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로펌!] 중국 쪽으로 영역 확대하는 한국계 호주 로펌 'park & co'
[주목 이 로펌!] 중국 쪽으로 영역 확대하는 한국계 호주 로펌 'park & co'
  • 기사출고 2019.05.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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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에서 상속까지’ 호주 교민의 '평생 변호사' 지향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워킹홀리데이비자나 학생비자 등으로 체류하는 인원을 제외하고 영주권자 등 호주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이 약 17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시드니(Sydney)에 10만명, 브리즈번(Brisbane)에 3만 5000명이 거주하는 등 호주의 대도시에선 한국 교민,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사업체를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한국계 변호사도 늘어 한국어가 되는 한국계 호주변호사가 약 400명 호주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걸타임즈가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한국계 호주 로펌(Korean Australian Law Firm) '박앤코(park & co, parklawyers.com.au)'를 찾았다. 박원석, 박창민 두 호주변호사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앤코는 변호사가 20명이 넘는, 호주에 있는 한국계 로펌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분류되며, '평생 고문변호사(Lifetime Lawyers)'란 밀착 서비스를 내걸고 이민에서부터 호주에서의 사업 및 상속까지 한국 교민의 호주 이민 성공을 호주 현지에서 뒷바라지하고 있다.

◇park & co의 창립대표인 박원석(좌), 박창민 변호사가 park & co 로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두 사람의 동업과 협업이 park & co를 호주에 있는 한국계 로펌 중 가장 큰 규모로 발전시켰다.
◇park & co의 창립대표인 박원석(좌), 박창민 변호사가 park & co 로비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두 사람의 동업과 협업이 park & co를 호주에 있는 한국계 로펌 중 가장 큰 규모로 발전시켰다.

브리즈번 시내에서 택시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Upper Mt Gravatt 지역에 있는 박앤코 본사는 한국에 있는 여타의 로펌들과 사무실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은 사무실 로비에 걸려 있는 'Your Lifetime Lawyers'라는 배너와 종합법률서비스라는 설명 아래 소개되고 있는 손해배상, 연금보험 보상, 부동산 및 임대사업 및 투자, 이민 및 비자, 기업법, 가정법, 민사소송, 형사소송, 고용법 등 구체적인 자문분야. 자문내용에서도 박앤코가 한국 교민 등을 상대로 일생에 걸친 자문, 평생 변호사를 지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카이스트 나온 IT 전문가

기자는 공동대표 중 한 명인 박창민 대표를 인터뷰했다. 박 대표 역시 호주로 기술이민을 떠났다가 변호사로 성공한 호주 이민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카이스트(KAIST) 전산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에서 정보 보안 및 네트워크 보안전문가로 활동하며 벤처를 창업해 코스닥 상장사에 상당한 값을 받고 매각한 성공한 벤처사업가의 경력도 가지고 있다. 호주에서의 첫 직업은 이민법무사. 이어 2010년 본드(Bond)대 로스쿨을 수석졸업(JD)하고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주의 변호사가 된 그는 2012년 6월, 1년 정도 먼저 법률사무소를 연 박원석 변호사 사무실에 합류해 박앤코로 이름을 바꾸고, 박앤코를 대표적인 한국계 호주 로펌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박창민 대표는 특히 호주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이민법 변호사 중 한 사람으로, 2018년 7월 퀸즈랜드변호사협회(Queensland Law Society)로부터 '이민법 분야의 스페셜리스트 변호사(Accredited Specialist in Immigration Law)'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민법 스페셜리스트 변호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변호사만 21명, 여기에 수습변호사와 이민법무사, 회계사, 8명의 패러리걸 등 전문가 진용이 상당해 보인다.

"자문계약을 맺은 클라이언트가 늘고 업무가 늘어나면서 변호사 등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변호사 수에 있어 호주에 있는 한국계 로펌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자부한다. 특히 박원석 변호사와 제가 일종의 동업으로 박앤코를 창업해 2013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계속해서 변호사가 늘어나고 있는데, 교민사회에서도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홈페이지 등에 소개된 '당신의 평생 변호사'란 표현이 박앤코의 캐치프레이즈처럼 눈길을 끈다.

