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변호사인 원고와 같은 법무법인 변호사가 피고 소송대리 했어도 유효"
[민사] "변호사인 원고와 같은 법무법인 변호사가 피고 소송대리 했어도 유효"
  • 기사출고 2018.12.25 20: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 "쌍방대리 아니야"

변호사가 직접 원고가 되어 낸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인 피고의 소송대리인이 원고와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라고 하더라도 이를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쌍방대리'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1월 29일 법무법인 H 부천 분소 소속 변호사인 신 모씨가 라 모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소송(2018다22077, 22084)에서 이같이 판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라씨는 "신씨와 원심에서의 나의 소송대리인들은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이므로, 나의 소송대리인들의 (원심에서의) 소송수행은 변호사법상 수임제한규정에 반하거나, 신씨와 나의 소송대리인들이 공모하여 나에게 불리하게 부당한 소송수행을 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심에서 한 소송행위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상고했다. 1심에서부터 항소심 판결 선고시까지 라씨를 대리하여 소송을 수행한 소송대리인들은 H법무법인 의정부 분소 소속 변호사들이다.

변호사법 31조 1항은 '변호사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1호로 '당사자 한쪽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그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 2호로 '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을 정하고 있다. 같은조 2항은 '1항 1호 및 2호를 적용할 때 법무법인은 하나의 변호사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변호사법 31조 1, 2항은 당사자 일방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에 대한 변호사의 직무행위, 즉 '쌍방대리'를 제한하면서, 이러한 경우에는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를 동일한 변호사로 본다는 규정"이라고 전제하고, "변호사가 그와 같은 사건에 관하여 직무를 행하는 것은 먼저 그 변호사를 신뢰하여 상의를 하고 사건을 위임한 당사자 일방의 신뢰를 배반하고 변호사의 품위를 실추시키는 것이므로, 그러한 사건에 있어서는 변호사가 직무를 집행할 수 없도록 금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러나 "그런데 피고 소송대리인들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의 소송대리를 수임했으면서 동시에 그 상대방인 원고를 대리하여 소송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원고 본인과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인 관계에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안은 변호사법 31조 1, 2항이 직접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볼 수 없고, 상대방 당사자와 이와 같은 관계에 있는 변호사의 수임을 제한하는 다른 법률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며, 단순히 상대방 당사자인 원고 본인과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라는 이유만으로는 피고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의 효력이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피고 소송대리인들이 원고와 공모하여 피고에게 불리한 소송수행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 본인과 피고 소송대리인들이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라는 사정만으로는 피고 소송대리인들이 원심에서 한 소송행위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015년 2월 경기도 포천시에 있는 공장건물과 부지를 경매로 사들인 신씨는 유치권을 주장하며 공장을 점유하고 있는 라씨를 상대로 건물과 부지의 인도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가 라씨에게 유치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라씨는 공장과 부지를 인도하라"고 판결하자 라씨가 쌍방대리를 제한하고 있는 변호사법 위반을 주장하며 상고한 것이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