호사, 오킴스의 수원 광교사무소에 상주하는 성균관대 로스쿨 2기 학생회장 출신의 김현수 변호사, 오성헌 대표가 고려대 로스쿨 학생회장으로 활동할 때 후배들 중 단연 돋보여서 눈여겨보았다는 김용범 변호사도 고려대 로스쿨 3기 부학생회장을 역임하는 등 로스쿨 학생회장, 부학생회장 출신이 많은 것도 오킴스의 인적 구성에서의 특징 중 하나다. 엄 변호사는 "전국의 로스쿨 학생회장들 사이에 교류가 많았다"며 "그 인연으로 같이 좋은 펌을 만들어보자고 하다가 내가 국회로 가는 바람에 조금 늦게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회사 사내변호사를 거쳐 국회 국방위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한 다양한 경력의 엄 변호사가 로펌에서 일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메이저 로펌 등 여러 곳에서 합류를 제안했다. 엄 변호사는 그러나 로스쿨 시절부터 이어진 오킴스 구성원들과의 인연과 함께 꿈꾸었던 오킴스의 비전을 떠올리고 올 초 오킴스에 합류했다.

환자 244명 대리해 인보사 집단소송 제기

엄 변호사는 제약회사 근무 경험을 살려 지난달 말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 244명을 대리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위자료 등 2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제약사의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한 제약사 및 의사에 대한 형사 및 행정제재 대응, 의료과실을 둘러싼 손해배상사건도 엄 변호사가 단골로 투입되는 사건으로 소개되며, 엄 변호사는 육사 재학과 국회 국방위 정책보좌관 근무 경험을 살려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활발한 자문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오후 서울 삼성동의 서울국제조정중재센터 제1심리실에선 법무법인 오킴스가 주최하고,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가 후원하는 '암호화폐 법적 분쟁과 해결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하고 주재한 오킴스의 블록체인센터장이 권오훈(변시 1회) 변호사로, 권 변호사는 서강대 경영대학을 거쳐 건국대 로스쿨을 1기로 졸업했다. 변호사 일을 처음 시작한 곳은 한국암웨이 법무팀. 이어 바슈롬코리아 법무팀과 게임회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법무팀에서 사내변호사로 활동하는 등 주로 외국계 회사에서 사내변호사로 경험을 쌓은 그는 1년 전 오킴스에 합류했다.

권 변호사는 "처음부터 기업자문에 관심이 많아 기업체 사내변호사를 택했으나, 큰 조직에선 운신이 제한적일 수 있고, 그래서 새로 기회를 보려 오킴스로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서 영국과 미국에서 산 적이 있어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권 변호사는 블록체인 분야와 함께 한국 헬스케어 업체의 해외진출 또는 외국 회사의 한국 진출, 유전자 검사나 EMR(전자의료기록) 등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련된 자문을 많이 한다. 권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의 경우 거래소의 플랫폼을 이용한 거래도 있고, 개인간 직접 거래도 있을 수 있는데, 개인과 개인 사이의 거래는 서로 간에 신뢰가 좀 떨어지다 보니까 로펌이 관여해 에스크로를 걸고 하거나, 계약서를 작성해서 신뢰를 보강하는 신뢰보강 서비스가 많이 활용되고, ICO 등 해외진출도 오킴스의 변호사들이 많이 관여하는 거래"라고 소개했다.

LKB, 바른 거쳐 오킴스 합류

오킴스의 송무분야는 송무가 발달한 기성 로펌에서 경험을 쌓은 변호사들이 주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오킴스의 창립멤버인 김병석 변호사가 대표적인 경우로, 공인회계사 자격도 있는 그는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에서 특히 회계가 맞물려있는 기업사건이나 조세사건 등에서 경험을 쌓은 후 오성헌, 김용범 변호사와 뜻을 합쳤다. 김병석 변호사는 오킴스의 계열회사라고 할 수 있는 오킴스 회계사무소를 함께 운영하며 회계와 법무를 연결한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일반 민사 외에 형사와 조세사건도 많이 다루는 그는 회계법인에서의 근무 경험을 토대로 재무 및 회계 분석, 조세 검토 등의 컨설팅도 제공한다.

오킴스에서 송무를 총괄하는 이채승(변시 3회)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을 거쳐 약 1년 전인 지난해 4월 합류했다. 오성헌 대표는 이 변호사를 소개하며, "송무 쪽을 강화하기 위해 모셔왔다"는 표현을 썼다. 물론 로스쿨 출신 로펌인 오킴스의 비전에 공감해 합류한 것이다. 고려대 로스쿨 3기인 이채승 변호사는 "오킴스는 젊고, 친근감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특히 다양한 각도에서 의뢰인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고, 선제적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점이 호평을 받는 것 같다"고 오킴스에 사건이 몰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오킴스의 상속자산센터는 고려대 로스쿨에 2기로 입학했으나 중간에 군대를 다녀와 변시 4회에 합격한 송인혁 변호사가 맡고 있다. 오킴스에 합류하기 전 서초동에서 상속사건을 주로 취급하는 법률사무소를 동업하기도 했던 그는 "갈수록 계층이동이 힘들어지니까 상속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고 오랫동안 상속사건을 수행하며 느낀 소회를 전했다. 또 개인 간의 분쟁은 물론 상속 이슈가 포함된 회사 사건도 많이 다룬다는 것이 송 변호사의 전언.

◇법무법인 오킴스는 지난 6월 14~15일 충남 서산으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변호사와 직원 등 모두 29명이 참가했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지난 6월 14~15일 충남 서산으로 워크숍을 다녀왔다. 변호사와 직원 등 모두 29명이 참가했다.

이와 관련, 오성헌 대표는 "기업을 물려받는 상속인을 도와주게 되면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 상속인과 함께 커가는 회사일을 계속해서 자문하는 로펌들이 꽤 있는데, 오킴스에도 이러한 회사 상속사건이 적지 않게 의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킴스는 로스쿨 출신의 상대적으로 젊은 변호사들이 포진한 신흥로펌이지만, 오킴스의 업무파일엔 연 매출이 수천 억원 규모로 성장한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회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적지 않다. 자문사의 업종도 주택건설 업체, 고속버스 회사, 임플란트 회사, 보톡스 회사, 여행사, 헬스케어 업체, 블록체인 업체 등 갈수록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만 포진하고 있는 오킴스는 기존의 많은 로펌들과는 다른 오킴스만의 로펌 운영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단 한 명의 사무장도 쓰지 않고 변호사와 변리사들이 직접 의뢰인과 상담하며 모든 일처리를 해 완성도를 높이는 '변호사 직접 서비스'를 지향한다.

'변호사 직접서비스' 지향

또 지분파트너 8명의 지분구성은 창립 파트너들에게 조금 우대가 적용되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공산주의에 가깝다. 이를 통해 한국 사람들은 동업에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발전을 추구하는 곳이 오킴스로, 2년 전 파트너 3명이 처음 시작했을 때도 비용 등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을 3명이 3분의 1씩 똑같이 가져갔다고 한다.

"변호사들이 다 greedy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킴스의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성헌 대표는 "내가 제일 자신 있는 게 협업"이라며 "다양한 사업군에서 고객 밀착형의 패기 있는 자문을 수행해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로스쿨 시대 최고의 로펌이 오킴스가 지향하는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킴스의 변호사들은 오성헌 대표의 부친이자 공익재단 사랑샘재단을 운영하는 오윤덕 변호사의 권유로 수시로 노인과 아동, 이주외국인 등을 상대로 무료 법률상담에 나서고 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