"박원석 대표가 법률사무소를 시작한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박앤코의 창립이념이자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이민에서 상속까지'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민은 물론 그 후 호주에서의 성공적인 정착과 발전, 2세, 3세로 이어지는 상속과 승계까지 전과정에 걸쳐 법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고, 이러한 철학이 호주 이민을 생각하는 고국의 의뢰인이나 호주에 정착한 교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는 개별적인 사건의 해결은 물론 고문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 리테이너(retainer) 계약을 많이 맺는데, 리테이너 계약을 맺고 의뢰인에게 일어나는 모든 법률문제에 대해 조언하고 해결해주는 종합법률서비스를 추구한다."

중국계 프랜차이즈와 리테이너 계약

박 대표는 인터뷰하던 4월 15일에도 브리즈번의 중국계 프랜차이즈 업체와 리테이너 계약을 맺기로 했다며 이런 식의 자문의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민법 분야의 스페셜리스트 변호사로도 선정되셨는데, 이민법 자문이 박앤코의 주요 자문분야 중 하나일 것 같다.

"그렇다. 한국 교민이나 중국계 이민자나 호주 정부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아 호주에 정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민법에 대한 자문이 의뢰인이나 박앤코에게 매우 중요하다. 박앤코의 주요 자문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이 분야가 업무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아니고, 지금은 손해배상사건이나 부동산, 고용문제, 기업법 자문 등 이민 이후의 자문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민법 자문과 관련해 특히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의 한 중견기업이 호주에 지사를 내고 지사장을 파견하려고 하다가 자격이 안 되는 지사장을 내정하는 바람에 비자를 받지 못해 상당기간 고통을 겪고 피해를 본 사례를 소개했다. 이 경우 호주 정보조회법상 한 번 제출된 자료는 파기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그 후 이와 상충되는 내용이 들어갈 경우 그 차이를 소명하는 것은 자료제출자의 몫이기 때문에 처음에 잘못되면 이를 고치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 박 대표는 "이 사안의 경우 다시 새로운 지사장을 파견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한국계 호주 로펌 park & co의 박창민 대표변호사가 리걸타임즈와 인터뷰를 갖고 '평생 변호사'를 지향하는 park & co의 강점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국계 호주 로펌 park & co의 박창민 대표변호사가 리걸타임즈와 인터뷰를 갖고 '평생 변호사'를 지향하는 park & co의 강점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가수 효린 사례 들어 비자 받아내

또 호주 이민법상 'one fail all fail'의 원칙에 따라 부모가 영주권 비자를 신청한 후 태어난 아기가 선천성 담도폐쇄증에 걸린 사실이 드러나 아이는 물론 가족 모두의 비자가 거부된 사건이 '이민법 전문' 박 변호사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케이스로, 박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같은 병에 걸렸으나 이를 극복하고 성공한 한국의 유명 가수 효린의 사례를 찾아내 비자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호주에선 'one fail all fail'의 원칙에 따라 가족 중 한 사람만 신체검사에 통과하지 못해도 신체검사에 통과하지 못한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에게 비자가 발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조기사망의 가능성이 있다는, 아직 생기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이유로 비자를 거절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서 이 병에 걸렸지만 가수로 성공해 왕성하게 활동하는 효린의 경우를 떠올려 의뢰인이 한국으로 건너가 효린의 주치의를 섭외, 이 주치의로부터 효린을 케어한 내용과 함께 아이에 대한 소견서를 받아 제출했어요. 효린이 멀쩡하게 춤추고 노래하고 있잖아요. 또 비자가 거절된 지 4년이 흘렀지만 아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었어요. 조기사망 가능성이라는,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사정을 이유로 비자를 거절한 것은 잘못이라고 자료를 제출하고 변론을 준비했습니다."

변론 직전 비자 발급 결정

결과는 박 변호사의 완벽한 승리. 호주 이민성은 본격적인 변론이 열리기 직전 이 아이의 가족 모두에게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고, 박 변호사의 의뢰인은 변호사비용까지 회수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그 아이가 커서 여섯 살이 되었고, 그 후 태어난 남동생도 영주권을 받았어요. 이 외에도 캔슬되어서는 안 되는 비자가 캔슬되어 회복시킨 사건 등 이민법 사건을 돌아보면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워낙 사연이 다양합니다."

이민법 자문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구축한 박앤코는 한국인과 한국 교민에 대한 자문에 이어 얼마 전부터 중국인, 중국 교민 등을 상대로 관련 자문을 확장하고 있다. 이민법 자문 등의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얘기로, 호주에 이민 온 나라 중 그 수가 가장 많은 중국시장을 1차적인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프랙티스를 복사해서 중국시장에 적용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상당한 성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문분야도 비자 발급 등 이민법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기업법, 가정법, 고용법, 형사소송 등 한국 교민과 한국 기업체를 상대로 이미 성공적으로 테스트가 끝난 프랙티스를 그대로 복사해서 똑같이 중국 교민시장, 중국 본토에 뿌리고 있어요."

◇왼쪽부터 허성은 ,김희용, Ivan Foo, Rosana Chan 변호사
◇왼쪽부터 허성은 ,김희용, Ivan Foo, Rosana Chan 변호사

중국계 변호사 8명 포진

박 대표에 따르면, 박앤코는 중국 교민 쪽으로 업무가 확대되며 중국계 변호사를 활발하게 영입, 이미 8명의 중국계 호주변호사가 박앤코에서 활동하고 있다. 영어는 물론 광동어와 만다린에 모두 능한, 박앤코에 합류하기 전 글로벌 로펌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다양한 소송과 자문을 수행한 경험을 갖춘 로잔나 찬(Rosana Chan)과 말레이시아 출신의 화교인 아이번 푸(Ivan Foo) 변호사가 박앤코에서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주요 파트너 변호사로 꼽힌다.

박창민 대표는 "호주엔 규모가 있는 중국계 법률사무소가 흔치 않다"며 "8명의 중국계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는 박앤코가 중국계 변호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로펌 중 한 곳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창민 대표는 또 "얼마 전부터 기업 관련 자문이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 본토에서 호주로 진출하는 기업으로부터의 자문요청도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호주 기업을 인수했으나 전수받은 기술에서 하자가 발견되고 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로부터 클레임이 제기된 사건에서 인수자인 한국 기업을 대리한 박앤코의 변호사들은 제품을 판, 기술을 넘긴 매도인 기업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를 관철시켜 

매도인 기업의 보험사가 관련 피해를 모두 보상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법무부가 대한변협, 세계한인법률가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청년법조인 해외진출 아카데미 참여 로펌이기도 한 박앤코에선 현재 한국의 로스쿨을 나온 2명의 한국변호사가 근무 중에 있다. 박 대표는 "두 명 중 한 명은 호주 로스쿨을 거쳐 호주변호사 자격도 갖추고 박앤코에서 호주변호사 트레이니(trainee) 과정을 밟고 있다"며 "한국변호사의 근무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호주 조달시장 진출 등 한국 기업 등의 호주 진출과 관련해 자문역량을 한층 강화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변호사 2명도 근무 중

박앤코의 한국계 호주변호사 중 빼놓을 수 없는 그 다음 주자로는 서울시립대 법대를 졸업하고 호주로 건너와 뉴사우스웨일즈대(UNSW) 로스쿨(JD)을 마친 허성은 호주변호사와 당초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으나 다시 호주로 건너와 변호사가 된 김희용 호주변호사를 들 수 있다. 허 변호사는 특히 한국법에 대한 지식을 호주법에 접목시킨 알기 쉽고 핵심을 찌르는 자문으로 의뢰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대지와 집을 함께 사고파는 부동산 계약과 개인 손해배상사건, 고용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 김희용 변호사는 퀸즈랜드대에서 법학과 비즈니스학을 복수전공하고, 퀸즈랜드 공대에서 법학을 더 공부해 퀸즈랜드주 변호사가 된 주인공으로, 민 · 형사소송과 인사 · 노무 자문은 물론 영사 관련 업무에도 밝다.

요컨대 한국계, 중국계를 포함한 다양한 커리어의 호주변호사와 한국변호사 등이 함께 포트폴리오를 구성, 자문의 시너지를 높이는 곳이 한국계 호주 리딩 로펌 박앤코로, 박창민 대표는 "계속해서 박앤코의 플랫폼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의욕을 나타냈다.

"변호사란 직업이 원래 의뢰인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드리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거잖아요. 좋은 분을 꾸준히 영입해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양화하고, 플랫폼을 더 좋게 하는 것, 그게 박앤코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브리즈번=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